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가 아닌 자동차를 가로수에 묶어두는 어이없는 장면이 사진으로 담겨 눈길을 끈다. 기술은 우리의 삶을 더 행복하고, 쉽고, 재미있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는 기술의 발전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 자동차의 열쇠 없는 출입과 열쇠 없는 시동 기능이 최근 몇 년간 자동차 절도 건수를 늘리는데 일부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영국 런던에서 자동차 도난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당국에서 방치하면서 많은 차주는 스스로 도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도둑이 처음부터 차를 훔치지 못하도록 창의적인 방법을 사용하거나, 도난당한 차량을 추적한 다음 경찰에 신고하거나, 소유자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례가 넘쳐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한 가지 사례가 등장했다. 소셜 미디어에 게시된 한 동영상이 ‘무법천지 런던에 대한 충격적인 일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 동영상 속 레인지로버 자동차는 런던 도심의 거리에 주차된 상태로 나무에 사슬로 묶여 있다. 동영상 자체는 짧고 몇 초 길이에 불과하며, 촬영과 관련해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다만, 두꺼운 쇠사슬로 나무에 고정된 레인지로버가 안전을 위해 자물쇠로 잠겨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슬은 자동차의 뒤 범퍼 견인고리에 고정돼 있는데, 아마도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도둑이 자동차를 훔치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 영상을 통해 해당 자동차 차주의 절박한 마음이 전해지는 듯하다. 그러나 사실 이런 체인은 자전거의 도난도 막지 못한다. 체인은 그라인더와 볼트 커터로 쉽게 무력화되기 때문이다. 체인으로 자동차를 묶어 놓는 것 말고도 자동차 도난을 방지하는 훨씬 더 효율적인 방법이 있다. 운전대 잠금장치, 킬 스위치 또는 PIN 지원 추가 기능 등이 체인보다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따라서 해당 영상은 소셜 미디어에서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영상에서 묘사하는 현실은 매우 사실적이다. 최근 런던에서 자동차 도난이 급증하고 있으며, 랜드로버는 도둑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모델 중 하나다. 영국 정부 기관의 2023년 발표에 따르면 가장 많이 도난당한 상위 10대 자동차 중 5대가 재규어 랜드로버에서 나왔다. 오죽하면 영국에서 랜드로버가 도둑들에게 점점 더 인기(?)를 끌면서 보험료가 인상됐고, 보험 회사는 차량을 보장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norcal-art.com
[저작권자ⓒ 더드라이브(TheDrive).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