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라리 CEO 베네데토 비냐 |
이번 달 초에는 페라리 임원이 딥페이크 사기의 표적이 됐다. 사기꾼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페라리 CEO를 사칭하고 거래에 대한 도움을 요청했다. 다행히도 이 사기 전화를 받은 임원은 속지 않았고, 사기꾼은 갑자기 통화를 종료했다고 한다.
AI의 급속한 발전으로 사기꾼들은 고위급 인물들까지도 속일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갖추게 됐다. 최근, 딥페이크 사기가 페라리 임원을 노린 사건이 발생했다. 페라리 CEO 베네데토 비냐에게서 온 것처럼 보이는 여러 메시지와 전화가 온 것이다.
다행히도 해당 사기의 표적이 된 임원은 검증을 위한 개인적인 질문을 던짐으로써 사기꾼을 교묘히 따돌릴 수 있었다.
사건은 페라리 CEO로 가장한 누군가가 일련의 왓츠앱 메시지를 보내며 시작됐다. 기밀 인수에 대한 긴급 지원을 요청하는 메시지는 다른 번호로 전송됐지만, 페라리 엠블럼 앞에 서 있는 비냐의 프로필 사진이 실려 있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메시지 중 하나는 “안녕하세요, 우리가 계획하고 있는 대규모 인수에 대해 들으셨나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였다고 한다. 사기꾼은 “변호사가 최대한 빨리 보내드릴 비밀 유지 계약에 서명할 준비를 하세요.”라고 말을 이어갔다.
메시지는 긴박감으로 마무리됐다. “이탈리아의 시장 규제 기관과 밀라노 증권 거래소에 이미 통보됐습니다. 최대한 신중을 기하세요.”
문자 메시지에 이어 해당 임원은 페라리 CEO 베네데토 비냐의 목소리를 설득력 있게 흉내 낸 전화를 받았는데, CEO의 특징적인 남부 이탈리아 억양이 완벽히 표현돼 있었다고 한다.
전화를 건 사람은 문제의 민감성 때문에 다른 번호를 사용한다고 주장한 다음 임원에게 “지정되지 않은 통화 헷지 거래를 실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상한 돈 요구와 통화 중에 ‘약간의 기계적인 음조’가 더해지자, 페라리 임원은 위험 신호를 감지했다. 그는 “죄송합니다, 베네데토. 하지만 신원을 확인해야 합니다.”라고 반박하며, CEO에게 며칠 전에 추천했던 책에 대해 물었다. 당연히 사칭범은 대답을 못했고, 서둘러 통화를 끝냈다.
블룸버그가 익명의 제보를 받아 보도한 이 사건에 대해 페라리 측은 언급을 피했다. 이달 초에 발생한 이 상황은 회사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사기꾼들이 AI를 무기화해 돈을 빼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사이버 보안 회사 소셜프루프 시큐리티(SocialProof Security)의 CEO인 레이첼 토박은 “올해는 AI를 이용해 음성 복제를 시도하는 범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밀라노 공과대학의 사이버 보안 교수인 스테파노 차네로는 AI 기반 딥페이크가 “엄청나게 정확해지면서” 점점 더 무서운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암울하게 예측했다.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탐지기가 보급화되기 전까지는 각각의 개인이 극도로 경계해야 할 책임이 있다. 누가 송금을 요청하든, 그것이 상사일지라도, 아무리 적은 돈일지라도 거듭 확인하고 신중해야 한다.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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