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세단 중 가장 역동적인 모델 S60. 럭셔리 프리미엄이면서 스포츠 주행이 가능한 몇 안 되는 특별한 세단이다.
3세대 S60의 첫 느낌은 ‘베이비 S90’이라는 별명답게 그냥 약간 작은 S90을 보는 듯했다. 전면부와 후면부, 각종 램프를 포함해 곳곳에서 S90의 모습이 그대로 보였다. 반대로 이전 S60을 생각하면 변해도 정말 많이 변했다. 이름을 빼면 과거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과연 S60은 침체된 국내 D 세그먼트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인가? 현재까지 분위기는 아주 좋다. 지난 7월 1일 사전계약을 시작한 지 보름 만에 1000대, 지난 6일까지 2200대가 계약됐다. 요즘같이 SUV가 대세인 시장에서 이 정도면 초대박이라고 볼 수 있다. 선택사양이나 트림에 따라 다르지만, 지금 주문하면 빨라야 내년 2~3월에나 받을 수 있다고 한다.
# 4기통 T5 가솔린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
S60은 플래그십 라인업인 90클러스터와 동일한 SPA(Scalable Product Architecture) 플랫폼에서 탄생했다. 전량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 공장에서 생산된다.
S60은 최신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과 첨단 안전 및 편의 사양 등을 대거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크기만 조금 작을 뿐 S90이나 XC90에 적용된 최고급 사양들이 모두 들어있다고 보면 된다.
국내 출시된 S60은 최고출력 254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직렬 4기통 싱글 터보차저 T5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했다. S60은 차세대 친환경 파워트레인 정책에 따라 디젤엔진 없이 가솔린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용으로 개발된 첫 모델이다. 차체 무게 배분이 52 대 48로 운전의 재미를 추구했다.
# 운전의 재미와 안정감
시동을 걸었다.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엔진 소리가 조용하다. 앞 유리와 선루프가 이중 흡차음 유리다.
주행모드는 에코, 컴포트, 다이내믹에서 선택할 수 있다. 에코 모드로 천천히 출발했다. 살짝 굼뜬 느낌이다. 도심을 빠져나오면서 주행모드를 컴포트로 바꿨다. 갑자기 차가 경쾌하게 나아간다. 스로틀에 대한 반응속도도 눈에 띄게 빨라지고, 움직임이 민첩해졌다.
고속도로에 올라서면서 다이내믹 모드로 바꾸고 가속페달을 밟았다. 갑자기 ‘그르렁~’ 하는 배기음과 함께 차가 힘을 낸다. 가속페달의 반응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스티어링 휠도 단단해졌다. 페달을 밟아 속도를 높였다. 거리낌 없는 가속감에 핸들링도 군더더기가 없다.
52 대 48의 무게 배분은 날카로우면서 재미있는 운전을 가능하게 해준다. 가속페달을 조금 더 깊게 밟았다. 차는 초고속 영역에 도달했지만, 불안감은 전혀 없다. D 세그먼트에서는 보기 힘든 안정감이다.
내부는 꽤 정숙한 편이다. 고속에서도 음악소리가 잘 들렸고, 옆 사람과 작은 목소리로 대화가 가능했다. 풍절음은 비교적 잘 억제됐고, 노면 소음은 약간 올라오는 정도다. 시승차는 S60 인스크립션 모델로 19인치 휠에 콘티넨탈 고급 타이어가 들어갔다.
전체적으로 볼 때 볼보 브랜드의 주행 성향은 독일차와 국산차의 중간 정도라고 보면 된다. 너무 급하지 않으면서 누구나 적응 가능할 정도의 민첩성에 편안한 주행감이 특징이다.
# 넓고 고급스러운 실내
이전 S60에서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뒷좌석 공간이 너무 좁다는 거였다. 키가 큰 성인 남성이 앉기에 불편할 정도였다. 하지만 3세대 S60은 이전 세대 대비 125mm 늘어난 전장(4760mm)과 96mm 늘어난 휠베이스(2872mm)로 앞좌석 1074mm, 뒷좌석 895mm의 여유로운 레그룸을 확보했다. 실제로 뒷좌석이 불편하지 않았다.
대시보드와 도어, 센터콘솔 마감은 나뭇결이 그대로 살아 있는 최고급 천연소재인 드리프트 우드(인스크립션 모델)를 사용해 시각과 촉감을 만족시킨다.
시트는 최고급 나파 가죽을 사용했으며, 1열은 마사지 및 통풍 기능을 포함했다. 전 트림에 열선시트 및 실내공기청정 시스템, 전동식 파노라마 선루프, 헤드업 디스플레이, 12.3인치 디지털 디스플레이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 등을 기본 탑재했다.
# 바우어스&윌킨스 오디오
S60 인스크립션은 미국에서 370만원 상당의 추가 옵션으로 판매하는 바우어스&윌킨스(B&W) 오디오 시스템을 기본 적용했다. 15개의 스피커와 11개 채널, 출력은 1100와트다. 미국 S60 인스크립션에는 하만카돈 오디오가 들어갔다.
영국 프리미엄 브랜드 바우어스&윌킨스는 맥라렌이나 마세라티 등 최고급 차에 나 들어가는 값비싼 오디오다.
볼보 관계자는 “이 부분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다. 미국과 같은 하만카돈으로 비용을 아낄 수 있었으나, 국내 소비자들의 수준을 고려해 그렇게 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차를 출고한 뒤 별도로 바우어스&윌킨스 급의 오디오로 튜닝하려면 최소한 수백만 원의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국내 사전계약자의 90%가 인스크립션을 선택했다고 한다.
# 인텔리세이프 기본 탑재
S60의 모든 트림에는 볼보가 자랑하는 파일럿 어시스트 II와 시티 세이프티, 사각지대경보시스템 등으로 구성된 인텔리세이프(IntelliSafe) 시스템이 기본 탑재됐다. 도심 운전은 물론 장거리 주행 시 운전자의 피로를 덜어주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최첨단 안전시스템이다.
특히 파일럿 어시스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의 일부 옵션은 미국에서 280만 원짜리 패키지로 판매하는 품목이다.
품질보증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볼보는 S60에 대해 업계 최고 수준인 5년 또는 10만 km의 품질보증과 메인터넌스를 기본 제공한다. 어지간한 수리는 물론 정기점검과 각종 소모품, 오일류 등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그만큼 품질에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 미국 보다 낮은 4000만 원대 가격
신형 S60이 국내 출시 전부터 관심을 끌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파격적인 가격 때문이다. 세계에서 자동차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는 미국보다 무려 1000만 원가량 저렴하다. 보통의 수입차 브랜드는 작은 시장 규모와 운송비 등을 이유로 미국보다 국내에서 1000만~2000만 원 비싸게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볼보는 풍부한 기본 옵션에 가격까지 파격적으로 책정한 것이다.
볼보 관계자는 “본사가 급성장하는 한국 시장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우리의 파격적인 가격 요구를 들어줬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국내 가격은 각각 4760만원(모멘텀), 5360만원(인스크립션)이다. 인스크립션 기준 미국 가격은 약 6361만 원이다.
S60은 국내에서 국산차는 제네시스 G70, 수입차는 BMW 3시리즈, 벤츠 C클래스 등과 경쟁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약 120km를 주행한 뒤 확인한 계기판의 실제 연비는 11.2km/ℓ(복합 공인연비 10.8㎞/ℓ)였다.
인천=조창현 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더드라이브(TheDriv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