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승차감 압권” 렉서스 뉴 ES300h [시승기]

조창현 기자 / 기사작성 : 2021-10-09 15: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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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시된 프리미엄 중형 세단 중 가장 안락하고 실용적인 모델을 꼽으라면 단연 렉서스 하이브리드 ES300h다.
 
동급의 독일산 프리미엄 세단은 구매 이후에도 꾸준히 돈을 들여 유지 관리해야 하고, 미국산 프리미엄 세단은 투박한 데다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내구성과 안락함에서 최고’라는 찬사를 받는 렉서스 대표 모델 ES300h는 흔히 엔진오일만 갈고 타면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고장과는 거리가 멀다. 여기에 정숙성과 고급스러움까지 갖춰 패밀리 세단으로 손색이 없다. 그래서 한 번 ES를 타본 사람은 다른 차로 갈아타기가 힘들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구형 ES300h를 몇 년째 타고 있는 지인 김희재(54) 씨는 “독일 세단으로 넘어가려고 알아보다가 여러 가지가 신경 쓰여 포기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곧 신형 ES300h로 갈아탈 생각이다.
 


# 우아한 외관
그가 경험한 ES300h의 대표적인 장점은 모두 4가지. 연비와 내구성, 정숙성, 친환경성이다. 그렇다면 신형 ES300h도 과연 그럴까? 최근 국내에 출시된 ‘뉴 ES300h’를 타고 서울에서 경기도 이천까지 왕복 150여 km를 직접 달려봤다.
 
뉴 ES300h는 이전 세대에 비해 여전히 우아함을 강조하면서도 현대적인 디테일을 추가했다. 렉서스의 상징인 스핀들 그릴이 ‘L-Shape’ 그릴로 바뀌며 와이드 한 이미지를 강조했고, 직사각형 LED 헤드램프, 주간주행등, 방향지시등은 입체적으로 다듬었다.
 
측면은 A필러를 최대한 뒤로 밀고 C필러의 대담한 라인을 살려 마치 날렵한 느낌의 쿠페를 준다. 길게 뻗은 벨트라인과 풍부한 캐릭터 라인은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측면 디자인을 완성했다.
 
후면은 와이드&로우를 강조한 범퍼 디자인과 입체적인 ‘L’자형 LED 테일램프가 조화를 이룬다. 볼수록 볼륨과 개성을 갖춘, 현대적이고 역동적인 모습이다.
 


# 안락하고 세련된 실내
실내 디자인은 인간 중심의 인테리어 철학 ‘시트인 컨트롤’에 기반했다. 운전자가 주행 중 자세 변화나 시선 이동을 최소화하면서 쉽게 차량을 컨트롤할 수 있도록 조작 기능과 시선에 닿는 화면을 최적화했다.
 
덕분에 장거리 운전에도 피로감이 크지 않다. 허리와 몸의 근육이 닿는 시트를 최대한 부드럽게 만들고, 그 외에는 단단하게 제작해 골반에 집중되는 부담을 최소화하고 압력을 분산시켰다. 렉서스 시트의 편안함이 여기서 나온다.
 
특히 통풍시트는 에어컨의 차가운 공기를 그대로 전달해 빠르게 차가워지고 엉덩이나 허벅지에 땀이 차는 것을 막아준다. 뒷좌석 레그룸은 넉넉한 편이며 허벅지에 닿는 시트의 길이를 늘여 장거리 탑승에도 편안하다.
 
실내 마감재는 최고급 가죽 및 금속 소재, 부드러운 패드 등을 사용해 품질을 높였다. 전체적으로 렉서스 장인(타쿠미)의 엄격한 품질 관리로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자랑한다.
 

 

# 깃털 같은 움직임
운전석에 올라 시동 버튼을 눌렀다. 마치 전자제품의 전원을 넣듯 ‘윙~’ 하는 작은 소리와 함께 엔진이 켜졌다. 하지만 실내로 들어오는 소음은 거의 없다.
 
먼저 평상시 패턴으로 운전하면 연비가 얼마나 나오는지 알아보기 위해 급한 가감속을 자제하고 교통흐름에 맞춰 주행했다. 시속 50~80km 내외로 꾸준히 달리는데 차가 마치 깃털처럼 가볍게 움직인다. 어지간한 요철이나 커브에도 몸으로 전달되는 충격은 없다.
 
