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엔지니어의 주요 역할을 교통 시스템의 설계, 계획, 운영, 관리하는 것이다. 도로, 교차로, 철도 노선, 항만 등을 설계하는데, 효율적이고 안전한 교통 흐름을 유지할 수 있게 도로 폭, 신호등 위치, 교통 흐름 분석을 고려해 설계한다.
궁극적으로 이들은 운전자, 자전거 이용자, 보행자 등 모든 도로 이용자들에게 더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 토목공학 교수인 웨슬리 마셜(Wesley Marshall)은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 웹사이트에 기고한 최근 논문에서 “교통사고와 부상의 주요 책임은 오히려 교통 엔지니어에게 있다”라고 주장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는 “교통 엔지니어들이 사고를 유발하는 도로를 설계한다”면서 “그들은 구식 연구와 잘못된 데이터를 통해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안전한 커뮤니티와 도로를 설계하는 데 엔지니어링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그것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셜은 운전자나 보행자, 자전거 이용자 등 ‘도로 이용자들’에게 사고의 책임을 돌리는 것은 잘못된 실수라고 지적했다.
“수많은 교통사고 중 도로 컨디션을 비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경찰 역시 사고를 조사할 때 운전자, 보행자, 자전거 이용자 등 도로 이용자 중 누가 가장 잘못했는지 만을 확인하려고 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교통 엔지니어들이 고속도로처럼 보이는 지나치게 넓은 도로를 설계한 탓에 운전자는 과속하게 된다. 만약 사고가 나면 데이터는 교통 엔지니어가 아닌 과속한 운전자에게 책임을 전가한다.
또한, 교통 엔지니어가 효율성 없이 너무 멀리 설치한 횡단보도로 인해 누군가 무단횡단 중 사고를 당할 수 있다. 물론 공식 사고 보고서에서는 운전자와 보행자를 비난하게 된다.
마셜은 사고 데이터와 현재 사고 원인 해석을 재평가하는 등 몇 가지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어떤 도로 이용자가 가장 잘못했는지를 알아내는 것은 법 집행과 보험 회사에 유용할 수 있다. 하지만 교통 엔지니어, 기획자, 정책 입안자, 자동차 제조사에게 무엇을 더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지 않는다. 더 나쁜 것은 그들이 잘못하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aut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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