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남은 돌을 이용해 전통 가구의 껍데기를 만들어 내는 작가다. 겉으로 보기엔 영락없이 나무로 만든 가구인데, 실제로는 돌로 만들어 가구처럼 꾸민 조작 작품이다. 물론 속은 돌이다.
권창남 작가가 서울 종로구 갤러리 내일에서 18일부터 7월 8일까지 초대전을 연다. 권 작가의 작품을 보는 관람객들은 두 번 놀라게 된다.
첫 번째는 작품의 정교함이다. 겉으로 볼 때 너무나 잘 만들어진 전통 가구에 반한다. 마치 실력 있는 가구 장인이 만든 예술 작품처럼 보인다. 관람객들은 돌로 만들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다.
하지만 이런 작품을 더 자세히 보기 위해 가까이 다가가서는 순간 우리는 두 번째로 놀라게 된다. 가구를 나무가 아니라 돌로 만들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돌인데 이것을 깎아서 마치 나무로 만든 가구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작품 모양은 영락없이 가구인데, 그 실체는 돌로써 껍데기만 가구 같은 조각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권창남의 가구는 마치 제프 쿤스의 풍선 작업처럼 그 가구들이 돌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작품을 본다. 재료의 물성이 재료의 표상적 처리에 의해 철저하게 착란된다.” <김웅기 평론 중>
권 작가의 작품은 그리움을 주제로 하고 있다. 부모님을 향한 그리움을 작품에 투사해 열릴 것 같지만, 열리지 않는 반닫이로 표현한다고 했다.
박수현 갤러리 내일 대표는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권창남 작품의 원천이고 여기에 한국적 정서를 입힌다”면서 “권창남은 돌 안에서 그리움의 감정을 찾아내 우리에게 제시한다”라고 말했다.
조창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