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광둥성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충돌사고로 테슬라가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전직 트럭 운전기사였던 한 테슬라 모델Y 차주는 자신이 운영하는 시멘트 가게 앞에 주차하던 중, 차량이 정차하지 않고 급발진했다고 주장했다. 모델Y는 2.6km 가량을 폭주했고, 그 과정에서 차량 여러 대와 충돌하며 두 명의 사상자를 냈다.
사고 현장에서 녹화된 영상에 따르면 현지시각 11월 5일 아침 6시 42분에 사고가 시작됐다. 차주는 당시 브레이크 페달이 매우 뻑뻑하게 느껴졌다며, 차량을 멈추게 하는 모델Y 재부팅 모드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브레이크 페달과 재부팅 모드가 모두 통하지 않자 기어 레버의 주차(P) 버튼을 눌렀고, 순간 모델Y가 급발진을 시작했다. 차량이 멈추지 않자 그는 일단 도로로 나갔다. 차주는 당시 가속 페달을 건들지도 않았으나 속도가 계속해서 올라갔다고 전했다.
그는 계속해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서 다른 차량에 부딪히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차량을 멈출 만한 장애물을 계속 찾았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모델Y가 1.2km 가량 급발진 주행을 하던 시점에서 같은 방향 차선에 있던 오토바이 한 대를 치고야 만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즉사했고, 모델Y는 오른쪽 앞 타이어 허브캡이 날아간 채 반대 방향에서 오던 자전거 한 대를 또 쳤다. 다행히 자전거 운전자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모델Y는 1.4km 가량을 더 달려 마침내 화물용 세발자전거를 쳤고, 이 여파로 오른쪽으로 방향을 꺾어 화물트럭 한 대와 자전거를 타고 있던 학생 한 명, 그리고 밴 한 대를 쳤다. 자전거를 타고 있던 학생 또한 사망했고, 화물용 세발자전거 운전자는 중상을 입었다.
모델Y의 운전자는 화물용 세발자전거를 친 후 의식을 잃었고, 마침내 멈춰 선 차량에서 구조된 이후 다시 의식을 차렸다. 차량이 폭주하며 주행한 2.4km 내내 의식을 붙잡고 차량을 멈추려 애썼던 그는 의식을 차린 직후, 제일 처음으로 그의 차량이 친 사람들은 어떻게 됐는지를 물었다고 한다.
이송된 병원에서 차주의 혈액 검사를 진행한 결과, 알코올이나 약물 성분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그는 또한 핸드폰을 사용하거나, 가속 페달을 건드리거나, 주의가 흐트러진 적도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테슬라 측에서는 해당 차량에서 어떠한 오작동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차주가 이전에 가속 페달을 너무 강하게 밟는 습관이 있었다면 이로 인해 차량이 고장 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테슬라는 차주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흔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사건을 차주의 탓으로 돌리려 했으나, 사건 당시 도로 CCTV 영상에서는 분명히 해당 차량에 브레이크등이 켜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중국에서 테슬라 자동차가 논란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상하이오토쇼에서는 ‘제어가 안 되는 브레이크’, ‘투명한 살인자’ 등의 문구가 적힌 옷을 입은 한 시위자가 테슬라 모델3 위에 올라가 전 세계의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테슬라의 브레이크 문제가 끊임없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몇몇 차주들은 심지어 충돌사고가 일어날 경우를 대비해 자신이 브레이크 페달을 분명히 밟았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대시보드 아래에 카메라를 설치하기도 했다. 테슬라 측에서 차주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한 것이다.
중국에서 테슬라는 급발진 문제로도 수차례 논란을 빚었다. 급발진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크루즈 컨트롤(TACC)이 의심받고 있다. 중국 정부에서는 차주들이 차량을 주행(D) 모드에 놓는 대신, TACC 기능을 켜는 실수가 종종 일어나자 TACC 기능이 활성화됐을 경우 소리를 추가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TACC 기능에 기존 설정된 속도가 현재 주행 중인 속도보다 높을 경우, 해당 기능이 활성화되면 급격히 가속할 수도 있다. 이번 사고의 차주는 그가 P 버튼을 누른 직후 차량이 급발진 했다고 언급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제정신인 운전자라면 브레이크 페달인지 가속 페달인지도 구분 못하고 2.6km를 질주할 수가 없다”라며 분노하고 있다. 특히나 해당 사고에 연루된 차주가 전문 트럭 운전기사 경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실수는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무엇보다도 사고 당시 도로 CCTV 영상에서도 해당 차량에 브레이크등이 켜져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정부에서는 해당 모델Y 차량을 직접 선별한 회사를 통해 감식하겠다고 발표했다.
더드라이브 / 박도훈 기자 aut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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