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처음 발명된 이후 인류는 더 빠른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하지만 역사를 돌아보면 속도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지 않은 차량도 여럿 존재했다. 이는 느리지만 실용적인 양산차의 탄생으로 이어졌는데, 그렇다면 지난 60년간 출시된 자동차 중 ‘가장 느린’ 양산차는 무엇일까?
1. 스마트 포투 CDI (1세대)
1998년 파리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포투는 메르세데스-벤츠(당시 다임러-벤츠)가 마이크로카 시장에 진출하며 선보인 모델이다. 이 차는 작고 가벼운 차체에 0.8리터 터보 디젤 엔진(OM660)을 탑재해 40마력의 출력을 제공했다. 최고속도는 135km/h로 도시 주행에는 충분했지만, 21세기 기준으로는 매우 느린 속도로 평가받는다. 특히 플라스틱으로 된 교체 가능한 차체 패널과 튼튼한 강철 안전 셀구조로 실용성을 강조했으며, 유럽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2. 타타 나노 (1세대)
타타 모터스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생산한 나노는 인도 시장을 겨냥해 저렴하고 접근 가능한 마이크로카로 설계됐다. 배기량 624cc SOHC 2기통 엔진을 탑재해 37마력의 출력을 발휘했으며, 최고속도는 100km/h에 그쳤다. 무게가 600kg에 불과한 초소형 차체로 최고 4명을 태울 수 있으며, 저렴한 가격으로 스쿠터를 대체할 대중적인 사륜차로 개발됐다. 하지만 속도와 성능보다는 가격에 중점을 둔 모델로, 성능 면에서는 느린 편이었다.
3. 엑상(Aixam) 쿠페 S (1세대)
프랑스 제조업체 엑상은 1983년부터 마이크로카를 개발해왔으며, 2012년 쿠페 S 모델을 선보였다. 이 초소형 2인승 차량은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고속도로 주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느린 차량이었다. 배기량 400cc 쿠보타 디젤 엔진을 장착해 5.4마력을 발휘하며, 최고속도는 45km/h에 불과했다. 이런 특성 덕분에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14세 이상의 청소년도 특수 면허로 운전할 수 있는 차로 분류됐다.
4. 르노 트위지 Z.E. 어반 45
트위지 Z.E. 어반 45는 2012년에 출시된 전기차로 많은 유럽 국가에서 경형 사륜차로 분류됐다. 최고속도는 45km/h에 불과했으며, 전기모터를 탑재해 도시 내 단거리 주행에 적합한 차량이었다. 독특한 외관과 가위형 문 디자인 덕분에 스타일 측면에서는 인기를 끌었지만, 속도는 역시 매우 느렸다. 트위지는 도심에서 100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하며, 환경친화적인 소형차로 주목받았다.
5. 필 P50
1962년에 처음 출시된 필 P50은 세계에서 가장 작은 자동차로, 단 한 명의 성인과 쇼핑백 한 개만 수용할 수 있는 삼륜차다. 배기량 49cc 단기통 엔진을 탑재해 4.2마력의 출력을 제공하며, 최고속도는 61km/h에 불과했다. 하지만 핸들링이 좋지 않아 실제로는 이 속도를 낼 수 없었다고 한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aut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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