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2주에 1000대 팔린 2세대 볼보 XC60

이다정 / 기사작성 : 2017-10-18 18: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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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2주 만에 계약 1000대를 돌파했습니다. 회사 설립 이래 최고의 실적입니다.”

볼보코리아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기대는 했지만 이 정도의 반응일 줄은 몰랐다는 것이 그들의 솔직한 표현이다.

2세대 볼보 XC60이 국내에 출시되자마자 수입차 SUV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2주 만에 계약 1000대를 가뿐이 넘어선 것. 연간 5000대를 파는 볼보코리아로서는 가히 놀랄만한 일이다.

그렇다면 볼보 XC60의 어떤 점이 국내 소비자들을 이처럼 단숨에 사로잡은 것일까. XC60 D4 인스크립션 모델을 타고 서울과 강원도 홍천을 왕복하는 237km를 달려봤다. 시승차의 가격은 6740만원이다.

#디자인

1세대 XC60은 글로벌 시장에서 전체 볼보자동차 판매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모델이다. 유럽에서 2014년부터 3년 연속 프리미엄 미드(mid-size) SUV 부문 판매 1위, 올 7월까지 글로벌 누적 판매 102만7276대를 기록했다.

2세대는 이런 1세대를 바탕으로 최신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디자인 개선 등을 통해 도심형 SUV로 재탄생했다. 새로운 XC60의 수석 디자이너로 참여한 볼보 최초 한국인 디자이너 이정현 씨는 ‘완벽한 비율’에 초점을 맞춰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신형 XC60의 디자인 핵심은 ‘비율’이다. 차체는 전장 45mm, 전폭 10mm, 휠베이스 90mm가 늘어나고, 전고는 55mm 낮아져 더욱 역동적으로 변신했다. 1세대가 거친 길을 달리는 전천후 SUV라면, 이번엔 여기에 세련된 도심형 이미지를 추가했다.

‘토르의 망치’로 불리는 ‘T’자형 풀LED 헤드램프와 세로 모양의 그릴이 서로 연결되도록 디자인해 넓고 웅장해 보이는 것이 전면부의 특징이다.

측면은 최소의 라인만을 사용해 간결하게 만들고, 뒷문 아래를 음각 형태로 깊게 파내 볼륨을 더했다. 후면은 볼보 고유의 리어램프 디자인을 그대로 따랐고, 볼보 최초로 LED 리어램프를 전 모델에 기본 적용했다.

#인테리어

인테리이어는 간결하고 기능을 살린 천연 소재를 사용해 마치 가정집 거실에 있는 듯한 느낌이다. 특히 스웨덴 해변에서 볼 수 있는 드리프트 우드(Drift wood)에서 영감을 받은 천연 나무 소재는 볼보의 가치관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밖에 최고급 나파가죽과 1열 좌석 마사지 기능, 9인치 세터콘솔 디스플레이, 실내공기청정시스템, 4존 온도조절, 2열 좌석 밑 수납공간, 대형 파노라마선루프 등이 눈에 띈다.

# 주행성능

신형 XC60의 시동을 걸었다. 실내에서 들리는 엔진음이 디젤 SUV답지 않게 조용하다. 최근엔 디젤과 가솔린을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정숙하게 만든 디젤차들이 많은데 XC60도 그런 차에 속한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꽉 막힌 서울 올림픽도로를 지루하게 빠져나갔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을 활성화해 앞 차와의 간격을 유지했다. 정체 도로에서 유용한 기능이다.

도심을 벗어나 가속페달을 깊게 밟자 빠르게 속도가 높아졌다. 전혀 굼뜬 느낌 없이 가속페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운전자의 의도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시승하는 내내 가장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는 이런 가벼운 거동성이다. 공차중량 1880kg의 중형 SUV지만 빠른 가속과 부드러운 핸들링, 민첩성은 스포츠 성향의 여느 세단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고속에서의 스트로크가 안정적이고 직진성도 우수하다. 하지만 초고속 영역에 근접하면 SUV 특유의 세밀한 조향에 한계가 느껴졌다. 브레이크는 평범한 수준이다.

차는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을 적용했다. 4기통 디젤엔진에 8단 기어트로닉 변속기를 맞물려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을 발휘한다. 높은 출력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일상적인 주행에서 부족한 정도는 아니다. 적은 연료로 꼭 필요한 만큼만 힘을 만들어 쓰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공인 연비는 13.3kg/ℓ(도심 12.0kg/ℓ, 고속도로 15.2kg/ℓ)로 동급 최고 수준이다.

서스펜션은 단단하기 보다는 부드러운 편이다. 성향을 억지로 구분하자면 독일차보다는 미국차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역동적인 스포츠 주행보다는 가족을 태우고 장거리 여행을 떠나도 부담스럽지 않은 편안한 세팅이다. 주행 중 또 하나 느낀 점은 이전 모델에 비해 롤링이 상당히 억제됐다는 것이다. SUV 특유의 높은 무게중심에서 오는 흔들림은 어쩔 수 없지만, 급한 핸들링에도 차체가 쉽게 쏠리지 않고 중심을 잘 잡아줬다.

#정숙성과 오디오, 트렁크

정차는 물론 주행 중 정숙성도 수준급이다. 실내로 흘러 들어오는 엔진이나 노면 소음은 디젤차를 의심할 정도로 조용한 편이다. 이런 정숙성은 저속은 물론 고속 영역에서도 변함이 없다. 고속 풍절음도 잘 억제돼 높은 속도에서도 일상적인 대화나 음악 감상을 방해하지 않는다.

XC60 인스크립션 모델에서 돋보이는 또 하나는 바워스&윌킨스(Bowers&Wilkins) 영국제 하이앤드 스피커다. 고음 재생용 5개의 트위터와 방탄조끼에 사용하는 케블라(Kevlar) 소재의 스피커가 최고의 음향을 들려준다. 서브우퍼를 포함해 총 15개의 스피커에서 1100W(와트)의 출력을 발휘한다. 음향모드는 콘서트홀, 개별무대, 스튜디오 3가지를 지원한다.

볼보 XC60 시승


적재공간은 기본 트렁크 505리터에 2열 좌석을 모두 접을 경우 최대 1432리터까지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2열 좌석은 6대4로 완전히 접힌다. 지면에서 트렁크까지 높이는 1세대보다 132mm 낮아진 616mm로 무거운 짐을 싣고 내리기 편리하게 만들었다. 발을 움직여 트렁크를 여는 핸즈프리 테일게이트 기능을 기본 지원한다.

#안전사양 및 가격

볼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안전이다. XC60 역시 볼보의 지능형 안전시스템인 인텔리세이프를 기본으로 갖췄다. 인텔리세이프는 조향지원을 통한 충돌회피지원 기술 3가지와 오토 브레이킹에 조향지원을 추가한 새로운 시티세이프티 기술을 보강했다. 충돌회피지원 기능은 도로이탈완화, 반대차선차량 충돌회피, 조향지원 사각지대정보 시스템으로 구성했다.

이밖에 파일럿어시스트2와 파크어시스트파일럿, 360도 카메라 등을 제공한다. 오프로드 주행성을 높이기 위한 전 모델에 사륜구동과 경사로 감속 주행 장치를 기본 적용했다.

가격은 디젤인 D4 AWD 모멘텀 6090만원, 인스크립션 6740만원이고 가솔린인 T6 AWD 모멘텀 6890만원, 인스크립션 7540만원이다.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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