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내 전기차 활성화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은?

조창현 기자 / 기사작성 : 2017-06-26 17:5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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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기차 위세가 심상치가 않다. 글로벌 메이커들이 다수의 전기차를 개발 보급하겠다는 발표는 식상할 정도로 많고, 전기차의 단점이 많이 사라지면서 이제 전기차는 단순한 미풍이 아닌 자동차의 주류로 들어왔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전 세계 연간 차량 판매 약 9500만대 시장 중 아직 100만대에 그치는 미미한 숫자이나 머지않아 500만대 이상 판매돼 완전한 주도권을 쥐는 시기가 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자동차는 내연기관차 중심이고 상당한 기간 그 주도권을 쥐고 움직일 것이나, 다양한 친환경차가 경쟁력을 가지면서 점유율을 늘릴 것이 확실시된다. 여기에 지구 온난화 등 국제적 환경 기준이 강화되면서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결국 수십 년간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 연료전지차가 중첩되면서 치열한 점유율 싸움이 진행될 것이다.

르노의 전기차 트위지. 충전구가 앞에 붙어있다.


전기차의 발전은 배터리 개선과 충전 인프라 등 소비자가 불편하게 느끼는 단점이 사라지면서 경쟁력을 갖춰가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보조금이라는 인큐베이터 요소가 아직 남아있으나, 이 부분도 경쟁력이 올라갈 것이 확실하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약 40% 부품으로 단순하고, 풍부한 전기에너지 활용, 미래의 먹거리인 자율주행차 개발에 가장 가까워 중요한 징검다리 역할도 할 수 있다. 우리의 먹거리 중 전기차가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올해의 목표대로 추진한다면 연말에는 총 3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판매하는 전기차 1만4000대에 작년 잉여 분 4000대를 추가하면 1만8000대 판매가 가능하다. 여기에 부족한 충전 인프라도 설치 가속도를 높이고 있어 내년 후반에는 전국적으로 충전이 가능한 시스템 구축이 예상된다.

전시중인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특히 내년 후반에는 한번 충전에 300Km 내외 운행 가능한 전기차가 국내외에서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소비자 불편이 많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말을 ‘전기차의 빅뱅’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전체 전기차 보급대수의 과반을 차지하는 제주도는 당연히 전기차의 메카가 되는 것이 확실한 만큼 다양한 전기차 애프터마켓의 준비와 시작점으로 만전을 기해야 한다.

그러나 전기차 보급이나 확산은 국내에서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유럽이나 미국, 일본은 물론 중국보다 뒤진 보급과 확산 전략, 긍정적 홍보 이미지 등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다. 우리나라에 맞는 맞춤형 전기차 확산 전략이 시급하다.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 차종


도심지의 경우 아파트 같은 집단 거주지가 약 70%에 이를 정도로 집중돼, 공용 주차장을 활용한 심야용 완속 충전기 설치 장소 확보가 어렵다. 일본 등도 같은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으나, 최근 국내에서 모바일(이동식) 충전기를 활용한 방안이 나오면서 해결점을 찾아가고 있다. 다양한 충전 방식을 통해 하루속히 불편함이 사라져야 한다. 특히 특정 장소로 한정된 부지와 시스템이 필요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만큼 모바일 충전기를 활용한 활성화에 매진해야 한다.

두 번째 소비자가 쉽게 전기차를 활용할 수 있는 충전 인프라 종합 컨트롤 센터의 확보다. 전기차 운전자가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바로 충전 시설이다. 여기에 세 가지나 되는 충전 종류로 자신의 전기차에 맞는 충전장치를 찾아야 하고 이 경우도 누가 사용하는지, 고장은 나지 않았는지 하나하나 확인하는 일은 강한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외국의 전기차 충전 시설


나이 많은 고령자의 경우 더욱 충전하는 방법이나 자신에게 맞는 충전소를 찾는 일이 힘들 수 있다. 아직 국내에는 민·관용 등 다양한 충전기 설치 주체와 관리주체가 통일돼 있지 않아 소비자가 일일이 확인해야 할 정도다. 정부는 이제라도 모든 민·관용 충전 시설을 통합 관리하고 이를 토대로 운전자에게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할 수 있는 종합 컨트롤 센터를 완성해야 한다. 운전자는 전기차 앞에 탑재된 전기차용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쉽게 자신의 충전 인프라를 색깔별로 확인하고 충전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부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 번째 충전기 관리 예산의 별도 확보다. 최근 각종 매스컴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충전을 하러 간 전기차 운전자가 고장 난 충전 시설을 거치면서 다양한 경험담을 내보낸 경우다. 국민들에게 부정적인 시각은 물론 전기차 마니아가 이런 경우를 겪으면서 전기차 안티로 변하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현재는 정신없이 충전기 설치를 늘려가고 있으나 이에 못지않게 충전시설의 지속적인 관리는 더욱 중요하다.

르노그룹 카를로스 곤 회장이 모터쇼에서 4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차 ZOE를 타고 등장했다


우리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충전시설이 높은 일본은 6000기가 넘는 급속충전기를 포함해 2만2000기가 넘은 충전시설을 가지고 있다. 아직도 계속 충전 시설을 늘려가면서 가장 잘하는 사례의 하나는 중앙정부에서 별도로 충전기 관리 예산을 5년 단위로 책정해 전국의 민관 충전기 시설을 관리하는데 보태준다는 것이다. 그 많은 충전 시설 중 하나도 고장 난 충전기가 없는 것은 우기가 꼭 배워야 하는 필수사항이다. 국내 수백 기 정도의 적은 시설임에도 고장 난 충전기가 주변에 많이 있는 것은 당연히 개선해야 할 요소다.

최근 친환경차 보급이 확산되면서 전기차도 선진국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특히 우리 한국형 모델 정립은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으니, 확실하게 챙기면서 속도를 내었으면 한다. 새로운 정부에서 역시 친환경차 보급 활성화에 나선 점은 더욱 고무적인 일이나 아직 세부적인 액션 플랜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앞서 언급한 각종 문제점을 개선해 전기차가 우리의 미래 먹거리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국내는 작은 시장이나 확실한 테스트 배드로서 더욱 중요한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김필수(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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