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데” 상향등 사용 권장하는 일본 왜?

박도훈 기자 / 기사작성 : 2021-01-20 15: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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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운전 시 뒤따라오거나 마주 오는 자동차의 헤드램프가 눈부셔서 곤혹스러웠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운전자들은 주변에 차량이 있을 경우 상향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일본 경찰이 상향등 사용에 대해 정반대의 주장을 펼쳐 관심을 끌고 있다. 경찰이나 교통단체에서 평상시 ‘상향등’ 적극 사용을 권장하는 것이다. 

자동차 전조등엔 하향등과 상향등이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상향등은 ‘주행용 전조등’으로 표기돼 전방 100m 앞까지 비출 수 있는 반면, 하향등은 전방 40m까지만 비춘다. 

가로등이 없는 어두운 길을 주행할 때 상향등을 사용하면 멀리 있는 보행자 등을 빨리 발견할 수 있어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다만 상향등은 다른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어 주변에 차량이 있는 경우엔 하향등을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교통량이 많은 도심이나 시가지 등에서는 기본적으로 하향등을 켜서 주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최근 일본에서 적극적으로 상향등을 활용하도록 권장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 교통사고 특징’을 조사한 결과 상향등을 사용할 경우 사고 억제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조사에선 상향등을 사용하면 충돌사고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본 경찰청의 ‘상향등과 하향등 정지 위치 차이’ 실험에선 시속 80km 주행 시에 장애물을 발견하고 정지할 때까지 하향등의 경우 평균 5.6m, 상향등은 평균 8.2m 앞에서 정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일본 경찰청과 교통단체에선 상향등 활용을 권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운전자들 사이에선 상향등이 눈부셔서 오히려 위험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상향등 사용 시 눈부시다’라고 대답한 응답자가 96%나 됐다. 또한 운전 중 ‘특히 눈부시다’라고 느끼는 경우는 ▲마주 오는 차의 헤드램프 ▲후속 차의 헤드램프 ▲교차로에 정지 중 마주 오는 차의 헤드램프 순이었다. 

LED 헤드램프 제조사 관계자는 “최근 일반화되고 있는 LED 램프는 기존의 할로겐과 비교해 흰색 빛에 가깝다”면서 “사람마다 눈부시게 느끼는 색감 차이가 있는데, LED 램프가 더 눈부시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엔 선행 차량이나 마주 오는 차량의 라이트를 인식해 상향등과 하향등을 자동으로 전환해 밤길의 시야를 확보하는 ‘오토 하이빔’ 기능을 갖춘 차량도 있다. 다만 이 기능은 보행자나 자전거는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신호 대기 시 전조등을 소등하는 운전자들도 있다. 이때 주위의 자동차나 보행자, 자전거가 차량을 발견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하향등을 켜두는 것이 좋다고 한다.   더드라이브 / 박도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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