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프랑스 트랙에서 타본 르노 ‘클리오’의 기억

조창현 기자 / 기사작성 : 2018-07-13 17:15:18
  • -
  • +
  • 인쇄
서킷을 달리는 르노 클리오


최근 국내에 출시된 르노 클리오(CLIO)가 시장에서 얼마나 선전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폭스바겐 골프의 빈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지, 현대차 엑센트와는 어떤 경쟁을 벌일지 모두 궁금해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유럽 출장 중 르노 클리오(CLIO)를 시승할 기회가 있었다. 클리오는 국내 출시가 예정됐던 모델이기 때문에 언론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당시 시승의 기억과 자료를 더듬어 시승기로 재정리했다.


#귀엽고 암팡진 외관
파리에서 약 1시간가량 떨어진 데파르트망의 드뢰 트랙(Dreux track)에서 만난 클리오의 첫인상은 귀엽다는 것이다.

클리오는 유럽에서 여러 트림으로 나오는데, 이번에 국내에는 ‘클리오 dCi 90’이 들어왔다. 1.5리터 dci 디젤 엔진에 6단 DCT 클러치를 맞물려 최고출력 90마력을 발휘한다. QM3와 같은 구성이다.

유럽에서 클리오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로 꼽는 것은 ‘디자인’이다. 4세대는 이전보다 지상고가 45mm 낮아지고, 전폭은 36mm 넓어졌다. 바닥에 납작 엎드린 암팡진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측면의 어깨 라인을 두툼하게 만들고, 차체 곳곳에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볼륨을 넣어 감각적이면서도 따뜻한 이미지를 구현했다. LED 퓨어 비전 헤드램프, C자형 주간 주행등, 3D 타입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고정형 글라스 루프 등이 주요 특징이다.

서킷 전경


실내는 곳곳을 고급 소재로 꾸몄다. 가죽 스티어링 휠, 7인치 터치스크린, 소형차에서 보기 힘든 보스(BOSE) 사운드 시스템 등이다. 특히 벨벳 소재의 두툼한 버킷 시트는 이 차가 펀 드라이빙에도 소질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가벼운 차체에 낮은 무게중심
실내의 첫인상은 양손에 꽉 차는 두툼한 스티어링 휠이다. 내 마음대로 움직여도 차가 쉽게 따라올 것 같은 느낌이다.

출발 후 서킷의 첫 번째 크고 긴 커브를 만나지 전부터 서서히 속도를 높였다.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커브에 들어섰지만, 무리 없이 커브를 돌아나갔다. 출력은 QM3와 같지만 차체가 가볍고 포지션도 낮아 주행감각은 더욱 안정적인 느낌이다.

서킷의 클리오와 메간


커브 다음에 만난 직선로에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다. 순간 ‘웅~’하는 소리와 함께 엔진이 깨어나면서 속도를 높여갔다. 폭발적인 가속은 아니지만, 가벼운 차체(공차중량 1152kg)와 낮은 무게 중심에서 오는 경쾌함이 운전자를 즐겁게 했다.
#헤어핀 구간에서 카트처럼 움직이는 클리오
직선로가 끝나며 이어지는 헤어핀 구간에서 급브레이크로 속도를 줄이며 크게 원을 돌아 빠져나왔다. 쏠림이 크지 않고 마치 카트를 타는 것처럼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재미있게 움직였다.

클리오는 사이드미러를 A필러 옆 유리가 아니라 아래 문에 붙였다. 운전자의 좌우 측면 시야가 넓어져 차선을 바꾸기 편하고, 공기의 흐름을 좋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클리오 마름모 엠블럼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세미 버킷 시트였다. 서킷에서 과감하게 핸들을 돌려도 시트가 운전자의 몸을 잘 잡아줬다. 허리 지지대가 높고 엉덩이를 깊숙하게 감싸 거친 주행에도 몸이 쏠리지 않았다.
#타이트하고 쫀득한 핸들링
클리오에 탑재된 5세대 1.5리터 dCi 엔진은 르노 스포츠의 F1 기술이 그대로 녹아있어 기본 수준 이상의 달리기 성능을 갖췄다. 여기에 독일 게트락사의 6단 DCT 변속기를 맞물려 부드러우면서도 즉각적인 응답성을 제공한다. 특히 실용 영역에서 강력한 토크를 발휘해 도심 주행에서 강점을 보인다.

좌측부터 르노 메간 GT, 클리오 RS, 메간 RS, 클리오 RS 트로피


이날 전체적인 주행 느낌은 같은 동력계를 사용하는 QM3보다 민첩하고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핸들링은 조금 더 타이트하면서 쫀득쫀득한 느낌이고, 소음과 진동은 보통 수준이다. 차는 작지만 F1을 통해 축적한 스포츠 드라이빙 기술을 적용해 달리는 재미가 만만치 않다.

클리오의 디자인은 크게 4가지 키워드로 표현할 수 있다. 사랑과 따뜻함, 간결, 부드러움이다. 공격적이거나 날카롭지 않은 부드러운 디자인에 친근함을 강조한 감각적인 모습이다. 최대토크 22.4kg· m에 공연연비는 1리터당 17.7km다.

르노 클리오와 메간 서킷


당시 르노삼성 관계자는 “클리오 정도의 매력이라면 충분히 국내에서 통할 수 있다. QM3가 소형 SUV 시장에 바람을 일으켰듯이, 클리오도 개성을 중시하는 운전자들을 중심으로 충분히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리 = 조창현 기자 changhyen.cho@thedrive.norcal-art.com
[저작권자ⓒ 더드라이브(TheDriv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
  • -
  • 인쇄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