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깡패연비’ 어코드 하이브리드 500km 실연비는?

조창현 기자 / 기사작성 : 2017-02-15 18: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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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코드 하이브리드
어코드 하이브리드


이번 시승의 핵심 포인트는 연비다.

온가족이 넉넉히 탈 수 있는 중형세단의 연비가 19.3km/ℓ(복합연비 기준)라는 게 쉽게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크고 무거운 차에 이런 수치가 과연 가능한 것인지.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 대중 브랜드 하이브리드 중형차의 연비는 아무리 후하게 쳐줘도 16~18km/ℓ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한때 국내에서 21km/ℓ의 중형차가 출시되기도 했지만, 이는 연비 측정방식이 강화되기 전의 일이라 지금과는 많이 다르다.

혼다코리아는 최근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면서 국내 중형차 시장에 ‘연비’라는 화두를 던졌다. 그들이 내세운 이 차의 장점은 첫째 연비가 높으면서, 둘째 힘도 넘치고, 셋째 친환경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제원을 보면 19.3km/ℓ(도심연비 19.5km/ℓ)의 연비에 최고출력 215마력(ps), 83g/km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갖고 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어코드 하이브리드


이는 동급의 경쟁차인 쏘나타 하이브리드(17.7~18.2km/ℓ, 156마력, 91g/km)나 캠리 하이브리드(16.4~17.5km/ℓ, 203마력, 95~102g/km)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현존하는 가장 완벽하고 진보한 하이브리드 중형세단”이라면서 “여기에 혼다 특유의 내구성과 안전성까지 갖춰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가장들에게 어울리는 차”라고 소개했다.

짧은 시승시간을 효과적으로 쓰기 위해 먼저 고속도로에 올랐다. 경부고속도로 서울요금소를 빠져나와 대전으로 내달렸다. 처음엔 90~100km/h의 속도를 꾸준히 유지했다. 조금 답답했지만, 차량 흐름이 빨라져도 꾹 참으며 100km/h를 넘기지 않도록 주의했다. 이런 상태로 약 80km를 달린 뒤 계기반에 확인된 연비는 20km/ℓ 내외였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어코드 하이브리드


이후부터 속도를 조금 더 높이고 주변 차량의 흐름에 속도에 맞췄다. 일부 구간에선 속도를 더욱 높이기도 하고 일부에선 정체를 겪기도 했다. 큰 스트레스 없이 평상시 운전패턴으로 달려 대전요금소를 빠져나올 때 계기반 연비는 18.4km/ℓ까지 떨어졌다.

곧바로 차를 돌려 다시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에 올라섰다. 이번엔 처음부터 속도를 도로의 차량 흐름에 맡기고 편안하게 주행했다. 중간에 전기모드와 스포츠모드로 바꿔서 달려보기도 하고 핸들링을 보기위한 차선 바꾸기와 급한 가감속으로 순발력 및 브레이크를 시험하기도 했다. 지루함을 피하기 위해 회덕분기점에서 중부고속도로로 노선을 바꿨다.

이 차는 EV(전기), 하이브리드, 스포츠 등 3가지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평상시엔 하이브리드 모드로 달리다가 버튼을 눌러 EV 또는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된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어코드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차량은 일반적으로 가솔린이나 경유차에 비해 힘이 약하고 답답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특히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제동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듣는다. 이는 제조사들이 차를 개발할 때 모든 세팅을 민첩한 주행성능보다는 연료효율을 높이는 쪽에 맞추기 때문이다.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버려지는 동력 에너지를 최소화해 다시 쓰고, 타이어도 에너지 효율이 높고 가벼운 것을 사용한다. 이런 식으로 모든 기준을 에너지 절약에 맞추기 때문에 민첩한 주행성능, 순발력 등 일부 포기해야하는 부분이 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미국 워즈오토(WARDS AUTO)의 ‘2017 베스트 10대 엔진’에 선정된 2.0리터 하이브리드 전용 I-VTEC 엔진에 2개의 전기모터를 결합한 e-CVT, 리튬이온배터리로 구성된 i-MMD(intelligent Multi Mode Drive)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연비를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출력도 215마력으로 높여 스포츠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여기에 진폭 감응형 댐퍼를 적용해 NVH(noise 소음, vibration 진동, harshness 불쾌감) 성능을 강화했다. 실제로 하이브리드 차량답게 시승 내내 실내로 들어오는 소음과 진동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EV모드로 25km/h 이하 주행 시는 소음이 아예 없어 거꾸로 보행자 경고음을 울리게 만들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어코드 하이브리드


어느덧 차는 동서울요금소를 지났다. 고속도로를 위주로 총 390km 달린 뒤 확인한 계기반 연비는 17.5km/ℓ로 제원표상 고속도로 연비(18.9km/ℓ)보다 약 5.4% 덜 나왔다. 이런 식이라면 도심연비는 18.4km/ℓ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다면 실제 도심연비는 어떨까. 동서울요금소를 빠져나와 연비기록을 초기화하고 서울 마포에 있는 사무실로 향했다. 고속화도로와 시내도로를 약 60km 달리는데 일부 교통체증 구간을 포함해 1시간30분이 소요됐고, 계기반 연비는 18.6km/ℓ를 기록했다. 예상했던 것과 비슷한 수치다.

결론적으로 고속도로와 도심 연비 모두 정부 공인 연비와 비교할 때 약 5% 가량 덜 나온 셈이다. 차에 성인 4명이 탑승해 함께 움직였고, 트렁크에 촬영장비 등이 실렸던 점을 감안하면 5%의 차이는 납득이 된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기존 어코드의 디자인에 하이브리드 전용 패키지를 적용해 차별화했다. LED 헤드램프와 블루 익스텐션렌즈를 적용한 리어램프, 피아노 블랙 및 크롬 콤비네이션 프런트 그릴, 17인치 알로이 휠, 사이드 실 가니쉬, 트렁크 스포일러 등을 추가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어코드 하이브리드안전사양은 우측 차선변경 시 사각지대를 화면에 비춰주는 ‘레인와치’ 기능과 전후방 주차보조센서 등이 눈에 띈다. 편의사양은 애플 카플레이와 아틀란 3D 네비게이션, 스마트폰 무선충전기, 원격시동장치 등이 있다.

혼다 특유의 내구성과 안전성, 무난함, 질리지 않는 디자인 등은 큰 장점이지만, 아직도 핸드브레이크를 사용하고 실내외의 일부 등화를 LED로 바꾸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이다.

가격은 4320만원 단일 트림에 정부보조금 100만원, 취·등록세 등 최대 270만원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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