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가장 안락하고 럭셔리한 SUV ‘레인지로버 벨라’

조창현 기자 / 기사작성 : 2017-08-23 00: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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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롤스로이스’ 식상하지만, 이보다 더 레인지로버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말이 있을까?

랜드로버 라인업 가운데 가장 럭셔리하고 독특한 개성을 지닌 레인지로버. 외모만 봤을 때는 포장도로에나 어울릴법한 ‘샌님’이지만, 실제로는 험로 주행에 가장 적합한 오프로더 DNA를 갖고 있다. 이 차의 출발이 농부를 위한 작업용 차였다는 것만 봐도 그 성격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레인지로버의 새로운 성공 스토리를 열어줄 벨라(VELAR)가 국내에 출시됐다. 랜드로버의 경량 알루미늄 구조를 기반으로 설계된 벨라는 기본에 충실한 랜드로버의 철학을 반영해 간결하고 직관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벨라에서 가장 작은 엔진을 탑재한 D240 SE이다.

# 레인지로버 디자인의 ‘서곡’

레인지로버 벨라는 향후 레인지로버 변화의 방향을 제시하는 ‘서곡(overture)’ 같은 모델이다. 앞으로 출시되는 모든 레인지로버는 벨라의 디자인을 따르게 된다. 레인지로버 이보크와 스포츠 사이에 포진한 벨라는 기존 중형 SUV에서 찾아보기 힘든 전 지형 주행 능력과 럭셔리, 정제된 성능, 균형 잡힌 디자인 등을 고루 갖췄다.

벨라의 디자인은 큰 틀에서 레인지로버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아름다움과 균형’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플로팅 루프와 클램쉘 타입의 보닛, 힘 있게 솟아오른 허리라인은 레인지로버 특유의 실루엣과 함께 균형 잡힌 외관을 완성했다.

전면은 짧은 오버행과 얇은 LED 헤드램프로 시각적인 역동성을 더하고 리어 오버행을 길게 빼 안정감을 줬다. 제논 램프보다 5배 이상 밝은 레이저 매트릭스-레이저 LED 헤드램프는 인텔리전트 하이빔 어시스트 기능을 갖추고 메인 빔을 수직의 띠 형태로 분할해 가시성을 높이는 동시에 맞은편 차량의 눈부심을 방지한다.

벨라에 최초로 적용한 플러시 도어 핸들은 평소에는 숨어 있다가 필요할 때 튀어나와 문을 열수 있게 해준다. 차량이 잠기거나 시속 8km 이상으로 달리기 시작하면 도어 핸들은 다시 들어가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한다.

인테리어는 최대한 간결하고 우아하게 만들었다. 스위치를 최소화하고 중앙에 터치식 인포테인먼트 고화질 스크린 두 대를 나란히 배치해 각종 기능을 조정하게 했다. 계기반은 SE 모델의 경우 12.3인치 인터랙티브 드라이버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 강력한 퍼포먼스의 트윈터보 디젤엔진

시승차는 인제니움 2.0리터 4기통 트윈 터보차저 디젤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려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51.0kg.m을 발휘한다. 특히 작은 엔진과 큰 차체에도 제로백 7.3초를 기록할 만큼 강력한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모델이다. 연비는 10.9km/ℓ, 적재 공간은 평상시 558리터에서 2열을 모두 접으면 1731리터로 늘어난다. 상급으로 D300, P380 모델이 국내에 함께 출시됐다.

시승은 서울 강남을 출발해 인천 영종도를 돌아오는 왕복 137km 구간에서 진행됐다. 비포장도로가 시승코스에 들어있지 않아 아쉽지만, 도심과 고속도로에서의 주행능력을 알아볼 수 있었다.

벨라는 개발 단계부터 ‘역사상 가장 역동적인 온 로드 주행능력’을 표방하고, 차량의 무게 중심을 최대한 낮추면서 역동적인 퍼포먼스와 민첩한 핸들링을 구현하는데 노력했다.

이를 위해 인텐시브 모노코크 차체의 82%를 알루미늄으로 구성하고, 특히 측면의 경우 6000시리즈 고강도 알루미늄을 넣어 뒤틀림 없이 안전하면서도 경제적인 주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덕분에 어지간한 커브와 과속방지턱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아도 차체가 잘 견뎌냈다.

# 최고의 안락감 선사하는 ‘벨라’

실내로 들어오는 엔진 소음은 ‘이 차가 디젤 차인가?’ 싶을 정도로 조용한 수준이다. 특히 고속 주행에도 속도감을 쉽게 느끼지 못할 정도로 엔진 소음과 풍절음이 잘 억제됐고, 직진 안전성도 훌륭했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니 살짝 ‘울컥’하는 느낌과 함께 고속 영역까지 거침없이 속도가 붙었다. 고속을 달릴 때 안정적인 스트로크가 인상적이다. 하지만 초고속 영역에 근접하면 무거운 SUV에서 일반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조향의 한계가 분명히 느껴졌다.

벨라의 주행 장점 중 대표적인 것은 안락감이다. 이날 비록 비포장도로를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높은 차체 강성과 잘 세팅된 서스펜션이 흐트러짐 없이 밸런스를 유지했다. 시승 내내 안락하게 보호받는 듯한 느낌을 줬다.

서스펜션은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인테그럴 링크 조합이다. 여기에 토크 벡터링 시스템을 갖춰 민첩한 코너링을 제공한다. 에어 서스펜션 적용 모델은 105km/h 이상으로 달릴 때 자동으로 차고를 10mm 가량 낮춰 저항을 최소화한다.

# 각종 안전·편의사양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은 노면 상황에 적합하게 엔진, 변속기, 새시 등 세부적인 차량 설정을 최적화해 온 로드는 물론 잔디, 자갈, 눈길, 진흙, 모래 등 다양한 오프로드를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도록 돕는다.

주요 안전·편의사양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및 큐 어시스트, 어댑티브 속도제한, 6개의 에어백, 자동비상제동창치, 차선이탈경고시스템, 차선유지보조시스템, 운전자상태모니터링, 사각지대모니터링시스템, 파크어시스트, 최대 2500kg 견인, 히치보조기능 등 다양하다.

시승차의 가격은 1억460만원이다. 함께 출시된 D240은 9850만~1억860만원, D300은 1억1530만~1억4340만원, P380은 1억1610만원이다.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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