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J대한통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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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CJ대한통운이 ‘매일 오네’라는 새로운 서비스 전략을 발표했다. 신세계라이브쇼핑과 G마켓이 발빠르게 CJ대한통운과 바로 손을 잡은 가운데 택배업계에서 무서운 기세로 급성장하고 있는 쿠팡의 독주를 막을 수 있을지 관심사다. 

◇주 7일 배송, 주 5일 근무···서비스·복지 다 잡는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대리점연합회, 전국택배노동조합 등과의 협의를 거쳐 내년 '매일 오네'(O-NE)를 도입하기로 했다.

전략의 핵심은 택배 배송 일정을 주 7일로 확대하고, 동시에 택배기사들의 근무 조건을 주 5일로 개선하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더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택배 기사들의 과로 문제를 해소하려는 복합적인 목표를 담고 있다.

택배업계는 최근 몇 년 동안 쿠팡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해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쿠팡의 물류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는 2022년 시장 점유율 12.7%에서 2023년 24.1%까지 급등했다. 반면 CJ대한통운의 시장 점유율은 같은 기간 40%에서 33.6%로 감소하면서, 독보적인 위치를 위협받았다.

쿠팡의 급성장 배경은 자사 물류 시스템을 통한 신속한 배송뿐 아니라, 직매입 시스템과 오픈마켓의 결합을 통해 택배 물량을 흡수한 데 있다. 쿠팡의 주 7일 배송 시스템은 경쟁사들이 따라오기 어려운 장점으로, 이를 통해 많은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끌어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CJ대한통운이 주 7일 배송과 택배기사의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업계 내 주도권을 지키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진=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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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경쟁력 강화···근로조건 악화 우려도

쿠팡은 ‘로켓배송’을 통해 빠르고 편리한 주 7일 배송 체계를 구축하면서 시장을 선도해 왔다. 이에 대응해 CJ대한통운도 기존 주 5일 배송 체제에서 벗어나 주 7일 배송을 시작하면서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택배업계에서 일요일이나 공휴일에도 배송이 가능해지면 이커머스 기업들이 CJ대한통운과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특히 CJ대한통운은 풀필먼트 서비스를 결합해 신속한 배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 이커머스 생태계 내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실제 G마켓과 신세계라이브쇼핑은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자사 제품 배송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다만 이런 서비스가 택배 기사들의 근로 조건을 악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CJ대한통운은 주 5일 근무제와 수입 감소 없는 구조를 보장하겠다고 했으나, 택배 기사들의 업무 강도와 근로 조건 변화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일부 택배기사들은 주 5일 근무보다 더 많은 수입을 원할 수 있기 때문에, 인력 운영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CJ대한통운의 결정이 시장 내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드는 동시에 주 7일 배송에 따른 비용 증가를 감당하기 어려운 중소형 택배사들이 이를 부담스러워 하는 눈치도 보인다.

CJ대한통운의 ‘매일 오네’ 서비스는 단순히 배송 빈도를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쿠팡과 CJ대한통운의 경쟁은 다른 주요 택배사들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 로젠택배 등도 시장의 변화에 맞춰 새로운 대응 전략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반에 걸쳐 주 7일 배송이 표준화될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한국 택배 시장의 트렌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사진=CJ대한통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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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균형 변화 가능성 주목

택배 산업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시장의 균형이 변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기존의 택배사들과 차별화된 전략으로 빠르게 성장해왔지만, CJ대한통운과 같은 대형 택배사들이 본격적으로 대응에 나서면서 시장 판도가 어떻게 변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라며 “또한 택배시장에선 혁신적인 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노동 환경 구축이 중요한 경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관계자도 “쿠팡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이 같은 변화는, 궁극적으로 소비자와 택배 노동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다른 택배사들이 이와 유사한 전략을 도입할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택배 시장 전반의 혁신과 재편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증권업계 전망 역시 CJ대한통운에 대해 긍정적이다. 메리츠증권은 CJ대한통운의 주 7일 배송 서비스가 시작되면 택배 수요가 증가하고 고객사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배송기사의 증가에 따른 비용 우려는 물동량 분포가 고르게 바뀌면서 오히려 효율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택배 시스템의 자동화와 최적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인력 충원의 부담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이미 물류센터의 자동화를 통해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어, 인력 확충에 따른 비용 부담이 다른 업체들에 비해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 자동화와 효율성 증가를 통해 비용 증가를 최소화하면서도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CJ대한통운의 행보는 앞으로 국내 택배 시장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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