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의 중형 SUV ‘뉴 QM6’가 다시 한번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QM6는 출시 후 지금까지 16만 대 이상 팔린 국내 중형 SUV의 교과서 같은 모델이다. 군더더기 없이 세련된 디자인에 고장 없는 내구성, 고급스러운 주행 성능까지 베스트셀러의 기본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출시한 ‘더 뉴 QM6’를 대폭 개선한 업그레이드 모델 ‘뉴 QM6’를 최근 선보였다. QM6는 디젤을 과감히 포기하는 대신 가솔린(GDe)과 LPG(LPe) 엔진에 집중하고 있다.
가솔린과 LPG 모델을 번갈아 타고 경기도 일대 100여 km의 국도와 고속도로를 달렸다. 이번 시승은 그동안 LPG 자동차에 가졌던 선입견을 180도 바꿔놓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 완결성 높은 외관
뉴 QM6의 디자인 변화는 크지 않다. 워낙에 완결성 높은 디자인인데다, 1년 6개월여 만의 페이스리프트라 큰 변화를 추구하기는 힘들다.
가장 큰 변화는 태풍 로고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펼쳐진 ‘퀀텀 윙(Quantum Wing)’이다. 힘찬 비상의 기운을 상징하는 르노삼성의 새로운 디자인 아이덴티티로 뉴 QM6에 최초로 적용했다.
르노삼성의 분석을 보면 QM6를 구입하는 사람의 41%가 디자인 때문이라고 한다. 어찌 보면 단순하지만, 보면 볼수록 디자인의 깊이를 느낄 수 있고, 오래도록 질리지 않는 세련된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르노삼성 디자인팀은 이런 소비자의 생각을 반영해 뉴 QM6에 최소한의 변화만 줬다.
가장 눈에 띄는 라디에이터 그릴은 세련된 크롬에 메시(Mesh) 패턴으로 꾸몄다. 특히 전 트림에 기본 적용한 LED 퓨어 비전 헤드램프는 퀀텀 윙 디자인을 완성하고 동시에 효율을 더했다.
# 세련된 인테리어
QM6의 실내는 단순하면서 세련됐다. 특히 경쟁 모델에 비해 고급 소재를 많이 사용한 점이 돋보인다. 세심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신경을 써서 마무리하고 다듬은 흔적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모던 브라운 색상의 가죽 시트와 프레임리스 룸미러는 편안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특히 고급차에나 들어가는 프레임리스 룸미러는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에 탁 트인 후방 시야를 보여준다. 여기에 항상 듣기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12개 스피커의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은 이제 르노삼성의 아이콘처럼 느껴진다.
탑승자의 몸에 닿는 가죽시트 재질은 부드럽고 도어트림이나 센터터널 등에 메탈릭 소재를 적용해 도시적인 감각을 더했다.
# 부드러운 주행성능
먼저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QM6 GDe 모델에 올랐다. 시동을 걸어도 엔진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 이 차는 2.0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1리터당 12.0km의 동급 최고 수준의 연비를 자랑한다. 최고출력 144마력에 최대토크 20.4kg·m로 효율성과 일상에서의 안락한 주행에 초점을 맞춘 세팅이다.
고속도로에서의 주행 느낌은 편안하다. 가속페달을 밟자 속도가 서서히 올라간다. 고성능 자동차처럼 민첩하고 거친 주행감각은 아니지만, 가족을 태우고 드라이브를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탁 트인 시야에 부드럽고 안락한 승차감은 QM6의 가장 큰 장점이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정숙성이다. 고속부터 초고속 영역까지 속도를 올려도 엔진은 좀처럼 큰 소리를 내지 않는다. 시종일관 차분하고 부드럽다. 실용 영역에서 옆 사람과 조용한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소음이 잘 억제됐다. 풍절음도 크지 않고 하체에서 올라오는 진동이나 노면 소음도 부담이 없다.
# LPe가 압권
하지만 이날 시승의 압권은 LPe 모델이다. 저속은 물론 중고속 영역에서의 매끄러운 주행감각이 일품이다. 고속도로에서 원하는 만큼 꾸준한 가속을 보여줬고, 초고속에서도 안정감 있는 스트로크로 가솔린 모델 못지않은 주행성능을 과시했다. 일부러 생각하지 않으면 가솔린 엔진과 구별하기 힘들다. ‘이런 정도라면 굳이 가솔린 모델을 살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내 유일의 LPG SUV인 뉴 QM6 LPe는 액체 상태의 LPG를 각 기통에 분사하는 LPLi 방식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출력을 개선하고, 겨울철 시동 불량 문제까지 해결했다.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9.7kg·m이며, 실용 영역에서 토크가 높아 GDe 모델과 차별성을 거의 못 느낀다.
주행 정숙성도 GDe 모델 못지않다. 하체에서 올라오는 진동과 소음도 잘 억제됐고 핸들링은 부드럽다. 서스펜션은 안락한 편이다.
그동안 LPG 자동차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됐던 실린더형 연료탱크 대신 트렁크 하단 스페어타이어 자리에 배치한 도넛 탱크 덕분에 화물 공간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 이는 QM6가 많은 짐을 싣는 레저용 차량으로서도 적합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시승이 모두 끝난 뒤 계기판 연비는 GDe 12.4km/ℓ, LPe 8.6km/ℓ을 기록했다. 공인연비 와 비슷한 수준이다. LPe의 경우 1회 충전 시 최대 534km까지 주행 가능하다. LPG 가격이 휘발유의 60~70%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극강의 경제성을 보여준다.
# 사양 및 가격
몇 가지 첨단 안전사양이 이전 대비 추가됐다. 전 트림 동승석에 원터치 세이프티 파워 윈도우를 적용했으며, 아웃사이드 미러 메모리 기능, 후진 자동 각도 조절 기능 등이 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GDe 모델에만 적용된 점은 아쉽다.
가격은 뉴 QM6의 가장 강력한 무기다. LPe는 2435만~3245만 원, GDe는 2474만~3324만 원이다. 모범생 같은 중형 SUV를 2000만 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norcal-art.com [저작권자ⓒ 더드라이브(TheDriv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