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가 과거의 16기통 슈퍼 세단을 재건했다. 오토 유니온(Auto Union)은 아우디의 뿌리를 찾을 수 있는 기업 중 하나다. 1930년대 실버 애로우(Silver Arrow) 라벨 아래 여러 레이스카를 제작해 세계 기록을 세웠다.
이 차들은 오직 트랙 주행을 위해 설계됐으며, 아우디는 약 90년 만에 동일한 16기통 엔진을 사용하는 도로용 버전인 Type 52를 구상하기에 이르렀다. 이 수십 년 된 청사진이 현실에 등장할 날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Type 52는 내부 프로젝트명으로, 아우디는 이 모델이 슈넬스포츠 왜건(Schnell sportwagen)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는 독일어로 ‘빠른 스포츠카’를 의미한다. 페르디난트 포르쉐의 디자인 사무소는 1933년에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Type 22 레이스카를 구동하는 4.4리터 16기통 엔진을 중심으로 한 세단을 계획했다. 낮은 압축비에도 불구하고, 엔진은 약 200마력과 322파운드-피트 토크, 최고속도 200km/h이 가능하게 했다. 만약 이 차가 판매됐다면, 슈넬스포츠 왜건은 그 시대에서 가장 빠르고 강력한 자동차 중 하나가 됐을 것이다.
시각적으로 슈넬스포츠왜건은 대형 미드 엔진을 수용하기 위해 비정상적으로 긴 휠베이스가 특징인 공기역학적 날개형 실루엣을 갖고 있다. 내부 레이아웃은 운전자를 중심에 두고 두 명의 승객이 양옆에 앉는 형태다. 이 레이아웃은 약 60년 후 맥라렌 F1으로 유명해졌다. 오토 유니온이 테스트 카를 제작하려던 계획은 1935년 프로젝트가 중단되면서 무산됐고, 슈넬스포츠왜건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아카이브 문서와 디자인 스케치를 사용해 자동차를 재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은 이미 모두 고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우디는 영국에 기반을 둔 복원 전문 업체 ‘크로스와이트&가드너(Crosthwaite&Gardner)’에 이 프로젝트를 맡겼다. 차체, 엔진, 바디 패널 등 모든 부품을 처음부터 만들어야 했다.
아우디 트레디션(Audi Tradition) 부서와 긴밀히 협력한 이 업체는 차가 도면에서만 존재했다는 점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따라서 휠베이스는 프런트 서스펜션 시스템, 조향 부품, 엔진, 트랜스미션을 수용하기 위해 확장됐다. 엔진도 업데이트됐다. 현대의 슈넬스포츠왜건은 1936년 아우디 유니온 타입 C의 6.0리터 16기통 엔진 버전을 사용하며, 520마력으로 슈퍼차저를 장착했다.
이 엔진은 50% 메탄올, 40% 가솔린, 10% 톨루엔 혼합 연료로 작동한다. 당시 문서에는 차의 색상이 명확히 나와 있지 않아, 아우디는 실버 애로우 레이스카에 사용된 셀룰로오스 은 색상으로 차를 도색했다. 설계된 지 90년이 넘은 오토 유니온 Type 52는 2024년 굿우드 스피드 페스티벌에서 처음 공개됐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auto@thedrive.norcal-a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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