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보면 오토바이 튜닝이 취미인 누군가의 괴상한 발명품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베스파 150TAP는 1950년대 프랑스군이 제작한 실제 전투용 스쿠터다.
귀여운 외관으로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쿠터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히는 베스파는 1884년 기관차 제조사로 설립됐다. 이후 1946년 스쿠터 생산을 시작했고, 10년이 채 지나지 않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전 세계 수많은 판매망을 구축하고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베스파는 영세 제조사에 디자인 라이선스를 부여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이 바주카포 베스파 스쿠터를 제작한 프랑스의 ACMA이다.
ACMA는 최고속도 60km/h의 150cc 2기통 엔진을 탑재한 ‘150TAP’를 프랑스 낙하산 부대(TAP)를 위한 특수 군사 버전으로 재설계했다. 당시 프랑스 낙하산 부대는 부대와 함께 낙하산으로 투입될 수 있는 가볍고 비교적 저렴한 무기 운반 차량을 찾고 있었다.
150TAP 군용 스쿠터는 HEAT 탄두를 발사할 때 최대 100mm의 장갑차를 관통할 수 있는 무반동 경량 대전차 무기인 미국산 M20, 75mm 소총을 탑재하도록 설계됐다.
추진제 가스를 M20 소총의 뒤쪽 끝으로 밀어내 배출함으로써 반동을 없애 복잡한 기계적 반동 시스템이나 무거운 별도의 마운트가 필요하지 않았다. 즉 M20을 운반하기 위해 스쿠터를 복잡하게 개조할 필요가 없었으며, 무게가 많이 증가하지 않아 쉽게 낙하산으로 투입할 수 있었다.
프랑스 낙하산 부대는 2인조 팀에 한 쌍의 베스파를 투입했다. 스쿠터 중 하나는 무기와 마운트를 운반하고, 다른 하나는 탄약을 싣는 용도였다. 당시 M20에 사용할 수 있는 조준 장치가 없었기 때문에 군인들은 스쿠터에서 총을 분리하고 지상에 장착된 삼각대를 사용해 발사했다.
그러나 ACMA는 이론상 M20이 베스파에 장착된 상태에서 스쿠터가 움직이는 동안에도 비상시 발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바주카포를 탑재한 베스파 150TAP는 지금까지 제작된 스쿠터 중 가장 ‘강력한’ 스쿠터라고 할 수 있겠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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