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펄어비스, 그래픽=고선호 기자]
[사진=펄어비스, 그래픽=고선호 기자]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펄어비스가 만리장성을 넘기 위한 본격적인 채비에 나섰다. 넥슨이 수년간 공을 들여 자사 대표 IP(지식재산권) ‘던전앤파이터’로 엄청난 성과를 거둬들인 가운데 펄어비스 역시 자사의 대표 IP ‘검은사막’으로 도전장을 내민 만큼 세간의 관심이 크다.

IP 대표성과 인기에 대한 크고 작은 우려도 있지만, 세계 최대 게임 퍼블리셔(배급사)로 성장한 중국의 텐센트가 현지 서비스를 맡았기 때문에 여타 인기게임들의 아성을 넘어선 글로벌 히트작으로 발돋움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2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검은사막’ 중국 오픈베타테스트(OBT)가 다음 달 24일 돌입할 예정이다.

검은사막의 현지 서비스는 텐센트가 맡게 되며, 론칭 전 사전체험을 통한 현지 반응 및 점검 등도 텐센트가 직접 관리·운영한다. 펄어비스와 텐센트가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이번 사전 체험은 워리어, 무사, 다크나이트 등 총 8개의 클래스를 선보이고, 매주 신규 클래스를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로컬라이즈 작업에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고, 초반부터 너무 많은 콘텐츠가 한번에 노출될 경우 혼란을 줄 수 있는 만큼 이용자들의 반응을 살피면서 콘텐츠 업데이트 시기를 조절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검은사막’은 우리나라 MMORPG(다중접속수행게임)를 대표하는 게임 중 하나이다. 현재 PC를 비롯해 콘솔, 모바일 게임 등의 플랫폼을 통해서 전 세계 150여 개국에 서비스하고 있다. 누적 가입자는 55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며, 현재 플레이 가능 국가는 한국, 북미, 유럽, 북아프리카, 중동, 터키. 태국, 남미, 일본, 러시아, 대만, 동남아시아 등에서 플레이가 가능하다.

올 상반기 ‘검은사막’ IP 매출은 1266억원, 매출 비중은 76.2%으로 펄어비스의 핵심 수익원이지만, 아시아 매출 비중이 26%에 불과한 상태다. 이에 시장에선 중국 진출 성패 여부에 따라 수익구조 다변화를 이뤄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펄어비스와 텐센트는 수차례 비공개 테스트를 진행하며 게임 콘텐츠를 다듬어 나가고 있다. 양사는 10월 OBT 이후 즉시 출시에 나설 계획이다. 이는 곧 다음 달부터 검은사막 중국 현지 매출이 반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경만 펄어비스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지난달 2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검은사막은 7월 말 차이나조이 행사(중국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컨퍼런스)에서 많은 이용자가 방문해 기대감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흥행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있다. 현지 유저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데다 최근 ‘검은 신화: 오공’의 출시로 자국산 대작 타이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검은사막’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충분히 입증한 타이틀이지만 넘어야 할 산이 크게 높아졌다는 뜻이다. 이는 ‘검은사막’ 뿐만 아니라 현지 판호를 받은 모든 타이틀에 적용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실제 지난 2022년 ‘검은사막 모바일’이 현지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최근 중국에서 ‘검은 신화 오공’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점도 불안요소 중 하나다. 경쟁작의 성공이 무조건적인 실패를 불러오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오공’이 한동안 중국 유저들의 주력 콘텐츠로 자리 잡게 된다면 검은사막을 비롯한 국내 게임사들의 현지 진출작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펄어비스도 이러한 문제들을 사전에 파악하고 만반의 준비에 나선 상태다. 지난 7월 텐센트와 협력해 ‘검은사막’을 차이나조이에 출품하는 등 이용자 접점 확대에 주력해오고 있다. 현지 유저들과의 지속적인 스킨십과 보다 체감도 높은 오픈 테스트를 통해 검은사막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고무적인 것은 중국 현지 시장의 반응이 뜨겁다는 점이다. 흥행 여부를 놓고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현지 서비스를 맡은 텐센트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현재 중국 게임시장에서 PC 온라인게임의 인기가 높다는 점과 한국형 RPG의 인기가 아직 시들지 않았다는 점 등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검은사막의 중국 진출은 앞으로 우리 게임사들의 교두보를 열어줄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자체 퍼블리싱이 아닌 텐센트를 통한 서비스 등 새로운 방식을 통해 현지 공략의 열쇠를 푼 만큼 시장의 기대감도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검은사막의 중국 시장 진출 외에도 펄어비스가 준비 중인 차기작 ‘붉은사막’의 출시 소식도 기대를 모은다.

펄어비스는 지난달 독일 쾰른에서 열린 ‘게임스컴 2024’에 ‘붉은사막’을 출품했으며, 공식 유튜브 채널에 50분 분량의 게임플레이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11월 개최될 ‘지스타 2024’에서 구체적인 출시 일정이 나올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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