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키운 '시험관 아기', 친자 불일치...의사는 잠적

김혜나 / 기사작성 : 2022-08-19 15: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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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사진=픽사베이
시험관 시술을 통해 어렵게 얻어 26년 동안 키운 아들의 유전자가 아버지와 일치하지 않았다는 사연이 공개되며 충격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A씨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시험관 시술로 어렵게 얻은 아들의 유전자가 아버지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연을 호소했다. A씨는 지난 1996년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담당 의사 B교수의 권유로 시험관 시술을 시도해 아들을 낳았다. 이후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받은 건강검진에서 아들의 혈액형이 ‘A형’인 것으로 밝혀졌다. 부부의 혈액형은 모두 'B형'으로 A형 아들이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A씨 부부는 결국 혈액형 검사를 다시 해봤으나 마찬가지로 두 사람 모두 B형이 나왔고 A씨는 시험관 시술을 맡은 대학병원 B교수에게 이를 문의하자 "B교수가 해외자료라고 하면서 시험관 아기에게 돌연변이 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며 "걱정할 것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후 20년이 지나 A씨는 자녀에게 부모와 혈액형이 다른 이유를 설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B교수에게 이를 설명할 자료를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병원 측에서도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말을 듣자 이상함을 느낀 A씨는 유전자 검사를 받았고, 자녀의 DNA가 어머니의 것은 일치하나 아버지와 다르다는 결과를 얻었다. A씨는 "검사소에서도 이상해서 총 세 번을 검사했다고 한다. 아빠하고는 일치하는 게 전혀 없는 걸로 나왔다고 했다. 믿고 싶지 않았다"며 당시 느꼈던 충격을 토로했다. 이에 A씨는 B교수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으며, 병원에선 B교수가 정년퇴직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A씨는 "변호사를 통해서 좀 알아보니까 싱가포르, 미국 등 해외에서는 병원 실수로 이런 사례가 너무 많다고 들었다"며 "아들은 아직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진실만 알고 싶었는데 병원에서도 그렇고 의사도 그렇고, 저는 피해를 보고 있는데 가해한 사람은 없다 보니 법적 대응을 준비해야 하나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더드라이브 / 김혜나 기자 aut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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