‘자동차의 나라’ 미국에서의 성공은 어느 정도 글로벌 시장의 성공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미국 시장에 진출하곤 한다. 하지만 모든 자동차가 꿈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 출시되는 자동차는 나쁜 차를 고르는 게 더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성능이나 기술에서 많은 발전을 이뤘다.
그러나 여전히 실망을 주는 모델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외신 모터링 리서치는 2019년을 마무리하며 2010년대 미국 시장에서 가장 실망을 안겨준 모델 10대를 선정했다.
선정된 모델이 반드시 형편없거나 위험한 모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1. 2015 크라이슬러 200
크라이슬러는 2015년형 200을 출시하며 이전 모델에서 발견됐던 결함들을 보완하고 판매를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구매자들의 마음을 끌기엔 역부족이었고, 투자 대비 수익이 나오지 않아 예정보다 일찍 생산을 중단했다. 이후 FCA는 트럭과 머슬카에 집중하게 된다.
2. 2014 피아트 500L
귀여운 스타일과 레트로 이탈리아식 매력으로 사랑받은 피아트 500을 조금 더 크게 만든 모델이다. 하지만 내부 재료를 플라스틱으로 꾸미고, 부품 품질이 열악하다는 평을 받았다. 또한 좌석이 딱딱해 불편함을 주며, 뒷좌석이 평평하게 접히지 않아 실용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3. 2010 BMW 5시리즈 그란 투리스모
이 모델은 왜건의 실용성과 크로스오버의 외모를 결합했다. 대형 해치백 트렁크로 매끄러운 루프라인을 만들었고, 실용성을 높이기 위해 특수 이중 개방 시스템을 적용했다. 하지만 높은 가격대와 어떤 고객을 겨냥했는지를 분명히 보여주지 못하면서 판매량은 2,500대에 불과했다.
4. 2011 닛산 무라노 크로스 카브리올레
무라노는 미국에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한 모델이다. 닛산은 이후 넉넉한 레그룸과 사륜구동을 기본으로 하는 무라노 카브리올레 모델을 출시하게 된다. 닛산은 이 모델이 여성과 베이비붐 세대를 겨냥한 매력 있는 차라고 강조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내지는 못했다. 높은 지상고로 스포티함을 느끼기 어려웠다는 점도 실패의 이유로 꼽혔다.
5. 2010 혼다 크로스투어
혼다는 크로스오버 해치백이 미래에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판단해 어코드를 기반으로 한 크로스투어를 세상에 내놓는다. 하지만 스타일이 이상해 뒤쪽 시야를 확보하는 데 문제가 있었고, 오히려 트렁크에 물건을 싣기 불편했다. 결국 혼다는 2015년 생산을 중단했다.
6. 2012 미니 쿠페
2010년대 BMW는 미니 브랜드의 모델을 확장하는 데 힘을 쏟았다. 이때 미니가 내놓은 2인승 쿠페는 마치 야구 모자를 거꾸로 쓴 듯한 인상을 줬다. 하지만 자동차 전문가들은 미니 쿠페 내부가 밀실 공포증을 유발하는 수준이라는 평을 내놨으며, 소형 2인승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대도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7. 2013 미니 페이스맨
구매하길 원하는 사람이 누구였는지 궁금해지는 차 중 하나다. 기존 컨트리맨 콤팩트 SUV의 3도어 버전인 미니 페이스맨은 차 문 숫자는 줄어들었음에도, 가격대는 더 높았다. 2016년 생산이 중단되기까지 총 7,100대 판매에 그쳤다.
8. 2018 뷰익 리걸 스포츠백
SUV가 뜨거워지자 GM은 시장 방향을 제대로 읽지도 않은 채 리걸 스포츠백을 탄생시켰다. GM은 2010년대 내내 뷰익 경영 전략을 두고 고민을 해왔으며, 현재는 중국 시장에 전념하고 있다. GM은 2018년에 이 모델은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2020년에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9. 2012 포드 포커스 일렉트릭
포커스 일렉트릭은 2017년 업그레이드 후 1회 충전에 최대 185km 주행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 모델이 처음 나온 2011년엔 주행거리가 터무니없이 짧고, 세금을 공제하고도 가솔린 모델 대비 가격이 두 배나 높았다고 한다. 덕분에 2016년엔 단 61대만 팔렸다.
10. 2011 포드 피에스타 세단
기본적으로 6세대 피에스타는 나쁜 차는 아니라는 평을 받았지만, 고객들의 관심은 금방 시들했고 굳이 최신 모델을 구입하겠다는 수요도 적어졌다. 결국 포드는 피에스타를 북미에서 단종하고 트럭과 SUV에 집중하게 된다. 더드라이브 / 김다영 기자 auto@thedrive.norcal-a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