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Z폴드6’. [사진=이뉴스투데이DB]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6’. [사진=이뉴스투데이DB]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우리만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 수많은 글로벌 제조사들이 자신들만의 특징을 담은 신제품을 연달아 내놓으며 폴더블 1위 삼성전자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 번에서 두 번, 두 번에서 세 번으로 접는 수와 방식 모두 급격한 변화를 맞은 가운데 화웨이와 샤오미로 대표되는 중국뿐만 아니라 애플까지 후발주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견되면서 향후 시장패권을 둘러싼 경쟁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세 번 접는 방식 등 세계 최초 타이틀에 대해 삼성전자가 이를 의식하기는커녕 관련된 방식과 향후 계획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고 있어 시장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세계 최초 타이틀 거머쥔 화웨이, ‘트리폴드’ 덕 볼까

지난 10일 화웨이의 두 번 접는 이른바 ‘트리폴드폰’인 ‘메이트 XT’가 세상에 공개됐다. 완전히 화면을 펼쳤을 때 드러나는 태블릿 PC 수준의 디스플레이 크기는 기존 폴더블폰 유저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메이트 XT는 기기를 완전히 펼쳤을 때 두께가 3.6㎜ 수준이다. 반면 접었을 때 두께는 공식적 공개되진 않았으나, 3.6㎜ 두께의 디스플레이를 3겹으로 쌓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약 11㎜~13㎜가량으로 추정된다. 이는 한 번만 접는 일반 폴더블폰(10~12㎜)과 비교해서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메이트  XT. [사진=화웨이]
메이트  XT. [사진=화웨이]

메이트 XT는 최소 1만9999위안(약 377만원)에 달하는 고가임에도 추석 연휴 전까지 사전 예약자만 약 563만명에 달하는 등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는 중이다. 중국 시장에서는 이미 삼성전자를 제치고 화웨이가 1위에 올랐다.

화웨이뿐만 아니라 샤오미 등 주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폴더블폰 신제품을 앞 다퉈 선보이며 중국 폴더블폰 시장 성장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샤오미는 최근 중국의 특허청격인 국가지식재산국을 통해 3단 접이식 휴대폰에 대한 디자인 특허를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거세지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공세로 삼성전자의 입지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막대한 내수시장을 위시한 중국 기업들은 신흥국 공략에 속도를 올리는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도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삼성전자를 견제하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으로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 1~8위 중 2위인 삼성전자를 제외한 7곳이 비보·아너·모토로라·오포·트랜션·샤오미 등 중국 브랜드다.

 


◇시장 1위 품격 지키는 삼성, 더 달라질 ‘폴더블’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6’. [사진=이뉴스투데이DB]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6’. [사진=이뉴스투데이DB]

사실상 폴더블폰 시장 맹주로 활약 중인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업계의 거센 추격에도 별다른 액션을 취하고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AI 기능을 비롯한 차세대 기술분야에서 중국 제조사들과의 이미 격차가 벌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아직은 삼성의 입지에 별다른 타격을 주지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 번 이상 접는 방식이 적용된 ‘다중 폴더블’ 제품들과 관련해서는 삼성이 이미 해당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장성 등을 감안해 관련 제품을 내놓지 않는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삼성디스플레이가 올해 상반기 공개한 폴딩(접기), 슬라이딩 모두 가능한 ‘하이브리드 플렉스’, 디스플레이를 5배까지 확장할 수 있는 ‘롤러블 플렉스’ 기술 등 혁신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적용 시기에 대해 아직 의문부호를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폴더블 자체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안정화되지 않은 시점에서 폼팩터 자체에 대한 변화보다는 ‘갤럭시 Z 폴드·플립’ 시리즈의 시장 안착이 더 중요한 시점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기존 폴더블폰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는 무게 및 두께 문제도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못했기 때문에 폼팩터 변경보다는 기존 제품군의 단점 보완과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플래그십 제품에 집중한다고 해서 삼성전자가 신형 폴더블폰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 해외 IT매체와 정보유출 사례를 살펴보면 새로운 형태의 폴더블 기술도 계속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은 “폴더블폰의 경우 완성도와 소비자 밸류가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많은 선행 연구와 특허 확보 등의 절차가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폴더블 인기 애플까지, 접는 아이폰 진짜 나올까

[사진=생성형 AI 코파일럿, 그래픽=고선호 기자]
[사진=생성형 AI 코파일럿, 그래픽=고선호 기자]

폴더블 시장에 붐이 일면서 애플도 폴더블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애플은 △플렉시블 케이스 벽에 설치된 여러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 미리 보기를 표시한 폴더블 장치 △카메라가 서로 다르게 배치된 전자기기 단면도 △카메라가 서로 마주 보도록 배치된 전자기기 단면도 △접히는 커버와 탈부착이 가능한 기기의 예시 등이 포함된 폴더블 장치 특허를 취득했다.

해당 특허는 향후 폴더블 아이폰 또는 아이패드에 적용될 하드웨어와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인 디자인과 소재, 색상 등의 내용이 없는 기능적 역할과 적용 사례로 정리된 특허다.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는 하드웨어 배치될 카메라 모듈의 위치를 비롯해 접히는 방향과 그에 따른 접합부 기능에 대한 설명 등이 포함됐다. 당초 애플은 2026년까지 폴더블 제품을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시장 여건과 수급 등 제반 사항에 대한 정비를 이유로 출시기일이 2027년까지 연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와 관련된 특허 내용도 올해 초 공개된 바 있다. 미국 특허청에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과 패드용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 출원에 대한 내용이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보고서를 보면 해당 특허는 본체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내장돼 접는 축을 따라 구김을 최소화하는 전자장치 기술이다. 기기에서 접히는 부분의 유리 커버 안쪽을 깎아 쉽게 휘어지고 주름이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정작 애플이 폴더블 아이폰 출시와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면서도 “다만 애플은 이미 폴더블폰 기술과 관련된 다수의 특허를 출원했다. 철저한 준비를 마치고 제품을 출시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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