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은
세금을 많이 내고 싶어 죽겠기 때문일까?
정치인이 출세하려 하는 것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살고 싶어 미치겠기 때문일까?
재벌이나 정치인을 둘러싸고
갑질 논란, 특혜 시비가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간혹 지나친 경우도 없지 않다.
세상엔 정말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이웃과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겉보기에 그리 대단치 않고 선행 또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러나 그 마음 씀이 천사와도 같고 영웅과도 같다.
부처는 네 주변에 있다더니
부처까지는 몰라도 보살임에 틀림없다고 나는 믿는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아래'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남 모르는 곳에서 남 모르게 일한다.
그런데 이웃과 나라를 위해 '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보통 선거나 시험을 통해, 혹은 타고난 금수저로 그 자리에 이르며
우리는 이를 흔히 '출세'라고 한다.
이들 또한 희생과 봉사하는, 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진실로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희생하며 일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지위에 따르는 특혜나 특권을 은근히 바라며
실제로 누리기도 한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논란이 발생한다.
예전에는 상류층의 특혜를 당연시했다.
불만이야 왜 없었겠느냐만
'억울하면 출세하라'며 결코 출세할 수 없음에도 대충 묵인했다.
그러나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인권의식이 강해지고
이젠 누구에게도 특권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됐다.
좋은 일이고 또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특혜가 없다면
누가 출세하려 할지 나는 모르겠다.
정치인이 출세의 목적을 아무리 고상하게 내세워도
진짜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는, 성직자처럼 순결할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어리석다.
아니, 성직자조차도 나름의 특권 혹은 특혜가 없으면
일방적으로 희생하려 할 것인지 의문이다.
누구나 전적으로 똑같은 권리를 누리는 것이
반드시 평등이고 정의인 것도 아니다.
그렇게 주장하는 순간 허구에 빠지게 된다.
그런 세계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신이 만드신 자연세계에서조차
모두가 평등한 것은 아니다.
위아래가 있고, 그에 따른 차별이 있다.
차별이 아니라 차이라는 사람도 있는데
수사자가 사냥을 해온 암사자보다 먼저 먹는 것은
성차별인가 성차이인가?
차별이든 차이이든,
세상에선 모두가 전적으로 같을 수는 없는 것이다.
남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손해를 끼친다면 모르되
단순한 편의 정도는 봐줘도 되지 않을까?
정도를 넘는 갑질 특혜는 응징해야 마땅하지만
그때에도 잘못한 정도를 넘어 인격 살해는 물론,
그 가족, 그가 사는 동네, 심지어는 그가 속한(그 자신도 속한) 나라에까지
총질을 퍼부어선 안 될 것이다.
요즘도 총소리가 요란하다.
나는 하품이 난다.
글은 더드라이브 외부 필진이면서
전(前) 신문기자, 현(現) 농부인 김지완 님의 칼럼입니다.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적고 있으며 ,김지완 님의 개인 블로그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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