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최근 저렴한 대중용 신 모델의 개발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대신 ‘사이버캡(CyberCab)’ 이라는 자율 주행 로보 택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는데, 갑작스러운 결정에 투자자와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외신의 새로운 보도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의 이런 성급한 결정으로 테슬라 내부에서는 곧 출시될 로보 택시를 제작 우선순위의 상위권으로 끌어올리고, 모델 Y의 축소형이라고 알려진 25,000달러(한화 약 3400만 원) 버전인 야심작을 무산시켰다고 밝혔다.
전직 직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한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2월 한 주 동안 열린 두 차례의 임원급 회의에서 시작됐다. 첫 번째 회의에서 임원들은 저렴한 '모델 2'(코드명 NV91 또는 '신차 91')를 테슬라의 새로운 히트작으로 내세웠다. 머스크가 몇 년 전 설정한 가격 목표를 유지하면서 테슬라의 가장 인기 있는 차량인 모델 Y를 축소한 디자인으로 이를 수행할 전망이었다. 당시 직원들은 모델 Y의 슬림한 버전처럼 생긴 저가형 크로스오버 SUV 버전을 머스크에게 보여주었다. 2025년 하반기에 대량 생산이 가능하며 가격은 약 25,000달러로, 한화 약 3400만 원이 될 예정이었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머스크는 2020년, 테슬라의 첫 번째 배터리 데이 행사에서 전 엔지니어링 임원인 드류 바글리노(Drew Baglino)와 함께 훨씬 더 저렴한 테슬라 모델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개했으며, "이것은 회사 초기부터 항상 우리의 꿈이었습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의 아이디어는 테슬라 특유의 효율적인 제조 방법에 저렴한 배터리 기술을 결합해 상당한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이버캡 아이디어가 새롭게 떠오르며 저렴한 전기차는 뒷전으로 밀려나게 됐다.
실제로 지난 2월, 머스크와 같은 임원들 사이의 두 번째 회의에서는 미래 제품 개념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 경영진은 코드명 NV93이라는 무인 로보 택시 개념을 제시했다. 해당 아이디어에 매료된 머스크는 즉시 저렴한 전기 차인 NV91을 취소시킨 것으로 전해졌고, 팀은 로보 택시인 NV93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추후 투자자들의 비판이 일자 저렴한 전기차 NV91의 취소는 일단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이후 지난달 중국 방문 중 상하이에서 로보 택시 테스트 아이디어를 중국에 홍보하려고 시도했으며, 오는 8월 8일에 자동차를 공개하겠다고 전 세계에 알렸다.
믿기 힘들 정도로 짧은 마감 일정이지만 이미 경영진에 의해 공개적으로 인정됐기에 제작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또 다른 모델인 사이버트럭 프로토타입 역시 단 93일 만에 설계된 바 있다.
한편, 여러 전 직원은 외신에 “테슬라 로보 택시가 출시 준비를 마치려면 아직 멀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이버트럭의 품질 문제와 전기차 수요 감소 등이 이어지며 이미 올해에만 테슬라의 주가가 32% 이상 하락했기 때문에, 또다시 프로젝트 지연과 같은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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