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전, 그래픽=고선호 기자]
[사진=한전, 그래픽=고선호 기자]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지난 2분기 7648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한국전력의 재정부담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연료비 연동제 도입 이후 연료비 상승분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영업손실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지난 상반기까지 전기요금 인상이 이뤄지지 않은데 이어 대선정국이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실질적인 요금 개편을 위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국제유가 등 전 세계적으로 발전연료가격이 급등하면서 사실상 하반기 적자가 사실화된 가운데 전기요금 개편 여부가 한전의 실적 개선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7일 정부에 따르면 전력용 연료탄의 t당 가격은 이달 둘째 주 현재 159.68달러로 작년 8월 말의 47.99달러 대비 3배 이상 올랐다.

석탄발전에 사용되는 유연탄 가격 역시 지난달 기준 ㎾h당 57.83원을 기록, 지난해 12월(44.47원)과 비교했을 때 30%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연탄 연료비 단가는 올 들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LNG 가격의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지난달 기준 LNG 연료비 단가는 ㎾h당 70.46원에서 96.67원으로 37.2% 올랐다.

올 3~4월 두 달 연속 하락했던 LNG 가격은 5월에 상승 전환해 6월 현재 t당 459.7달러를 기록했다. 두비아유 가격도 지난 12일 기준 배럴당 70.52달러로 연초(52.49달러)보다 34% 올랐다. 작년 11월(36.30달러)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뛰었다.

이는 LNG 단가가 가장 낮았던 지난해 9월과 비교했을 때 연간 상승률은 92%에 육박한다.

이같이 발전연료 가격이 연이어 급등하자 한전은 올해 2분기에 매출 13조5189억원, 영업손실 7648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전기요금도 1분기 대비 4.7원/kWh를 인상해야 하는 요인이 발생했지만 정부는 국민의 생활안정을 위해 3분기에도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은 3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4분기 전기요금이 최대 3원/kWh 인상된다 하더라도 연료비가 빠르게 하락하지 않는 이상 한국전력이 수익성을 정상화하는 데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한전은 다음 달 4분기(10~12월)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발표할 방침이다

문제는 세계시장에서의 연료비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한전이 올 하반기에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연료비 상승분을 반영한 올 하반기 한전의 영업손실 규모는 3조원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같은 한전의 적자 해소를 위해서라도 전기료 인상이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전은 지난해 4분기 상황을 반영해 전기료를 올 1분기 소폭 인하한 이후 연료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정부 기조에 따라 2·3분기 요금을 연이어 동결한 바 있다.

하지만 4분기 전기요금의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서민경제 악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면서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지난 2·3분기 요금 동결에 힘을 실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즉각적인 전기요금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약 5개월 여를 앞둔 대선정국으로 인한 정책적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2000년 1월부터 이달 현재까지 전기요금이 인상된 경우는 11차례로 모두 지방선거, 국회의원 선거, 대통령 선거가 없는 해이거나 선거 이후였다.

이와 관련,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코로나19 정국 이후 국제 발전연료의 가격이 잇따라 급등하고 있어 (한전의) 전력생산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대부분이 채택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모든 에너지 분야 중 전기요금만 연료비 조정분이 반영되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한전의 경영체질 개선을 비롯해 전력생산 구조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서라도 연료비 변동분을 반영한 전기요금 인상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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