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이 스위스 로카르노에서 열린 연례 전기차 축제인 ‘ID. 미팅’에서 특별 제작된 ID.3 GTX Fire+Ice(불과 얼음)를 공개했다.
ID.4보다 작은 해치백인 ID.3 GTX를 기반으로 제작된 이 모델은 독일 패션 브랜드 보그너와 협력해 개발했으며, 1990년대 초반에 출시된 오리지널 골프 ‘Fire and Ice’에서 영감을 받았다.
ID.3 GTX는 최근 페이스리프트 된 모델을 기반으로 하지만, Fire+Ice는 고급스러운 3중 도장 마감으로 한 단계 더 진화한 모습을 보여준다. 전용 컬러인 일렉트릭 바이올렛 펄(Electric Violet Pearl)은 Fire+Ice를 위해 특별히 개발된 색상으로, 과거 골프 Mk2 Fire and Ice의 도장 색상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과거 모델에서 영감을 얻은 화려한 색감은 특별한 유리구슬을 포함해 깊이감과 광택을 더했다. 빛과 각도에 따라 보라색에서 짙은 파란색, 그리고 검은색으로 변화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차량 측면에는 독특한 기하학적 패턴이 더해져 ID.3 GTX의 스포티하고 현대적인 디자인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다소 독특하게도, 폭스바겐은 루프 프레임 스트립을 플레이밍 레드(Flaming Red) 색상으로 칠했다.
21인치 휠은 보기 드문 파란색으로 마감돼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외관을 자랑하며, 오리지널 Fire+Ice 로고는 루프 스포일러와 B필러에 새겨졌다.
실내는 불과 얼음이라는 테마로 나뉜다. 운전석과 그 뒤 좌석은 플레이밍 레드로 ‘Fire’를, 조수석은 아이스 블루로 ‘Ice’를 표현했다. 페달에는 기존의 문양 대신, 레이저로 새긴 Fire+Ice 패턴을 적용했다.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룬 실내 디자인은 색상, 소재, 그리고 다양한 요소들이 반영됐다. 시트는 퀼팅 처리된 패브릭과 독특한 지퍼형 중앙 장식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보그너의 Fire+Ice 다운재킷의 디자인을 반영한 것이다. 지퍼를 열면 과거 골프의 한정판 모델에서 사용된 원단이 나타난다.
지난 1990년 출시된 오리지널 Fire and Ice는 이번 신형 모델과 마찬가지로 폭스바겐과 보그너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최근 피아트가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협업한 500e 스페셜 에디션을 발표한 것처럼, 자동차 제조사와 패션 브랜드의 협업은 이제 흔한 일이 됐다.
ID.3 GTX Fire+Ice는 성능 면에서 별다른 변화는 없다. 퍼포먼스 트림을 기반으로 322마력과 402lb-ft 토크를 제공하며, 0-100km/h 가속 시간은 5.7초에 불과하다. 최고속도는 200km/h로 제한되지만, WLTP 기준 600km에 달하는 주행 가능 거리는 인상적이다.
폭스바겐은 아직 Fire+Ice 스페셜 에디션의 양산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번 특별 모델은 앞으로 ID.버즈나 연기된 ID.7과 같은 다른 모델에서 특별판이 출시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독특한 스타일과 진한 보라색 펄 마감을 자랑하는 과거 골프 Fire and Ice는 특히 GTI 버전으로 높은 인기를 끌었으며, 당초 1만 대만 생산될 예정이었으나 1만 6,700대가 판매됐다.
하지만 현대적인 전기차 모델이 과거만큼 높은 인기를 끌지는 미지수다. 이번 특별 모델은 전기차의 매력을 더 많은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위해 무엇이 효과적인지 탐구하려는 시도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aut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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