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부가티는 시론 슈퍼 스포츠로 양산차 최초 482.8km/h를 돌파하며 세계 기록을 세웠다.
당시 스테판 윙켈만(Stephan Winkelmann) 브랜드 대표는 속도 경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최근 임명된 CEO 마테 리막(Mate Rimac)은 이에 반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 부가티의 신형 모델 W16 미스트랄이 오픈 톱 차량 최고 속도를 약 33.8km/h 앞당기며 새로운 기록을 수립한 것이다. W16 미스트랄은 부가티의 마지막 로드카로 상징적인 8.0리터 W16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이 엔진은 트랙 전용 모델 보리드(Bolide)에도 사용된 바 있다. 미스트랄은 시론과 유사한 외관을 가졌으나 지붕이 없으며, 2022년 공개 당시 최고 속도 420km/h를 목표로 삼았다. 이는 기존의 2013년 베이론 그랜드 스포츠 비테세 컨버터블이 기록한 409.7km/h를 넘어서는 수치였다. 그러나 이번 기록을 통해 부가티의 예상보다 훨씬 뛰어난 속도가 확인됐다. 이번 기록은 르망 우승자 앤디 월리스(Andy Wallace)가 독일 파펜부르크 시험장에서 달성했다. 파펜부르크의 직선 트랙은 약 4km로, 부가티가 주로 사용하던 에라레시엔 트랙(8km)의 절반 길이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월리스는 코너에서 200km/h 이상의 속도로 주행해야 했고, 결국 최고 속도 453.91km/h를 달성했다. 이 기록은 독일의 시험·인증 기관 SGS-TÜV Saar GmbH에 의해 공식 인증을 받았다. 월리스는 “차량이 매우 안정적이었으며, 더 빠른 속도로 나아가려는 느낌이 강렬했다”면서 “오픈 톱 차량에서의 속도감과 엔진 사운드는 매우 감동적인 경험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번 기록은 차량 소유주가 현장에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기록 달성 후 월리스와 함께 또 다른 고속 주행을 체험하며 비공식적으로 ‘가장 빠른 동승 기록’도 세웠다고 알려졌다. 이 미스트랄은 이후 인도 펀자브의 싱 컬렉션에 합류할 예정으로, 이 컬렉션에는 베이론 슈퍼 스포츠, 베이론 그랜드 스포츠 비테세, 시론 슈퍼 스포츠 등 부가티의 각종 세계 기록 차량들이 포함돼 있다. 모든 차량은 검은색과 주황색 디자인이 특징이며, 미스트랄 또한 검은 카본 파이버와 제트 오렌지 색상, 주황색 인테리어 장식, 특별한 휠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부가티는 W16 미스트랄을 99대 한정으로 생산할 계획이며, 기본 모델의 가격은 약 74억 원부터 시작한다. 이번 ‘월드 레코드 에디션’의 가격은 약 200억 원에 달한다. 부가티의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차세대 모델인 V16 투르비용은 2026년부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며, 최고 속도 444km/h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가티는 투르비용이 전기차 최고 속도 기록을 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보리드는 트랙 기록 경신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auto@thedrive.norcal-art.com [저작권자ⓒ 더드라이브(TheDriv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