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괴상한 트렌드가 미국을 현대기아차 절도의 온상으로 만들고 있다.
틱톡의 ‘기아 챌린지’는 현대기아차 실내에 침입해 차량을 훔치는 행위를 유행처럼 만들고 있다. 미국 전역에서 기록적인 숫자를 보이며 기승을 부리는 현대기아차 절도는 특히 밀워키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밀워키는 이 괴상한 챌린지가 시작된 지역으로 2021년 밀워키에서 도난당한 차량 중 67%에 달하는 수가 현대기아차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출시되는 신형 차량에는 첨단 보안 시스템이 내장돼 있다. 대표적으로 테슬라 센트리 모드는 차량 외부의 카메라로 도난 발생 가능성을 차단한다. 하지만 자동차 제조사들과 차주들의 갖은 노력에도 차량 절도는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엔 인터넷을 통해 차량 보안 시스템의 허점을 공유하는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절도 행위가 유행처럼 번지는 기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틱톡 ‘기아 챌린지’에서는 사람들이 현대차 또는 기아차에 침입해 차를 훔치고 달리다가 버리는 모습을 촬영해 공유한다. 주요 범죄 대상 차량은 키를 꽂아 시동을 거는 종류의 차량이다.
도둑들은 보안 시스템의 경고음이 울리지 않고도 차의 뒷좌석 유리창을 깨고 차량 내부에 침입해 눈 깜짝할 사이에 시동을 걸고 도주한다. 스티어링 칼럼의 아래쪽 덮개를 열면 USB 케이블만으로 차량 시동이 걸린다고 한다. 이들이 차량을 훔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1~2분 남짓이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가 범죄 대상이 되는 이유는 대다수 모델이 엔진 이모빌라이저라는 중요한 도난방지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2021년 11월 1일 전까지 현대기아차에서 생산된 차량 중 차 키를 꽂아 시동을 거는 모델은 이모빌라이저가 없다.
2016년형 쏘렌토를 2021년 8월 도난당한 루크 라피사르다(Rapisarda)는 도둑들이 차량의 스티어링 칼럼 덮개를 열어 USB 케이블을 이용해 시동을 걸고 훔쳐 갔다고 전했다. 해당 차량은 8일 후 약 24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운전석 타이어는 펑크 나고, 차량은 안팎으로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또한 그의 차에는 ‘기아 보이즈(Kia Boyz)’라는 표식이 남겨져 있었다. 기아 보이즈는 틱톡에서 기아 차량을 절도하는 ‘기아 챌린지’를 시작한 장본인들이다. 피해자의 보험사는 해당 차량이 완전히 망가진 것으로 판단했다.
또 다른 피해자인 테일러 브라운(Taylor Browne)은 2020년형 스포티지를 야외 주차장에 세워뒀다가 도난당했다. 누군가 차량의 뒷좌석 유리창을 깨는 것을 목격한 피해자의 직장 동료가 사무실 창문 너머로 도난 장면을 녹화했다. 해당 영상은 총 39초 길이로 영상이 시작된 지 겨우 27초 만에 도둑은 운전석에서 시동을 걸어 달아났다.
스포티지는 1주일 후 창문 3개가 깨지고 운전석 부근에 3개의 총알구멍이 난 상태로 발견됐다. 피해자의 보험사에서는 해당 차량을 폐차시킬 것을 권고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들끓는 자동차 절도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10월부터 퍼스텍/컴퓨스타(Firstech/Compustar) 보안 키트를 판매할 예정이다. 기아에서는 운전대 자물쇠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으며, 도난 차량 복구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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