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코치빌드 차량이라고 모두 예술 작품은 아니다. 피닌파리나에서 제작한 세상에 단 한 대뿐인 롤스로이스 팬텀 하이페리온이 무려 ‘천만 달러짜리 실패작’이라는 혹평을 받고 있다. “코치빌드 차량을 이렇게 디자인하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핵심 예시”라는 것이다.
두바이에 본사를 둔 한 럭셔리카 매장의 매물로 나온 이 차량은 1년이 넘도록 주인을 찾지 못했지만, 가격은 무려 두 배 이상 뛰었다. 2022년 기준 가격은 €4,265,000(약 60억 원)로 표시됐으나, 현재 가격은 €9,286,000(약 131억 원)이다.
업계에서 ‘기괴한 프로젝트’로 불리는 롤스로이스 팬텀 하이페리온 차량은 열렬한 자동차 수집가인 롤랜드 홀(Roland Hall)의 의뢰를 받아 2009년 페블 비치 콩쿠르 델레강스(d'Elegance)에서 첫선을 보였다.
작업을 담당한 것은 이탈리아 자동차 디자인 회사이자 코치빌더인 피닌파리나(Pininfarina)이다. 롤스로이스 팬텀 드롭헤드 쿠페를 사용해 운전석을 뒤로 옮기고, 후방 끝을 줄이고 지붕을 확장하는 등 대대적인 개조를 진행했다.
차량은 2인용 좌석, 파란색 소프트톱, 파란색 차체, 황갈색 가죽 인테리어를 선보인다. 파워트레인은 6.75리터 V12 가솔린 엔진에서 453마력, 720Nm 토크, 제로백 6초의 성능을 보여준다. 주행 이력은 177km에 불과하다.
이 차량이 자신의 드림카가 아니라는 것을 일찍 깨달은 것일까, 첫 차주는 2009년에 곧바로 460만 달러(약 61억 원) 이상 가격에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중고차 시장에 여러 번 매물로 나왔으며, 몇 번이나 주인이 바뀌었는지 알 수 없다.
전문가들은 “이런 차에 거액을 날려버릴 정도로 미친 억만장자는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구매자가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예상했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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