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황수민 기자] 종종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뼈저리게 체감한다.

배달플랫폼의 무료 배달 경쟁이 쏘아 올린 '이중 가격제' 논란이 한창이다. 무료라는 단어에 숨어 있던 비용이 전면에 드러난 것이다. 배달용 메뉴 가격을 매장용보다 비싸게 책정하는 이중 가격제가 확산하면서 배달플랫폼과 외식업계는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KFC는 지난 3월 약 2년 만에 이중가격제를 다시 도입했다. 파파이스도 지난 4월 가격 인상과 함께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보다 높게 책정했다. 롯데리아도 지난 24일 3년 만에 배달 메뉴 가격을 올렸다. 다른 프랜차이즈도 최근 배달 가격을 올렸거나 이중가격제를 검토하고 있다. 소비자는 무료 배달 서비스가 시작되기 전보다 더 큰 비용을 지불하게 됐다. 

프랜차이즈들은 배달 플랫폼의 무료 배달 정책 이후 수수료가 높아지며 수익성이 악화해 이중가격을 도입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현재 배달의민족(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앱 3사의 중개수수료는 10% 수준이다. 배달 플랫폼 시장 과반을 점유한 배민은 앞서 6.8%인 배민1플러스(배민배달) 중개 수수료를 9.8%로 인상했다. 

쿠팡이츠와 요기요의 중개수수료 역시 각각 9.8%, 9.7%다. 업체들은 이에 더해 '배민페이', '쿠팡페이' 등 자사 시스템으로 결제되는 금액에서 3%가량의 수수료를 받는다. 부가세와 배달비, 각종 광고비 등을 더하면 통상 매출액의 20%가량이 플랫폼 관련 지출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자영업자가 하루에 음식 100만원치를 팔면 20만원이 플랫폼에 넘어가는 구조라는 뜻이다.

외식업계의 수수료 부담이 커지는 동안 배달 플랫폼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배민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5% 증가한 6998억원이었다. 순이익도 5062억원으로 1년 전보다 83.5% 늘었다. 독일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는 배민을 인수한 이후 처음으로 4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가져갔다. 쿠팡은 지난해 약 617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요기요 운영사인 위대한상상 역시 지난해 매출이 2857억으로 전년보다 8.2%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655억원으로 1년 전보다 41.3% 감소했다.

프랜차이즈 업체는 점주의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자사 앱을 강화하고 있다. bhc 치킨은 자사 앱으로 주문하면 치킨값을 할인해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BBQ와 교촌치킨도 자사 앱에서 할인 이벤트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롯데리아와 크리스피크림도넛 등을 운영하는 롯데GRS 역시 자사 앱에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배달 플랫폼 도입 초기 모두의 편리함을 위해 한 곳에 모였던 업체가 다시 뿔뿔이 흩어지는 모양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27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이날 중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정당한 이유 없이 수수료를 인상했다는 이유에서다. 배달 수수료를 놓고 벌어지는 갈등은 쉽게 봉합되기 어려워 보인다. 무료 배달이라는 명목 아래 숨은 비용은 누가 부담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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