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도로에 들어서면 답답함과 함께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운전자는 음악을 듣거나 하릴없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교통체증에서 빨리 벗어날 궁리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결국엔 어느 운전자도 자동차에 갇혀있는 현실을 피할 수는 없다. 사우디아라비아 발명가인 나세르 알 샤와프(Nasser Al Shawaf)도 매일 자동차에서 우리와 똑같은 경험을 하고 있었다. 그는 언제나 ‘뭔가 유용한 일이 없을까?’ 생각했다. 고민 끝에 그의 머리에서 나온 생각은 바로 ‘운동’이었다. 그는 네덜란드의 자동차 엔지니어링 회사인 ‘BPO’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해줄 것을 의뢰했다. BPO는 그의 의뢰를 받아들여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BPO 설립자 오스카 브로케이드 자얼버그(Oscar Brocades Zaalberg)는 처음엔 나세르의 요구가 실현 불가능하다고 생각해 부정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엔 의뢰를 받아들였고, 그 결과는 조금 기괴한 소리를 내는 시제품인 자전거 페달이 달린 자동차의 탄생이었다. 자얼버그는 처음에 간단하게 실험을 시작했다. “우리는 나무로 만든 모형을 개발해 자동차를 탄 상태에서 노를 젓거나, 자전거를 타는 것이 가능한지 확인했다. 하지만 노를 젓는 것은 공간이 충분하지 않아 매우 위험했고, 결국 페달링으로 결정했다. 페달링은 좁은 공간에서나, 운전 중에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음 단계는 시험용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다. 자동차에 공간이 있어서 운동 장치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페달은 작은 실내 운동용 자전거처럼 생겼다. 엔지니어들이 페달 2개와 수동식 브레이크를 설치하고 트랙에서 시험한 결과 놀라울 정도로 훌륭하게 작동했다. 다음은 2리터 가솔린 엔진과 자동변속기가 장착된 아우디 A4 왜건에 이 장치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자전거 페달은 추가 동력을 생산하거나 차를 움직이는 데는 도움을 주지 않는다. 페달링은 저속주행, 고속주행, 정차 등 3가지 설정이 가능하다. 이렇게 서로 다른 상황에서 페달링 속도를 조절할 수 있고, 정지 상태에서도 운동이 가능하다.
자알버그는 “이 자동차는 체육관에 가기 위해서 힘들게 시간을 내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차 안에 움직이는 러닝머신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장시간 앉아있는 것을 흡연과 비유하면서 건강에 좋지 않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페달이 달린 자동차는 30분 만에 300칼로리를 태울 수 있어 운동이 부족한 현대인에게 안성맞춤이다.
그렇다면 안전에는 문제가 없을까.
네덜란드 도로안전국은 이 장치가 달린 아우디를 조사했고, 일반 도로에서의 주행이 합법적이라고 판단했다. 수동식 브레이크는 장애인 운전자를 위한 표준 장치를 개조해서 만들었으며, 페달이 어떤 형태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도 없었기 때문이다. BPO는 충돌 시 페달이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해 무릎 에어백과 변형 가능한 페달을 사용해 앞 좌석 탑승자의 다리를 보호하도록 설계했다. 또한 사용하지 않을 때는 운전석 아래로 접어 넣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아이디어를 의뢰한 발명가 나세르는 “장기적으로 자동차 제조사나 애프터마켓 회사에서 관심을 갖기 바란다”면서 “보다 건강한 자동차를 위한 장비를 만들어 판매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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