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볼트 EV, 달릴수록 늘어나는 주행가능거리

조창현 기자 / 기사작성 : 2019-03-17 14: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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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전용 설계로 공간·효율·재미 모두 챙겨


전기차 시대가 시작됐다. 1회 충전에 400km를 달리는 쉐보레 볼트 EV 같은 전기차가 대중화의 문을 열었고, 경쟁사들이 거리 늘리기 경쟁에 나서면서 시장을 확장해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도로 곳곳에서 전기차를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제주도는 가히 전기차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다. 제조사들은 전기차 테스트 베드(Test Bed) 제주에서 성공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2030년까지 카본 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탄소 없는 섬)를 목표로 하는 제주에서 볼트 EV를 만나봤다. 제주도를 가로지르는 왕복 100km의 시승을 통해 실용과 친환경의 상징인 볼트 EV의 면면을 살폈다. 

#전기차 전용 설계의 볼트 EV 

볼트 EV는 최근 인기인 도심형 크로스오버 형태로 디자인은 물론 공간 확보에도 유리한 구조를 가졌다. 또한 내연기관차 구조를 기반으로 개발된 일반적인 전기차와 달리 전기차 전용 구조로 개발돼 차체에 비해 실내 공간이 넉넉하다.  

 


쉐보레는 효율적인 공간 확보를 위해 의자 두께를 최소화한 씬시트(Thin Seat)를 채택했다. 여기에 대용량 배터리를 차체 하부에 배치하고 2열 바닥의 레그룸을 넓혀 뒷좌석도 넉넉하다.   

#뛰어난 동력 및 주행 성능 


시동 버튼을 누르자 디지털 클러스터와 10.2인치 컬러 디스플레이에 불이 들어온다. 마치 전자제품의 전원을 켠 느낌이다. 가속페달을 밟자 미끄러지듯 소리 없이 차가 움직인다. 내연기관과 달리 시작부터 최대토크가 나오는 전기모터의 특성상 곧바로 최상의 가속력을 보여준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7초. 2리터짜리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한 일반 중형 세단이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10초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볼트 EV의 가속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36.7kg.m을 발휘한다. 

볼트 EV의 힘을 확인하려면 오르막길을 달려보면 안다. 경사로를 만나도 출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가속페달을 급하게 밟으면 휠 스핀이 일어날 정도로 토크가 좋다. 한라산을 가로지르는 도로의 1100고지를 너무 쉽게 오른다. 오르막길에서도 주저 없이 넉넉한 토크감으로 차를 쭉쭉 밀어준다.   

 


전기차 운전은 재미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볼트 EV의 운전대를 잡는 순간 잘못 생각했다는 것을 곧바로 깨닫게 된다.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차가 자유자재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모터스포츠에도 전기차가 등장하는 시대다. 볼트 EV는 전고가 높지만 무게중심이 낮다. 무거운 배터리를 바닥에 낮게 배치했기 때문이다. 뛰어난 가속성능과 낮은 무게중심은 스포츠카에서 볼 수 있는 특징으로, 볼트 EV가 친환경차임에도 운전이 재미있는 이유다. 제주도의 구불구불한 산악도로를 달릴 때 이런 장점은 극명하게 드러난다. 연속된 급한 커브에서도 안정성이 뛰어나고 운전이 재미있다.   



# 거꾸로 늘어나는 주행가능거리  

제주공항을 출발할 때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가능거리는 274km. 1차 목적지인 한라산 1100고지를 향해 가속페달을 밟았다. 고저 차이 1km 이상으로 계속된 오르막 주행 끝에 1100고지에 도착하자, 남은 주행가능거리는 185km. 실제론 21km 내외를 달렸는데 89km가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잠깐의 휴식 뒤 한라산을 내려가지 시작하자, 주행가능거리는 거꾸로 늘어났다. 주행모드를 ‘L’로 설정한 뒤, 가속페달만으로 가속과 감속을 조절하는 신개념 회생제동 시스템인 원페달 드라이빙(One-pedal Driving)으로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에너지를 만들며 내려왔다. 또한 브레이크 대신 스티어링 휠 후면의 패들 버튼을 이용해 리젠 온 디맨드(Regen on Demand) 시스템을 작동시키자 주행거리는 더욱 빠르게 늘어났다.  

 


목적지인 서귀포시 산방산 부근에 도착하자 주행가능거리는 오히려 252km로 늘어났다. 이는 회생제동 시스템 덕분이다. 볼트 EV의 회생제동 시스템을 제대로 이용하면 1회 충전 주행거리 383km보다 더 먼 거리도 달릴 수 있다. 실제로 ‘2017 제주 전기엑스포’에서 열린 서울-제주 간 장거리 도전에서 볼트 EV는 470km를 재충전 없이 달린 기록이 있다.  

# 시장에서 검증된 볼트 EV 

볼트 EV는 출시와 동시에 다양한 상을 휩쓸었다. 2017 북미 올해의 차(North America Car Of The Year), 2017 그린카 오브 더 이어(Green Car Of The Year) 등 권위 있는 상을 잇달아 수상하며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도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선정 2018 올해의 친환경차 등 여러 친환경차 상을 휩쓸었다.    

 


# 올해부터 안정적인 공급 가능 

그동안 볼트 EV는 ‘사고 싶어도 못 사는 車’였다.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아 물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작은 물량을 배정받아 사전계약 하루 만에 1년 공급량이 모두 동났다. 하지만 더 이상 추가 물량을 받지 못해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사정이 조금 달라졌다. 우리나라에 2019년형 볼트 EV가 6000대 이상 배정됐기 때문이다. 아직은 물량에 여유가 있다. 쉐보레는 국내 고객을 위해 물량 확보뿐만 아니라, 출고 시점을 앞당겨 지난 14일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  

 


볼트 EV의 가격은 LT 4593만원, LT 디럭스 4693만원, 프리미어 4814만원이다. 여기에 국고 보조금 900만원, 지자체별 보조금 450만~10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제주=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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