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완전 전기차 브랜드 씨어(Ceer)에서 사우디가 2030년까지 50만 대의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의 원유 수출국으로서는 실로 중대한 정책 변화인 것이다.
최근 씨어가 공개한 영상에는 미국 자동차 혁명 초기의 모습과 발전과정, 그리고 아이폰 등의 모바일 기술 등이 간략히 묘사된 후, 사우디아라비아가 곧 완전 전기차량 디자인 및 제조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는 내용이 선전됐다. 현재 전기자동차는 육상 교통 전반의 미래로 여겨지고 있는 만큼, 사우디 또한 전기차 전환을 선언하며 중국, 미국, 유럽 등 굴지의 전기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현재 미국은 세계 최대의 원유 생산국이자 최대의 석유 소비국이면서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유 산업인 사우디 아람코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이익이 큰 석유산업체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그러나 점차 자동차 업계의 전기차 전환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사우디아라비아도 이에 발맞춰 전기차 제조업체인 씨어(Ceer)를 설립했다. 씨어는 사우디아라비아 내에서 디자인되고, 제조되고, 조립된 완전 전기차량을 표방한다. 지난해 출범 당시에는 아이폰 제조사인 폭스콘에 자동차 제조 관련 협력을 얻고, BMW에는 부품 관련 협력을 얻을 계획이라는 기사가 외신에 소개되기도 했다.
최근 언론에 공개된 자료 또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전기차 허브로의 전환 의지를 드러낸다. 씨어를 소유한 공공투자 자금(PIF)에서는 자동차 부문을 최우선 순위에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으며, 씨어와 현대자동차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여 사우디아라비아에 공장 설립 가능성을 열었다고 전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볼 수 있는 자동차는 대부분 수입 제품인 게 사실이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는 국가 차원에서 이 체제를 전복하겠다는 야망을 드러냈다. 사우디아라비아 내에서 국산 자동차를 제조하고, 새로운 공급망을 확립하여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몰려드는 중동의 전기차 허브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또한 사우디는 원유 부문 이외의 GDP 성장을 증진시킬 기회를 노리고 있다. 또한 사우디 녹색계획(Saudi Green Initiative)라는 이름의 국가 정책에 따라 2060년까지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에 있어서, 씨어를 주축으로 한 국가 차원의 전기차 전환 사업은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씨어를 소유한 공공투자 자금(PIF)는 또한 루시드 자본의 65%를 소유하고 있기도 해 무성한 소문을 낳았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루시드를 매입하여 국유화할 계획이라는 루머는 아직까지도 해명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
더드라이브 / 박도훈 기자 aut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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