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정치적으로 우경화되면서, 환경을 중시하는 진보파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었던 테슬라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미국 대통령 당선자 도널드 트럼프의 큰 후원자이자, 정부 효율성 부서의 수장이 됐다. 이에 따라, 많은 미국인은 앞으로 테슬라 제품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현재 테슬라를 소유한 사람 중 상당수가 점점 더 죄책감이나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 이런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테슬라 자동차가 단순히 이동 수단일 뿐이며, 트럼프에 대한 지지 표현이 아니라는 점을 알리고 싶어 한다. 그 결과, 테슬라 차주들 사이에서 안티 일론 머스크 범퍼 스티커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 매체 ‘히트맵 뉴스’는 이런 현상에 대해 보도하면서 “일론이 미쳤다는 걸 알기 전에 이걸 샀다”라는 스티커를 만든 매튜 힐러를 인터뷰했다. 그는 2023년 1월에 첫 번째 테슬라 스티커를 출시했으며, 힐러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지금은 거의 미친 수준”이라고 힐러는 말했다. 그는 올해 여러 차례 판매 기록을 경신했다면서, 머스크가 트럼프 집회에 참석한 이후에 판매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특히 선거 다음 날에는 하루에 250~300개의 주문이 들어왔으며, 그 이후로도 판매는 계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문이 너무 많아서 따라가기 힘들다”라고 힐러는 덧붙였다. 그의 인터넷 상점에는 “일론이 미쳤다는 걸 알기 전에 이 차를 샀다(I Bought This Before We Knew Elon Was Crazy)”라고 쓰인 범퍼 스티커가 여전히 가장 많이 팔린다. 그는 “안티 일론 테슬라 클럽(Anti Elon Tesla Club)”이나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닥쳐 일론(Shut Up Elon)” 등의 새로운 스티커도 제작했다.
힐러의 범퍼 스티커가 성공을 거두는 이유는 명확하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지적이다. 한때 머스크는 X(구 트위터)에서 우파의 주장을 지지하고,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와 같은 민주당 정치인들과 논쟁을 벌이곤 했다. 그때는 테슬라 고객들이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을 수 있다. 테슬라는 구매 가능한 가장 우수한 전기차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몇 달 사이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에 대한 강력한 지지자로 나섰고, 거의 모든 뉴스 매체의 홈페이지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 그는 훨씬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더 이상 무시하기 어려운 존재가 됐다.
하지만 기업의 대부분 최고경영자(CEO)가 이렇게 행동하지 않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그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일론 머스크의 전략은 테슬라 핵심 사업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지 언론들은 “그 결과는 단순히 범퍼 스티커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점점 논란의 중심으로 들어감에 따라 포드, 리비안, 제너럴 모터스와 경쟁사들이 테슬라에서 고객을 얼마나 빼앗아올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norcal-art.com
[저작권자ⓒ 더드라이브(TheDriv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