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가 비행기 측면 창이 열린 상태에서 여객기를 조종하는 장면이 담긴 오래된 훈련 영상이 최근 SNS에서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조종사가 창문을 여는 모습이 불안하게 느껴지겠지만, 창문이 열린 채로도 비행기가 잘 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조종사가 의도적으로 창문을 열 수도 있는 몇 가지 상황이 있다.
인스타그램 세스네이터(cessnateur)는 보잉 B777을 조종하는 조종사가 옆 유리창을 활짝 열고서 비행기를 조종하는 영상을 게시했다. 놀라울 정도로 소란스러운 소음과 달리 의외로 공기는 매우 잔잔하다. 마치 여름에 자동차를 달리듯 창틀에 팔을 걸 수도 있을 것만 같다.
세스네이터는 맥도날드 더글러스 DC-9의 조종에서 비슷한 상황을 설명했던 친구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6,000 피트(1,829m)에서 250노트로 비행하면서 이를 직접 실험한 적이 있다. 창을 열고 창밖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지만, 내부에는 바람 한 점도 없었다고 했다. 비록 매우 시끄러웠을지언정, 조종실 내부에는 펄럭이는 종이조차 없었다.”
이 영상은 조종사가 이륙 중 열린 창문을 다루는 방법과 비행 중 의도적으로 창문을 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보잉의 시연 영상이다.
영상을 보면 만약 이륙 과정에서 창문이 열릴 경우 안전한 위치에 도달할 때까지 열린 채로 비행하고 나서 그다음에 창문을 닫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737 수석 조종사 레이 크레이그(Ray Craig)는 비행기 기체의 모양이 창문 주위로 바람을 불어넣는다고 설명했다.
항공 전문 매체 심플플라잉(Simple Flying)은 다양한 항공기 유형에서 이러한 창을 비상시 보조 출구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조종실 문이 닫혔다고 해서 조종석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는 몇 가지 추가적인 이점과 함께 제공되는 이중 안전장치로 조종사들은 지상에 있을 때나 기념행사 중 깃발을 날리기 위해 창을 연다고 한다. 혹은 화산재가 날리는 상황 등 앞이 잘 보이지 않을 경우 1만 피트 아래에서 비행하며 비행기의 압력을 낮춘 뒤 창을 연 채로 비행할 수도 있다.
에어버스 A320, 에어버스 A380, 보잉 737, 보잉 777과 같은 다양한 비행기들이 이렇게 열리는 창문을 갖고 있지만, 보잉 747과 보잉 787과 같은 일부 항공기들은 창문 대신 비상시 탈출을 위한 해치를 갖춘 경우도 있다.
더드라이브 / 황수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