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올 뉴 크루즈가 국내 준중형 시장의 패권을 잡고 있는 현대차 아반떼에 당찬 도전장을 내밀었다.
쉐보레는 8일 기자들을 초청해 서울 장충동부터 경기도 양평군 중미산까지를 왕복하는 국도 및 고속도로 140여km 구간에서 올 뉴 크루즈 시승행사를 가졌다.
이날 쉐보레는 경쟁차인 아반떼와 크루즈를 직접 비교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쉐보레가 아반떼와 비교해 우월하다고 내세운 장점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는 강력한 차체와 날카로운 핸들링에서 오는 탁월한 주행성능이고, 둘째는 넓고 고급스러운 프리미엄급 실내 인테리어다.
실제로 올 뉴 크루즈는 기존 모델 대비 27% 향상된 차대 강성을 자랑한다. 차체의 74.6%를 소부경화강(Press Hardened Steel), 초고장력강판(Ultra-high Stregnth Steel) 등 고강도 재질로 만들어 강성과 경량화를 동시에 만족시켰다.
이에 따라 기존 모델보다 10% 증가한 153마력의 최고출력과 24.5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이는 배기량이 200cc나 높은 아반떼 1.6리터 가솔린 모델의 132마력, 16.4kg.m을 압도하는 수치다.
이런 높은 출력과 토크는 실제 주행에서 어떻게 나타날까? 복잡한 서울 도심을 벗어나 고속도로에 오르자마자 가속페달을 깊게 밟았다. 순간 이전 크루즈에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가속이 붙기 시작했다. 아무리 터보라고 하지만 1.4리터 엔진에서 나오는 힘치고는 상당하다. 이는 완성도 높은 직분사 터보 엔진의 효율적인 세팅 덕분이다. 특히 최대토크가 2400rpm부터 시작돼 출발부터 치고 나가는 힘이 일품이다.
초고속 구간에서도 가속감은 꾸준했다. 속도에 반응하는 동급 유일의 랙타입 프리미엄 전자식 차속감응 파워스티어링(R-EPS)은 민감하게 조율된 서스펜션 시스템과 맞물려 다이내믹하고 안정된 주행을 도왔다.
올 뉴 크루즈는 크게 볼 때 파워트레인을 포함한 기본 뼈대는 독일 오펠에서, 실내외 구성과 세부사항은 미국 GM에서, 실내와 서스펜션 등은 한국GM이 만들었다고 보면 된다. 이에 따라 차량의 기본 성격이 미국차보다는 독일차에 가깝다. 잘 달리고 잘 서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고, 하체도 스포츠 세단처럼 단단한 편이다.
쉐보레는 올 뉴 크루즈의 차체에 300마력짜리 엔진을 얹은 레이싱 카를 만들고 있다. 이 차는 4월 개막을 앞둔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GT클래스에 출전해 경쟁사 상위 차급의 레이싱 카들과 경주를 벌일 계획이다. 이는 차체 강성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또 하나 장점으로 내세운 실내 인테리어는 항공기의 조종석을 닮은 듀얼 콕핏 디자인을 기본으로 한다. 전체적으로 운전석과 조수석 공간을 구분했고, 대시보드 디자인도 다르게 했다. 센터패시아 상단의 8인치 디스플레이는 터치스크린을 적용해 메뉴 아이콘을 터치하면 각종 장치를 조작할 수 있다.
계기반은 4.2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를 넣어 운전하면서 차량의 모든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이외에도 휴대폰을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고, 뒷좌석 시트를 6대 4로 접어 큰 짐을 실을 수 있게 했다.
차체는 아반떼보다 9.5cm 길다. 이는 곧 넓은 실내와 트렁크로 이어진다. 공차중량은 1250kg으로 아반떼(1290kg)보다 40kg 정도 가볍다.
올 뉴 크루즈를 시승하면서 느낀 또 다른 강점은 정숙성과 안정감이다. 실내로 들어오는 소음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중형 세단 이상의 정숙성을 보여준 점이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중고속은 물론 초고속 영역에서도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거동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 차는 GM의 3세대 젠 Ⅲ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여기에 전륜은 맥퍼슨 스트럿, 후륜은 토션빔 서스펜션을 조합했다.
공인 연비는 13.5km/ℓ이고, 이날 시승을 마친 뒤 확인한 계기반의 연비는 13.3km/ℓ를 기록했다. 스톱 앤드 스타트 기능을 넣어 연료를 절약한다.
주요 안전사양은 사각지대경고시스템, 차선이탈경고 및 유지보조시스템, 전방충돌경고시스템, 전방거리감지시스템, 전후방주차보조시스템, 자동주차보조시스템, 6에어백시스템 등이 있다.
주요 편의사양은 애플 카플레이, 앱 기반 내비게이션, 마이링크 스크린, 스마트폰 무선충전시스템, 보스(BOSE) 서라운드사운드시스템 등이 있다.
1890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은 올 뉴 크루즈의 최대 약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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