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는 ‘망치다’(ruin)의 의미가 사전적 의미 말고 하나 더 있다. 바로 EV로도 장거리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2019년 선거를 앞두고 전기차 도입에 반대하는 호주 기성 정치인들이 노동당의 EV 보조금 공약을 “주말을 망치려는 계획”이라고 비판한 점을 비꼰 것이다.
이후 호주에서는 ‘주말을 망쳤다’라는 슬로건으로 EV 찬성 운동을 벌이고 있다. 방법은 EV로 장거리 자동차 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경험담을 공유하는 것이다.
그중 아이오닉 5로 2,000km가 넘는 자동차 여행을 마친 한 사람의 사연이 화제다. 그래함 브로드(Graham Broad)는 주말 동안 호주 애들레이드, 빅터 하버, 굴와, 스트라탈빈까지 달렸다.
그래함은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 것과 달리 충전에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이오닉 5는 400/800V 충전 시스템을 사용하며 350kW 충전기로 18분 만에 배터리의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커피 한 잔을 사서 마시거나 화장실에 들렀다 나오면서 손쉽게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는 고속도로에서 주행거리도 좋은 성능을 보였다고 전했다. 호주 사양 AWD 모델 주행거리는 430km로 도심에서는 주행거리가 더 길어지고, 고속도로 주행에서는 340~35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약 2,100km를 주행하는데 든 충전비용은 7만 2400원(84.25 호주달러)였다고 한다. 기아·제네시스 모델과 미국 모델의 77㎾h 배터리팩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는 했다.
그래함은 “아이오닉 5가 EV에 대한 기준을 높인 훌륭한 자동차로 고속 충전시스템 덕분에 기존 차량과 큰 차이 없는 시간 내 여행이 가능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더드라이브 / 정가현 기자 aut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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