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의 핵심 개발자가 전한 ‘페라리 F40’ 출시 뒷얘기

조창현 기자 / 기사작성 : 2017-07-25 12: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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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40


30년 전인 1987년 7월 21일. 지금은 페라리 박물관으로 바뀐 마라넬로 시민회관(Civic Centre)에서 페라리 F40이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됐다. 이 차는 ‘일반 도로에서 주행 가능한 레이싱카’를 만들고자 하는 페라리의 초심을 고스란히 담은 모델이다.

페라리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F40은 창립자 엔초 페라리의 유작으로 당시 페라리가 가진 최신 기술을 모두 탑재했다. 308 GTB와 288 GTO 에볼루치오네(Evoluzione)를 기반으로 개발된 F40은 디자인과 성능 두 가지 측면에서 시대를 대표하는 상징이자 페라리 컬렉션의 명작으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Enzo and Piero Ferrari in 1987


30년 전 F40 개발이라는 스페셜 프로젝트를 이끈 에르마노 본피리오리(Ermanno Bonfiglioli)와 피닌파리나의 디자이너 레오나르도 피오라반띠(Leonardo Fioravanti), 테스트 드라이버 다리오 베누찌(Dario Benuzzi)가 F40의 출시 30주년을 맞아 당시의 뒷얘기를 들려줬다.

프로젝트의 수장이자 슈퍼차저(supercharged) 엔진 부분의 책임자였던 에르마노 본피리오리는 그날(1987년 7월 21일)을 절대 잊을 수 없다며 30년 전을 회고했다.

F40


“F40의 발표는 이전에 해보지 못한 특별한 경험이었다. F40이 공개됐을 때 말 그대로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울려 퍼졌다. 엔초 페라리와 가까운 관계자 몇몇을 제외하고는 공식 발표 전까지 아무도 F40을 보지 못했다. 모델 개발과 테스트 과정 역시 베일에 가려져 있었는데, 이는 굉장히 특수한 경우였다. 혁신적인 디자인 변화 역시 충격적이었으며, 구동장치와 차체의 개발 완료 기간이 13개월에 불과했다는 점 또한 매우 이례적이었다. F 120 A 엔진 프로젝트 디자인은 1986년 6월에 시작됐다. 478마력의 8기통 트윈터보 엔진은 288 GTO 에볼루치오네를 기반으로 제작됐지만 다른 여러 부분에는 혁신적인 변화를 줬고, 이를 통해 페라리는 최고 속도 320km/h를 실현하는 첫 모델을 만들어냈다.”

그는 F40만의 차별화된 엔진의 특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The engine of F40


“우리가 가장 중시한 부분은 엔진오일통, 실린더 헤드 커버, 흡기 매니폴드(Intake manifolds) 등 마그네슘 사용 부품을 전반적으로 늘려 엔진의 무게 감량에 최대한 집중하는 것이었다. 특히 기어 박스 벨 하우징(gearbox bell-housing)까지 마그네슘을 사용했는데 알루미늄 합금에 비해 5배나 비싸 이후 제작된 양산형 모델에는 사용하지 못했다. 이는 F40만의 차별화된 특징 중 극히 작은 예에 불과하다.”

레오나르도 피오라반띠는 엔초 페라리가 직접 288 GTO 에볼루치오네를 위해 영입했던 피난파리나의 디자이너다. 그의 회고는 이렇다.

F40


“규제 문제로 인해 양산되지 못한 이 실험적인 모델에 대해 엔초 페라리가 내게 의견을 물었을 때, 나는 한 명의 아마추어 레이서로서 이 프로토타입의 650마력이라는 놀라운 성능 앞에서 열정을 감출 수 없었다. 당시 그는 처음으로 ‘진정한 페라리(True Ferrari)’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엔초 페라리를 포함해 우리 모두는 이 모델이 그의 유작이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우리는 곧바로 작업에 착수했다. 당시 윈드 터널에서의 집중 연구를 통해 공기역학을 최적화했고 페라리 역사상 가장 강력한 로드카 F40에 적합한 공기역학 효율지수를 구현해냈다. F40의 디자인은 성능과도 직결되는데 아주 짧은 오버행을 지닌 낮은 보닛, NACA 스타일의 통풍구와 동료인 알도 브로바로네(Aldo Brovarone)가 직각으로 설계한 리어 스포일러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F40의 성공을 견인한 가장 큰 이유를 한 가지만 꼽자면 스피드, 경량, 퍼포먼스 등 기술적인 면을 접목한 F40의 라인이라고 말하고 싶다.”

Event of Ferrari Club Germany (1992)


페라리의 오랜 테스트 드라이버인 바리오 베누찌도 그 당시의 특별한 느낌을 전했다.

“첫 번째 프로토타입 차량은 핸들링(Handling)이 좋지 않았다. 엔진의 파워를 로드카와 같이 조종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터보차저, 브레이크 시스템, 충격 흡수 장치와 타이어에 이르기까지 차의 모든 부분에 대해 수없이 많은 시험을 진행했다. 그리고 마침내 뛰어난 공기 역학적 하중(aerodynamic load)과 고속에서의 높은 안정감을 이뤄냈다. F40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강화 케블러 패널로 만들어진 관으로 된 철골 구조다. 이를 통해 F40은 당시의 다른 차량에 비해 비틀림 강도(torsional rigidity)가 3배 이상 강했다. 또한 주로 복합재료로 구성된 차체는 이 차의 중량을 1100kg까지 줄일 수 있었다. F40은 정확히 우리가 원했던 차다. 파워 스티어링, 동력 브레이크 그리고 특별한 전자 장치가 없어 드라이버의 운전 실력과 집중력이 필요하지만 이를 통해 운전자는 아주 특별한 운전 경험을 할 수 있다. F40의 운전 정확성, 노면 유지 성능, 제동력, 가속도는 로드카 중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자신할 수 있다.”

F40은 현재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마라넬로 페라리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페라리의 혁신적 진화를 이룬 페라리 모델 전시회 ‘Under the Skin’에서 전시 중이다.

Official Presentation, Maranello (1987)


조창현 기자 chaghyen.ch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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