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타고 있는 기아차 쏘울 |
기아자동차가 잇단 차량 화재로 미국 연방 정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미국 비영리 소비자단체 컨슈머 어페어(ConsumerAffairs)는 기아차와 현대차의 특정 모델 화재 발생으로 소비자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고 31일 전했다.
컨슈머 어페어는 두 가지 사례를 들어가며 기아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버지니아에 살고 있는 베일리 벨처(19·Bailey Belcher)는 어머니 소유의 기아차 쏘울(Kia Soul)을 운전해 집으로 가던 중 차에서 연기가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곧바로 차를 세운 후 대피했다.
쏘울은 약 5분 뒤 완전히 불에 타 뼈대만 남았다. 가족들은 사람이 다치지 않은 것에 안도했지만, 지금까지도 여전히 자동차 할부금을 내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하지만 그들은 다른 운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운이 좋다고 할 수 있다.
오클라호마의 켈리 내쉬(Kelly Nash)는 지금도 형제의 죽음을 슬퍼하고 있다.
지난해 그의 형제가 쏘울을 타고 심부름을 하던 중 내쉬의 어머니는 아파트 밖에서 갑자기 폭발음을 들었다.
그녀의 아들은 화재에 휩싸인 차에서 벗어나려고 애를 썼지만, 문이 자동으로 잠겨 덫에 걸린 듯 안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다.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왜 내 동생이 목숨을 잃어야 했는지에 대한 답변을 원합니다.”라고 내쉬는 토로했다.
내쉬는 기아차에서 조사를 벌였지만, 정확한 원인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아차 직원이 조사를 벌여 모터의 어딘가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모터가 너무 까맣게 타버려 어디에서 어떤 문제가 일어났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한편 미국에서는 자동차 화재가 매년 수백 건씩 일어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불에 탄 기아차 쏘울 |
미국 자동차안전센터가 올해 도로교통안전국(NHTSA 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ssociation)에 제출한 자동차 화재 사건은 200건이 넘는다. 안전센터는 당국에 공식 리콜을 요청했으며, 현대차와 기아차의 특정 모델도 관련돼 있다고 밝혔다.
NHTSA는 지난 27일(현지시간) 상원의원 빌 넬슨(Bill Nelson)에게 402건의 자동차 화재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신속한 원인 조사와 리콜이 진행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NHTSA는 화재가 충돌 여부와 관계없이 발생하고 있으며, 기아차와 현대차의 주요 결함인 엔진 고장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에 비 충돌 화재가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화재는 최근 미국 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언론들은 화재 발생과 이에 대한 느슨한 대응은 자동차 산업 전체의 혼란스러운 추세 중 일부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자동차 제조사들은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리콜을 피하기 위해 화재와 같은 문제를 단지 ‘서비스’ 문제로 치부하면서 차량의 심각한 안전 결함에 관한 보고서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창현·김다영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더드라이브(TheDriv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