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나 강물 위를 자유롭게 떠다니는 수상 주택이 등장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은 이미 지구촌 곳곳에서 수많은 이들의 삶의 터전을 앗아가고 있다. 이에 스위스 사립학교 로젠베르크 국제학교(Institut auf dem Rosenberg)는 학생들에게 이런 문제에 대한 대안적인 거주 안정 솔루션을 생각해 보도록 과제를 주었다. 그 결과 학생들은 바다에 떠다닐 수 있는 태양열 수상 주택을 설계해 냈다.
‘블루 노마드(Blue Nomad)’라고 불리는 이 수상 주택은 초소형 주택과 해양 선박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미래 지향적인 미학을 특징으로 한다. 수상 가옥이라는 개념 자체는 전통적으로 오랫동안 존재했지만, 건축 재료와 추진 시스템 및 에너지원까지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참신한 아이디어를 탄생시킨 것이다. 학생들은 지구와 우주의 거주지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덴마크 기술 설계 기관 SAGA 우주건설(Space Architects)의 엔지니어링 전문가 및 디자이너의 도움을 받아 부유식 거주 공간인 블루 노마드 설계를 완성했다.
정교하고 복잡한 이 설계를 6~18세 학생들이 개발했다고는 믿기 어려울 수 있지만, 실용 학문을 추구하는 로젠베르크 국제학교에서는 드문 일이 아니라고 한다. 학생들은 물 위에서 생활하게 될 현대 유목민을 위한 주거지를 상상했다. 이를 위해 먼저 최초의 폴리네시아 유목민 정착지를 연구한 다음 AI를 사용해 꿈을 실현했다. 블루 노마드 수상 주택은 단열 및 내화성을 보장하기 위한 해조류 타일 및 코르크 벽을 포함해 다른 지속 가능한 재료와 결합한 직조 아마 섬유로 제작됐다. 순전히 태양 에너지로 구동되며 추진, 전기, 식량 생산을 위한 에너지를 생성하기 위해 지붕에 48개 이상의 태양 전지판을 장착했다.
또한, 비대칭 디자인의 생활공간은 침대와 조리실 및 작업 공간 등으로 이뤄졌다. 2명의 거주자와 2명의 손님을 수용할 수 있지만, 모듈식 설계로 인해 여러 유닛을 결합해 생활공간을 확장할 수도 있다. 크기는 약 6.7m x 4.9m로 유럽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수문과 수로를 통과할 수 있을 만큼 작다. 스케치 단계에서 실제 크기의 시제품을 만들기까지는 약 6개월이 걸렸으며, 학교 전체가 참여하고 모든 분야와 과목을 포함하는 노력이 있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일부 학생은 기술적 측면을 담당하고 시스템 이면의 부력과 물리학을 연구했으며, 다른 학생은 역사적 선례를 더 깊이 연구했다.
현재 실제 프로토타입이 제작되고 있으며, 런던 디자인 비엔날레와 몬테카를로 에너지 보트 챌린지 등에 참가해 전시할 계획이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미니멀하면서 편안한 생활을 제공하도록 가구를 배치할 계획이다. 2층에는 2개의 더블 침대를 위한 공간과 기능적인 주방, 배관이 있는 욕실, 좌석이 있는 야외 공간이 있다. 물 여과 시스템과 채소 재배를 위한 수경재배 타워도 프로젝트의 일부다. 학생들의 아이디어로 시작한 블루 노마드 수상 가옥은 이제 그들의 손을 떠나 전문가들이 실제 개발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SAGA 전문가들의 목표는 2024년 후반에 블루 노마드 수상 주택으로 북해에서 띄우는 것이다. 더드라이브 / 박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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