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트위지·다니고 전성시대 ‘전기차 빅뱅’

이다정 / 기사작성 : 2017-04-03 18:3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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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교수


‘2017 서울모터쇼’의 화두는 역시 친환경과 자율주행이다. 이 중에서도 대기업 자동차 메이커의 홍수 속에서 중소기업의 초소형 전기차 마이크로 모빌리티 전시가 사이사이에 눈에 띠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다.

대기업 자동차 메이커는 화려하고 넓은 전시장에 다양한 모델을 전시한다. 반면 중소기업은 좁은 면적에 서툰 모습을 보이지만 제품 하나하나가 전력을 다한 의미 있는 모델이다. 언론에서 중소기업 제품을 많이 소개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주최 측에서도 같은 비용을 받기보다는 중소기업의 경우 전시를 유도할 수 있는 특별할인을 통해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내의 자동차 산업은 세계적인 수준까지 올라갔지만 어디까지나 대기업 중심이지 부품 등 핵심적인 원천기술을 가진 중소기업, 즉 강소기업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 트위지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다양한 모습으로 전개될 수 있는 것은 초소형 전기차가 가진 특성 때문이다. 우선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부품수가 약 40% 수준으로 약 1만2000개 내외다. 특히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차체가 작아 부품 수는 더욱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모듈 덩어리 몇 개만 모여도 완성될 수 있다. 따라서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의 미래 먹거리라 할 수 있다.

운행속도도 일반 자동차와 달리 고속이 아니어도 가능하고 부품수가 적은 만큼 일반 자동차에 비해 훨씬 내구성이 좋고 대처가 가능하다. 가격도 저렴해 정부 보조금을 제외하면 500~600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또한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만 제외하고 모두 달릴 수 있어 등하교용, 시장용 등 단거리용으로 활용 가능한 완전 무공해의 초소형 교통수단이다. 당연히 주차공간의 제약도 적어서 세컨드카, 틈새 차종으로 인기를 끌 수 있다.

트위지를 1인승으로 만들고 뒷자리를 화물용으로 변경한 모습


마이크로 모빌리티의 선두는 르노삼성의 ‘트위지’다. 트위지는 이미 약 6년 전부터 유럽에서 보급되기 시작해 2만5000대 이상 판매된 모델이다. 이 모델은 일반 자동차와 이륜차의 중간 모델이어서 어느 쪽에도 포함시키기가 어렵다. 유럽에서는 새로 등장하는 다양한 차종 모델을 위해 7가지로 차량을 나누고 트위지는 L7이라는 범주에 넣고 있다.

반면 우리는 아직 자동차와 이륜차 두 가지 종류만 고수하고 있어서 법적‧제도적인 면에서 문제가 많다. 좀 더 전향적으로 생각하고 미래를 위해 기존 개념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특히 이번 서울모터쇼와 같이 다양한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전시되고, 머지않은 미래에 다양한 기종들이 쏟아질 것을 고려하면 담당 부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양산형 출시가 시작됐는데 기준이 미흡해서 벌어지는 실수가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

대창모터스 다니고


이번 서울모터쇼에서는 르노삼성의 트위지를 필두로 대창모터스의 ‘다니고’, 캠시스의 ‘PM-100’등 다양한 모델이 전시됐다. 이 중에서 현재 양산되는 기종은 트위지와 다니고다. 트위지는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고 성능 면에서 입증된 모델이다. 국내에서 올 여름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다니고는 국내 중소기업의 최초 양산형 모델로 국내 환경 실정에 맞춰 냉난방장치 등을 갖췄으며 역시 판매가 가능한 모델이다. 두 모델은 시속 80Km로 한번 충전에 약 100Km를 달릴 수 있다. 충전 전기비는 1000~2000원이면 가능할 정도로 저렴하다.

ATV


올 초 환경부에서 570여만 원의 보조금을 책정하고 지자체별로 지원금이 확정되면서 많은 곳은 1000만 원 이상 지원해 실제 구입가격은 500~600만원이면 가능하다. 당장 관광지역이나 규모가 큰 청정지역은 물론 도서 지역이나 읍면동 등 작은 동네의 어르신들이 이동하기에 가장 적절한 모델이 될 수 있다. 최근 시골에서 ATV라고 바퀴가 4개인 이륜차 사고가 종종 발생하는데 마이크로 모빌리티로 대체되면 친환경이면서 안전이 보장된 이동수단으로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국내 시장으로 다양한 수입산들이 선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산 전기차는 우리보다 앞선 정책과 지원으로 다양한 전기차 실증테스트를 마치고 국내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일반 대형 전기버스와 전기 마이크로버스는 물론이고 앞서 언급한 마이크로 모빌리티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아직은 설익은 국내 시장에 전기차 활성화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고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올해는 일반 전기차 1만4000대 보급, 내년은 8만대가 예상될 정도로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쉐보레 볼트EV(BoltEV)


내년부터는 한번 충전에 300Km를 주행하는 전기차가 보편화되면서 진정한 전기차의 빅뱅의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소비자가 가장 우려하는 충전 시설도 획기적으로 많이 설치되고 있어서 시장 환경은 좋아지고 있다.

이제 마이크로 모빌리티는 중소기업의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안전과 편의성 측면에서 당연히 소비자에게 다양한 기종이 모습을 보이고 활성화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나 국내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 특히 중소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 연구개발 지원은 물론 우수한 품질의 마이크로 모빌리티가 탄생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지원이 활성화돼야 한다.

독일식 ‘히든 챔피언’이라 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갖춘 한국형 강소기업이 많이 등장해야 진정한 자동차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다. 준비 미비로 타이밍을 놓치는 실수가 반복되지 않게 서둘러서 한국형 선진 모델이 출시되길 기원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교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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