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마트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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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이제는 없어선 안 될 필수가전 중 하나로 떠오른 음식물처리기 시장에 대기업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출사표를 던졌다.

양사는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소형 생활가전 부문에 이렇다 할 대응에 나서지 않았지만,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맹위를 떨친 것을 계기로 새 시장 공략을 위한 사업 재편에 나섰다. 중소·중견 가전기업의 전유물로 일컬어지던 음식물처리기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맞은 가운데 가전업계 ‘투톱’의 참전이 어떠한 반향을 불러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던 음식물 처리기 시장은 올해 6000억원 규모를 넘어설 전망이며, 내년 약 1조원에 달하는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절기 기온 상승으로 인한 지속된 폭염과 고물가 영향에 따른 식재료 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가전업계는 현재 전국 5% 수준에 그친 보급률을 감안했을 때 추가적인 반등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상 가정용 음식물 처리기는 음식물 처리 방식에 따라 △습식분쇄형 △건조분쇄형 △미생물분해형 등 세 가지로 분류된다. 먼저 ‘습식분쇄형’은 싱크대 하부에 설치한 디스포저(Disposer)가 음식물을 갈아서 물과 함께 하수도로 흘려보낸다.

‘건조분쇄형’은 말 그대로 음식물 쓰레기를 건조한다. 특히 음식물 부피를 크게 감량해 가루 형태로 만들어 배출에 용이하다. 해당 부산물은 음식물 쓰레기 처리 봉투에 담아 배출한다. ‘미생물분해형’의 경우 미생물을 배양해 흙과 같은 형태의 부산물로 만드는 방식이다. 설치 방식에 따라 싱크대 하부에 음식물 처리기를 설치하는 빌트인, 별도의 설치 과정 없이 제품을 세워두고 필요에 따라 이동시킬 수 있는 스탠딩형으로 나누기도 한다.

현재 음식물처리기 시장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곳은 단연 중소·중견기업들이다.

친환경 음식물 처리기 업체인 스마트카라는 최근 15년간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한껏 끌어올리는 중이다. 기존 음식물처리기의 취약점으로 꼽혔던 전기세, 소음, 냄새 문제를 개선한 사용자 편의에 중점을 둔 제품으로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쿠쿠전자는 지난 4월 건조분쇄형 음식물처리기를 선보이며 소형가전 강자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밥솥 등 주방 가전을 개발하며 확보한 히팅 기술로 음식물의 수분을 99% 제거하고, 건조 과정에서 유해 미생물을 99.9% 차단하는 것이 특징이다. 휴롬도 신기능이 담긴 2세대 음식물처리기 출시를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다만 대기업 가전 제조사들의 시장 진출이 본격화됨에 따라 현재 시장구도가 크게 개편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선 대기업들이 기술력, 디자인 등과 함께 중견·중소업체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사후관리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LG전자]
[사진=LG전자]

LG전자는 지자체와의 시범사업을 통해 가정용 음식물처리기 신제품(사진) 정식 출시에 앞서 효과 실증에 나선다.

LG전자와 경기 안산시는 20일 안산시청에서 ‘지속 가능한 자원순환사회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안산시의 공동주택 약 40세대에 LG전자가 개발 중인 음식물 처리기를 제공하고 약 두 달 동안 음식물처리기 설치 전후 쓰레기 배출량 변화를 조사하는 것이 골자다.

LG전자가 개발 중인 음식물처리기는 빌트인 구조에 미생물분해형의 강점을 결합한 형태다. 음식물 쓰레기를 싱크대 배수구에 투입한 뒤 제품을 작동시키면, 물은 별도로 배수되고 수분이 줄어든 음식물 쓰레기는 미생물 분해장치에서 발효·건조된 뒤 분리 배출할 수 있다. 이 과정으로 하수관으로 배출되는 음식물 가루나 찌꺼기가 없어 수질오염과 하수관 막힘, 역류 가능성이 작다.

삼성전자의 경우 아직 출시가 확정된 제품이나 관련 소식이 전해지진 않았으나, 지난 2020년에 ‘더 제로’라는 음식물 처리기 상표를 출원한 것과 이후 2022년 ‘비스포크 더 제로’라는 상표권을 추가로 출원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출시까지 많은 시일이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로봇청소기와 음식물처리기 등 소형가전 부문에서 얻을 수 있는 시장파이가 크게 확대됨에 따라 대기업의 시장 진출도 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다”며 “언뜻 과포화된 시장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대기업들의 입장에선 사실상 불모지나 다름없는 시장으로 인식할 수 있다. 그들이 지닌 차별화된 서비스와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 장악을 위한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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