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도저히 푸조가 만들었다고 믿기 힘든 ‘3008 GT’

조창현 기자 / 기사작성 : 2017-08-07 16:5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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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자동차 브랜드 푸조는 뭐든지 평범한 것을 거부한다. 조그만 버튼을 하나 만들어도 독특한 아름다움과 개성을 중시한다. 심지어 공조장치에 향수를 넣어 운전자를 즐겁게 만들기도 한다.

푸조 공식 수입원 한불모터스가 최근 국내에 출시한 SUV ‘뉴 푸조 3008 GT’도 그런 자동차 중 하나다. 푸조의 최상위 트림인 GT는 Gran Turismo(그란 투리스모)의 약자로 장거리 고속주행용 고성능차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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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 일상에서 가족을 태우고 편하게 달리다가도 운전자가 원할 때는 다이내믹하고 익사이팅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다목적 자동차다. 화물 공간도 널찍해 여행이나 레저에 어울린다.

3008은 유럽에서 특히 여성 운전자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실내공간이 알찬 데다 운전이 재미있고 편해서라는 게 푸조의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닛산 캐시카이나 폭스바겐 티구안과 경쟁한다.

#2.0 디젤엔진에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



뉴 3008 GT는 푸조 GT만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 강력한 힘과 효율성을 갖춘 블루 HDI 2.0 엔진에 GT 특유의 디자인, 첨단 안전 및 편의 사양 등을 통해 기존 3008과 차별화했다. SUV 최초로 제네바모터쇼 ‘2017 올해의 차’에 뽑힐 정도로 유럽에서 인정받는 자동차다.

파워트레인은 블루 HDI 2.0 엔진에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0.82kg.m을 발휘한다. 이전 1.6 엔진에서 조금 아쉽다는 지적을 받았던 출력을 높여 평상시 조용하게 달리다가도 필요할 때는 강력한 힘을 낸다. 스포츠 모드 선택 버튼을 별도로 뒀고, 연비는 13km/ℓ(도심 12.0km/ℓ, 고속도로 14.3km/ℓ)로 1.6 모델과 비슷하다.

유로 6을 충족하는 SCR(선택적환원촉매시스템)과 DPF(디젤입자필터) 기술을 조합해 질소산화물(NOx) 배출은 90%, 미립자 오염물질(PM)은 99.9%까지 제거하도록 만들었다.



#부드러운 핸들링 

도심 주행에서 운전자를 가장 즐겁게 만들어주는 것은 부드러운 핸들링이다. 가죽으로 감싼 작고 두툼한 ‘D’컷 스티어링 휠은 운전자가 원하는 데로 차를 가볍고 재미있게 움직여준다. 특히 골목길 주행이나 주차에서 진가를 발휘하는데, 과연 이 차가 SUV가 맞나 싶을 정도로 다루기 편하고 좁은 길도 쏙쏙 빠져나간다.

서스펜션과 하체의 움직임은 가족들이 함께 타는 패밀리 SUV답게 부드러운 편이다. 비포장이나 요철이 많은 도로에서도 덜덜거림 없이 잘 달린다. 그렇다고 너무 말랑말랑하거나 출렁일 정도는 아니어서 와인딩 코스나 거친 길을 만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제 실력을 발휘한다.



#차체 및 트렁크

차체는 전장 4450mm, 전폭 1840mm, 전고 1625mm, 휠베이스 2675mm, 공차중량 1660kg이다.

트렁크 공간은 평상시 590리터에서 2열 시트를 모두 접으면(6대 4 폴딩 가능) 1670리터까지 늘어난다. 어지간한 자취방 짐이 들어갈 정도로 넓고, 머리 위쪽 공간도 제법 있어 개방감이 크다.

#주행성능과 소음



차 안에서 들리는 소음은 디젤차라고 말해주기 전까지는 모를 정도로 조용한 편이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진동도 비교적 잘 억제됐다. 엔진룸을 열어보면 엔진 덮개와 보닛 안쪽, 엔진격벽까지 곳곳에 방음재를 넉넉하게 넣어 소음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고속으로 달릴 때 높은 차체에서 오는 주행풍은 어쩔 수 없는 SUV의 한계로 보인다.

타이어는 235/50 R19 콘티넨탈 브랜드를 사용했다. 여기에 19인치 보스톤 다이아몬드 휠을 적용해 역동적인 디자인을 완성했다. 그동안 푸조의 약점으로 지적받아온 변속 충격은 몰라볼 정도로 개선됐다. 신경 써서 확인하지 않으면 변속 시점을 쉽게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부드럽고 빠르게 변속했다.

가속감은 SUV 치고 빠른 편이고, 코너링도 수준급이다. 급한 커브를 빠른 속도로 달려도 쉽게 언더나 오버 스티어가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그립력 또한 뛰어나다.



시승하면서 생각한 특이한 부분은 3008 GT가 SUV임에도 사륜구동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륜구동을 대신해 가파른 내리막길과 다양한 노면에서 안정적인 주행을 가능하게 해주는 푸조의 어드밴스드 그립 컨트롤(Advanced Grip Control)과 힐 어시스트 디센트(Hill Assist Descent Control)도 빠져있다. 이 차를 만든 의도를 눈치챌 수 있는 대목이다.

유럽의 도심형 SUV들은 사륜이 아닌 전륜구동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기후 변화가 크지 않고 험로도 많지 않은데 굳이 무겁고 비싼 사륜구동을 적용해 효율성에서 손해 볼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푸조가 이를 거부할리 없다. 3008 GT가 사륜구동을 배제한 이유다.



#편의 및 안전사양

푸조가 3008 GT에 공을 들였다는 것은 실내만 봐도 단번에 알 수 있다. 시트와 대시보드, 도어트림 패널에 고급 알칸타라 가죽을 사용하고 대시보드 상단부도 평범한 플라스틱이 아니라 부드러운 소재로 마무리했다. 푸조는 이런 곳에 쉽게 돈을 쓰는 브랜드가 아닌데 이렇게 고급스럽게 꾸민 점은 이 차가 푸조에게 특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풀컬러 12.3인치 헤드업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8인치 터치스크린,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한국형 내비게이션, 파노라마 선루프, 8포켓 운전석 마사지 시트, 토글스위치, 핸즈프리 테일 게이트 등 다양한 편의사양을 넣었다. 쿠팡쉐(Coupe Franche) 투톤 보디 컬러와 포칼(FOCAL)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이 선택사양이라는 점은 조금 아쉽다.



안전사양 중 눈에 띄는 것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다. 운전자가 설정한 거리에 맞춰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고 제동한다. 별도의 스티어링 휠 조작 없이 가속 및 브레이크 페달 조작만으로 손쉽게 주차할 수 있는 파크 어시스트 기능도 있다.

이 밖에 풀 LED 헤드램프,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 차선이탈방지시스템, 운전자주의알람시스템, 하이빔 어시스트, 액티브 블라인드 스팟 디텍션 시스템 등이 있다. 이런 덕분에 유로 NCAP 충돌테스트에서 최고 안전 등급을 받았다. 국내 판매 가격은 4990만원이다.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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