일부는 렉서스가 너무 밋밋하고 편안해 운전하는 재미가 없다고들 하지만, 이런 나긋한 주행감은 한 번 맛보면 좀처럼 헤어나기 힘든 중독성이 있다. 마치 온몸을 감싸는 포근한 소파에 앉아 있는 느낌이다. 목적지에 거의 도착할 때 계기반 연비는 21km/ℓ를 표시했다.
 
ES300h의 파워트레인은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해 열효율 41%를 달성했다. 여기에 전기모터로 제어하는 흡기 가변 밸브 타이밍을 적용해 출력을 높이면서도 효율을 극대화했다. 특히 주행과 충전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저속에서는 모터만으로 주행해 연료를 아끼면서도 전기차 수준의 순간 가속력으로 주행이 경쾌하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는 마음껏 가속페달을 밟으며 주행성능을 알아봤다. 시승 구간은 자동차 전용도로와 국도가 적절히 섞여 있어 테스트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ES300h의 스트롱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2.5리터 D-4S 가솔린 엔진에 대용량 배터리와 2개의 전기모터를 장착해 저속에서 모터만으로 주행이 가능하다. 또한 주행과 동시에 충전되며 모든 속도 구간에서 모터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강력한 힘을 보여준다.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를 결합해 총 시스템 출력 218마력, 최대토크 22.5kg.m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e-CVT(전자제어 무단변속기)를 사용했다.
 


# 단단한 하체와 여유로운 핸들링
반듯하게 뻗은 자동차 전용도로에 접어들어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속도를 높였다. 순간 배기음이 살짝 커지면서 차가 미끄러지듯 내달린다. 튀어 나갈 정도의 즉각 반응은 아니지만, 민첩하게 속도가 올라간다.
 
초고속 영역에 도달해도 엔진음이나 풍절음은 크지 않다. 모든 속도 영역에서 뛰어난 직진 주행성을 보여줬고, 고속에서의 움직임도 안정적이다. 특히 커브를 만났을 때 핸들의 움직임이나, 커브의 끝에서 보여주는 차체 복원력도 압권이다. 이전 세대에서 아쉬웠던 약간의 출렁거림도 거의 사라졌다.
 
어느덧 최종 목적지에 가까워졌다. 계기반 연비는 공인 연비(복합연비 17.2km/ℓ) 보다 좋은 18.0km/ℓ를 기록했다. 서울-이천을 왕복한 연비다. 만약 효율성을 생각해 ‘연비 운전’에 치중했다면 24~25km/ℓ는 너끈히 기록하지 않았을까.
 

  # 핸들링과 승차감 두 마리 토끼 잡아
이전 ES는 하체가 무르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편안함을 중시해 서스펜션을 부드럽게 세팅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렉서스는 이런 점을 의식해서 최근에는 핸들링과 승차감을 양립시킨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더블 위시본에 ‘스윙밸브’를 장착한 쇼크 업 쇼버로 저속과 고속의 모든 영역에서 뛰어난 안정감과 승차감을 자랑한다. 덕분에 와인딩 구간의 출렁거림이 사라지고, 커브를 빠르게 돌아나가도 단단하게 하체를 잡아준다.
 
ES300h의 안정감을 높여주는 또 한 가지는 한층 진화한 ‘렉서스 세이프티 시스템 플러스’다 여기엔 긴급제동보조시스템(PCS), 차선추적어시스트(LTA),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 오토매틱 하이빔(AHB)이 포함됐다. 이런 것이 편안한 주행과 탑승자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다.
 
이외에 핸즈프리파워트렁크, 마크레빈슨 17 스피커 서라운드 시스템, 파워백 선 셰이드, 수동 사이드 선 셰이드, 스키 스루, 안드로이드 오토 & 애플 카플레이, 무선충전기 등의 편의 사양을 갖췄다. 트렁크는 골프백 4개가 들어간다. 국내 출시 가격은 6190만~7110만 원.
 
 더드라이브 /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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