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레저+출퇴근’ 4가지 장점 볼보 V60 CC

조창현 기자 / 기사작성 : 2022-10-15 13:4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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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출퇴근에 사용하다가 주말엔 장비를 가득 싣고 캠핑장으로 달려가고 싶다면, 여기에 딱 어울리는 차가 한 대 있다. 겉모습은 세련된 슈트를 입은 점잖은 신사지만, 막상 닥치면 못하는 일이 없는 팔방미인 자동차 ‘볼보 V60 CC’다. 

세단의 편안함과 SUV의 효율성을 모두 갖춘 다재다능의 대명사 V60 CC는 타면 탈수록 편안하고 다양한 매력을 뽐낸다. 한번 볼보의 V시리즈를 타보면 좀처럼 다른 차로 바꾸기 힘들다는 운전자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점점 깊어가는 가을의 문턱, 볼보 V60 CC를 타고 강원도 미시령과 진부령을 넘어 동해바다까지 내달렸다. 바람을 동반한 굵직한 가을비가 차창을 때렸지만, 차 안은 고요하고 창밖으로 보이는 산과 계곡은 아름다웠다.

# 독특한 디자인 
V60 CC는 국내에선 찾아보기 힘든 왜건형 크로스오버로 특유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자랑한다. 세단은 너무 평범하고, SUV는 어딘지 모르게 불편하다고 느낀다면, V60이 훌륭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양쪽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은 모두 가져왔다.

V60 CC의 외관은 전체적으로 세단과 SUV를 적절히 섞어 놓은 모습이다. 앞에서 보면 차분한 세단의 느낌이지만, 날렵한 측면 라인에서는 어디든지 달려갈 것 같은 역동성이 느껴진다. 후면부는 약간 낮은 SUV를 보는 것 같은 안정감과 효율성이 엿보인다.  

 


이번 신형 V60 CC의 디자인은 기존 모델과 비교해 변화 폭이 크지 않다. 전면부에는 토르의 망치라고 불리는 헤드램프와 촘촘한 도트 패턴의 세련된 그릴, 그 위로 카메라를 품은 엠블럼이 자리한다. 

# 주행
SUV를 운전할 때 가장 아쉬운 것 중 하나는 굽은 길을 달릴 때 안정감이 흐트러진다는 점이다. 무게 중심이 높아 어지간히 잘 만들어진 차가 아니라면, 굽은 길을 만날 때마다 속도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V60 크로스컨트리의 운전대를 잡았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무게 중심을 최대한 낮추고 쇽업쇼바의 댐핑 강도와 스프링 탄성 계수를 낮게 조절해 안정적하고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어지간한 굽은 길을 만나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좀처럼 주행 안정감이 깨지지 않는다.

여기에 상시 사륜구동(AWD) 시스템을 기본 적용해 이날처럼 미끄러운 빗길이나, 굴곡이 심한 산길 험로도 거뜬히 달릴 수 있다. 살짝 높은 시트 포지션 덕분에 시야 개방감도 뛰어난 것도 장정이다. 세단과 SUV의 장점을 잘 버무렸기에 가능한 부분이다.

V60 CC는 최고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마일드 하이브리드(B5) 가솔린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렸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기본 주행은 물론 급한 가속 시 힘을 보태 경쾌한 주행을 돕는다. 공차중량은 1885kg이다. 결코 가볍지 않은 크로스오버지만, 정지에서 시속 100㎞까지 6.9초면 도달할 정도로 민첩하게 움직인다.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9.9km/ℓ. 이날 왕복 약 100km 실제 주행에서는 10.2km/ℓ를 기록했다. 시승코스가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는 강원도 산악도로라는 점을 감안할 때 예상보다 준수한 수치다. 만약 테스트를 위한 급한 가감속이 없었다면, 12km/ℓ 수준은 너끈히 나오지 않았을까 예상해 본다.  

# 기능 및 편의 사양 
새로운 V60 CC가 이전과 달라진 점은 또 있다. 실내가 한결 정숙해졌다는 점이다. 바로 이중 접합 라미네이티드 윈도우 때문이다. 덕분에 좌우로 굽이치는 산악 도로를 빠르게 달려도 외부 소음 없이 선명한 음질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었다.  

V60 CC에 많은 장점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 티맵(TMAP)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압권이다. 티맵·누구(NUGU), 플로(FLO)를 통합한 첨단 서비스를 기본 제공하는데, 볼보가 한국 시장을 위해 SK와 손잡고 300억 원을 투자해 공동 개발한 시스템이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운전 중 아무 때나 버튼 조작 없이 인공지능(AI) 비서 ‘아리아’를 불러 필요한 것을 지시하면 된다. 예를 들어 주행 목적지를 말하면 아리아가 자동으로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설정해 주고, 운전자가 요구하면 주변의 맛집도 검색해 준다. 

이번 시승에서는 스마트폰에 미리 연결한 뒤 아리아를 통해 카페(목적지)에 음료를 주문해달라고 요청했다. 목적지인 카페에 도착하니 주문한 음료가 준비돼 있었다.   

 


이외에도 아리아가 수행할 수 있는 기능은 에어컨 작동 및 조절, 음악, 실내온도조절, 전화 및 문자발송, 뉴스 듣기 등 수없이 많다. 자동차와 스마트폰을 연결해 어지간한 기능은 다 수행한다고 보면 된다. 심지어 장거리 여행에서 1차원적인 대화도 가능한 수준이라 지루할 때 재미있게 쓸 수 있다. 요즘 다른 수입차 오너들이 볼보에서 가장 부러워하는 부분이다.   

# 장거리 여행과 캠핑
V60 CC는 장거리 여행에 최적화된 자동차다. 주말에 가족을 태우고 먼 거리를 이동할 때 진가를 발휘한다. 특히 투어링 섀시를 적용해 동급의 세단보다 안락한 승차감을 자랑한다. 실내공간이 넓고, 2열 거주성 또한 뛰어난데, 긴 휠베이스(2875mm)와 효율을 중시한 내부 설계 덕분이다.

트렁크 입구는 세단보다 높고 SUV 보다 낮다. 덕분에 허리를 구부리지 않아도 편하게 짐을 싣고 내릴 수 있다. 트렁크의 기본 적재 용량은 529리터다. 어지간한 여행 가방과 레저용품이 다 들어가고도 남는다. 

특히 왜건의 장점인 2열을 완전히 접을 경우 트렁크와 바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긴 짐을 싣는 것은 물론, 신장 180cm 이상의 성인 남성도 충분히 누울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V60 CC가 차박용으로 각광받는 이유다. 실제로 V60 CC 보다 작은 이전 세대 V60 모델에서 차박을 몇 번 경험했는데, 생각보다 안락하고 편했다. 국내 판매 가격은 5530만~6170만 원이다.

 

더드라이브 /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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