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리니지M’이 거래액을 전년 대비 139억원 늘리며 1위를 지켰지만 2위·3위는 중국 게임사가 개발한 전략 게임 ‘라스트워’와 방치형 게임 ‘버섯커 키우기’가 차지했다. [사진=엔씨소프트]
비록 ‘리니지M’이 거래액을 전년 대비 139억원 늘리며 1위를 지켰지만 2위·3위는 중국 게임사가 개발한 전략 게임 ‘라스트워’와 방치형 게임 ‘버섯커 키우기’가 차지했다. [사진=엔씨소프트]

[이뉴스투데이 이승준 기자] 국내 게임사들의 ‘캐시카우’가 예전같지 못하자 전략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전반에 하락세를 띠던 모바일게임 시장이 모처럼 반등했으나, 알고 보니 외산 게임의 영향인 데다가 ‘효자 상품’인 RPG도 고개를 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모바일 앱 분석 사이트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시장은 하락을 멈추고 반등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다. 연도별 거래액 성장률을 보면 2021년 40.3%로 정점을 찍은 후 2022년 -2.2%, 2023년 -6.1%를 거쳐 올해 1.2%가 될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국내 게임사들의 전략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방치형 게임이나 캐주얼 게임 같은 타 장르가 부상하는 가운데서도 다수의 게임사들이 RPG를 캐시카우로 삼고 있으나 갈수록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표상으로 나타나는 수치도 이들이 주장하는 바를 뒷받침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가 게임별 1~8월 누적 거래액 순위를 매긴 결과, 외산 게임이 상위 10개 게임 중 4개를 차지했다. 국내 게임들이 다소 주춤한 분위기 속에서 외산 게임이 두드러진 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여기에 RPG가 타 장르 대비 큰 하락세를 띠면서 우려를 키웠다. 모바일인덱스의 분석에서 올해 강세를 보인 게임 장르는 ‘전략’과 ‘액션’이었다. 두 장르는 각각 전년 대비 7.2%p·6.5%p 성장했다. 반면 RPG는 4.3%p 하락하며 가장 큰 폭으로 역성장한 장르가 됐다.

실제로 ‘리니지M’은 거래액을 전년 대비 139억원 늘리며 1위를 지켰지만 2위·3위는 중국 게임사가 개발한 전략 게임 ‘라스트워’와 방치형 게임 ‘버섯커 키우기’가 차지했다. ‘리니지W’과 ‘리니지2M’은 각각 413억원·450억원 줄어든 거래액으로 중하위권에 머무는 데 그쳤다.

퍼블리셔별로도 외산 게임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중국 ‘퍼스트 펀’은 ‘라스트 워’ 하나만으로 올해 2616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하며 퍼블리셔 증가 거래액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중국·핀란드 퍼블리셔들도 상위권을 차지하며 활발히 국내 시장에 진입하는 모양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국내 게임이 외산 게임에 인기를 뺏기는 이유로 먼저 ‘세대 변화’를 꼽는다. MZ 세대들은 게임에 많은 비용이나 시간을 소요하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어서다. 여기에 경쟁이 수반되는 MMORPG는 MZ 세대의 개인주의적 가치관과도 충돌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RPG, 특히 국내 게임 업계에서 주류를 차지한 MMORPG는 하드코어 유저들이 주요 타깃층을 이룬다. 이들은 자신이 키우는 캐릭터의 ‘스펙’을 키우기 위해 ‘현질’이 불가피한 구조 속에서 수천만원의 과금도 감행했지만, 주류 유저층이 바뀌어 가며 비즈니스모델이 매력을 잃었다.

최근 방치형 게임이나 캐주얼 게임이 뜨기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타인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진 RPG의 비즈니스모델에 피로를 느낀 젊은 유저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두 장르로 눈을 돌렸다. 짧은 시간 동안 간편히 즐길 수 있는 숏폼 또한 경쟁자로 여겨진다.

일각에서는 국내 게임사의 보수적인 성향이 RPG에 매몰된 개발로 이어졌고, 그렇게 개발된 게임들이 유저들의 피로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새롭게 치고 들어오는 외산 게임에 밀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 왔던 비즈니스모델을 끊어내지 못한 꼴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저들의 선호하는 게임이 보다 동적인 플레이로 이동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면서 “이는 외산 게임의 성공적인 국내 시장 진입과 더불어 국내 게임사들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전략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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