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짧고 굵게 타본 4500만 원짜리 ‘스팅어’ 2.2 디젤

조창현 기자 / 기사작성 : 2017-06-07 18: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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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내놓는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 스팅어. 당초 기아차 프리미엄 브랜드 출범의 선봉에 설 것으로 기대했으나, 어떤 이유에선지 프리미엄 브랜드 출범이 미뤄지며 ‘KIA’가 아니라 ‘E’라는 별도의 엠블럼을 갖고 출시됐다.

이달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했는데, 사전계약 11일 만에 2000대 계약을 돌파할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스팅어는 3.3 가솔린 터보, 2.0 가솔린 터보, 2.2 디젤 엔진 등 3가지 모델로 출시됐다. 시승차는 2.2 디젤 모델로 기아차 쏘렌토와 현대차 싼타페와 같은 엔진을 쓴다.

개성 없는 짜깁기 외관 디자인
스팅어의 디자인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 여러 가지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가장 많은 것은 스팅어만의 개성이 없이 타 브랜드를 짜깁기했다는 비판이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재규어, 측면 및 태일 램프는 재규어와 마세라티, 도어는 기존 K5 등을 따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프런트 그릴만은 기아차의 정체성인 호랑이코 그릴을 그대로 가져와 그나마 정체성을 지켰다는 말을 듣고 있다.

전면부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대형 에어벤트다. 세로로 바짝 세워서 공격적이면서 현대적인 감각을 살렸다. 에어벤트를 통해 유입된 공기는 바퀴와 브레이크의 열을 식힌 뒤 펜더를 통해 뒤로 빠져나가도록 설계됐다.

측면은 낮고 안정적인 쿠페형 디자인을 연상시키고, 후면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엠블럼을 없앴다는 점이다.
인테리어에 남는 아쉬움


인테리어 역시 아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중앙의 송풍구와 모니터, 도어 캐치 주변부가 벤츠와 흡사하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양쪽 끝의 송풍구는 기존 기아차와 비슷한 모양이라 통일감도 잃었다는 비판도 있다.

스티어링 휠은 기존 K5와 같다. 기아차 최초의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을 표방했다면 조금 더 고급스럽게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머플러는 트윈 싱글 머플러이고, 3.3 가솔린 터보나 2.0터보는 트윈 더블 머플러다.

전체적으로 천장이 낮게 설계됐다. 뒷좌석은 성인 남성이 앉으면 머리가 거의 닿을 정도로 낮다. 쿠페 스타일임을 감안해야 한다.

트렁크는 전체 용량이 1114리터다. 스마트 테일게이트를 적용해 스마트키를 소지한 채 차량 후면에 접근하면 저절로 트렁크가 열린다. 트렁크의 폭이 좁아 골프백이 가로로 들어가긴 힘든 구조이고, 2열 시트가 6 대 4로 나눠 접혀 긴 화물을 실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가벼운 몸놀림에 순간 가속력 뛰어나
시승차는 2.2 디젤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를 발휘한다. 엔진룸 벽 쪽으로 방음재를 두텁게 대서 소음과 진동, 열 등이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다.

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14.5km/ℓ(도심 13.1m/ℓ, 고속도로 16.6m/ℓ)이다. 실제로 서울 도심과 자유로를 약 50km가량 달린 뒤 계기반 연비는 13km/ℓ를 기록했다.

자유로에 올라서 가속페달을 깊게 밟자 순간 자동차가 민감하게 반응했다. 순식간에 제한속도에 도달할 정도로 가속력은 뛰어났다.

주변에 차가 많아서 제로백을 제대로 시험해보지 못했지만, 시승 내내 순간 가속에는 아쉬움이 없었다. 시승차는 일반 디스크 브레이크를 적용했는데 조금 더 스포츠 주행을 즐기려면 브렘보 브레이크를 선택할 수 있다. 타이어는 225/45R18 브리지스톤 타이어를 사용했다.

주행 중 노면 소음은 일반적인 중형 패밀리 세단에 비해 큰 편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타이어와 차의 성향으로 봤을 때 이해할 만한 수준이다. 전체적인 승차감은 일반 세단에 비해서 거친 느낌이다.
중형 세단보다 작은 실내에 다양한 편의사양 갖춰

실내에서 체감하는 차체는 K5나 SM6, 쏘나타 등보다 작다. 가족을 태우고 장거리를 달리는 가장이 타기보다는, 스포츠 주행을 추구하는 젊은 드라이버 감성에 가깝다. 기아차는 경쟁차로 BMW 4시리즈, 아우디 A5 등을 지목했다.

편의사양 중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렉시콘 오디오 시스템이다. 3.3 가솔린 터보 모델은 렉시콘 오디오를 기본 사양으로 적용했고, 나머지는 160만~230만원에 선택할 수 있다. 15개의 스피커에 외장 앰프를 갖췄다.

시승차의 가격은 4030만원(플래티넘 모델)이고 헤드업 디스플레이(100만원), 렉시콘 프리미엄 패키지 Ⅰ(230만원), 드라이브 와이즈 2(150만 원) 등의 편의사양을 더해 4510만원이다.

2.0 터보는 프라임 3500만원, 플래티넘 3780만원이고, 3.3 터보는 마스터스 4460만원, GT 4880만원이다.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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