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사진=김종현 기자]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사진=김종현 기자]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부채가 급증하는 가운데 수익성도 악화되고 있어 고려아연의 재무건전성이 우려된다. 무분별한 투자로 인한 손실도 확대돼 올해 말 순부채 상황으로 전환될 수 있다.”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MBK 파트너스와 영풍은 19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MBK 파트너스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취임 후 무분별한 투자 등으로 부채가 늘어나고 고려아연의 수익성도 하락하는 가운데 경영권 방어 목적의 과도한 자사주 매입 등으로 현금력도 약화되는 등 고려아연의 재무건전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크게 우려했다.

MBK 파트너스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부채 규모는 최 회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2019년 41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4110억원으로 35배나 증가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부채 규모가 연 300억원에서 500억원 대임을 감안하면 매우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그가 회장으로 취임한 2022년부터의 부채 규모는 급격해 늘어나 2021년 대비 2022년 고려아연 부채 규모는 135% 증가하며 1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 9260억원 대비 올해 상반기 부채 규모만도 52% 증가했다.

◇ 최 회장 취임 후 부채 급증···2019년 대비 35배 늘어

이에 대해 MBK 파트너스 측은 무분별한 투자는 기업 수익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 연결 영업이익 마진율은 2019년 12%였으나 2023년 6.8%로 5.2%포인트나 감소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평균 연결 영업이익 마진율이 12.8%였음에 반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평균 연결 영업이익 마진율은 10%로 떨어졌다. 연결 EBITDA(상각전영업이익) 마진율도 2019년 16.2%에서 2023년 10.1%로 6.1%포인트나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고려아연의 순현금은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어 올해 말에는 순부채 상황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더욱이 2019년 고려아연의 순현금 규모는 2조5000억원이었으나, 올해 말에는 -440억원의 순부채로 전환될 예정이다. ‘순현금’이란 총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기관예치금, 단기투자자산에서 사용이 제한된 현금과 차입금을 차감한 금액을 의미한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올해 하반기 기확정된 호주 풍력발전소 투자금 잔액과 카타만 투자금 잔액, 중간 배당금 지출, 그리고 올해 3월부터 본격화된 최 회장 우호지분 확대 목적으로 의심되는 총합계 5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지속된다면 올해 반기말 기준 순현금 6680억원이 모두 소진되고도 모자르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이런 상황에서도 최 회장 주도로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거나 고려아연 본업과는 무관한 투자들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고려아연의 공시자료에 따르면 2019년 이래 고려아연의 38개 투자 건 중 30개의 기업들이 2021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누적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들의 누적당기순손실 금액만 5297억원에 이른다.

특히 완전자본잠식인 기업을 매출액의 200배에 해당되는 금액으로 투자한 ‘이그니오(Igneo)’, 사법리스크까지 거론되는 ‘SM엔터테인먼트’나 평가손실 추정액만 790억원에 이르는 여행상품 플랫폼 기업 ‘타이드스퀘어’ 등 ‘나쁜 투자(bad investment)’들은 상당기간 고려아연 기업가치를 갉아먹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나쁜 투자, 기업가치 하락 주도···신사업 재원마련도 글쎄

이와 더불어 트로이카 드라이브를 위한 향후 예상 투자금액만 무려 11조7000억원인데 이를 위한 자금 조달이 차입 외에는 없다는 점도 꼬집었다.

이를 두고 MBK 측은 일정기간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신사업 투자가 지속될 경우 오는 2029년 고려아연의 부채는 약 10조원에 이를 전망이며 이에 따라 고려아연이 부담하게 되는 연 이자만도 2000억~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MBK 측은 대리인 문제로 훼손되고 있는 고려아연의 기업가치, 주주가치 개선을 위해 우선 이사회의 감독 기능과 전문경영진의 경영관리가 조화롭게 작동하는 선진 거버넌스 및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공개매수를 통한 경영권 강화 후, MBK 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세계 최고 제련 경쟁력을 유지 및 강화하기 위한 전기동 사업, 반도체황산 사업 확대 등 적극적인 투자를 집행하며, 고려아연 본업과 연관성이 결여된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건들에 대해서는 서둘러 투자금을 회수 후 고려아연 본업 및 신사업 경쟁력 제고 목적으로 해당 자금을 재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그는 “이번 공개매수는 누군가의 경영권을 빼앗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1대 주주와의 합의 아래 MBK가 최대주주로 올라서서 전문 경영인 중심으로 경영체계를 개편하는 것이 주 목적”이라며 “고려아연의 성장을 이끌어온 임직원들을 존중하고 함께하겠다는 것을 약속한다. 이는 누구를 해임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의혹을 밝히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MBK 파트너스 측은 “최 회장 개인의 독단적인 경영 행태에 의해 고려아연의 기업가치, 주주가치가 훼손되고 있다”며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강화한 후 고려아연이 명실상부한 비철금속제련 부문 글로벌 리더로서 대한민국 경제, 산업의 근간이자 미래 성장 동력을 이끄는 기업,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 부회장은 이날 설명에 앞서 항간에 떠도는 중국 자본 및 중국 매각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MBK파트너스는 토종 사모펀드로서 금융감독원의 관리 하에 운영되고 있는 국내 사모펀드”라고 강조하며 “펀드 자금 일부에 대해서도 전세계 펀드에 대한 연기금 투자는 비슷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계 기금 비율은 대략 5%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특히 중국 매각설에 대해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고 재차 강조하며 “국가 기간산업을 함부로 해외에 매각할 수 없다. 영풍과도 10년짜리 계약을 맺을 정도로 논란의 대상은 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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