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사진=한국여성경제인협회]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사진=한국여성경제인협회]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2022년부터 한국여성경제인협회를 이끌고 있는 이정한 회장이 어느 덧 3년차에 접어들며 그간 공들여온 노력의 성과들을 거두고 있다.

최근 미래여성경제인육성사업의 일환으로 독일 현장 탐방을 통해 미래여성경제인을 꿈꾸는 재목들에게 선진 비즈니스 현장의 노하우와 경영 기법을 만나보는 뜻깊은 기회를 마련하는 등 후배 여성경제인의 진정한 멘토가 되겠다는 일념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이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여경협 직무실에서 직접 본지를 만나 미래여성경제인의 든든한 멘토로서 함께 성장해오는 길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그는 “그렇지 않아도 오늘 출근하는데 경기도에서 같이 제가 지회장 할 때 임원했던 건설사 여사장님이 전화와서 여경협을 위해 뭐 그리 뛰어다니면서 돈을 쓰고 그러냐고 핀잔을 들었다”면서도 “그가 걱정을 너무 하길래 우리는 정말로 없는 길을 만들어 왔다”고 말했다며 웃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금속 판매 유통, 가공을 전문으로 기업을 일궈온 이 회장은 “저 같은 경우는 99.9% 남성들과의 싸움 속에서 살았다. 살아온 길이 험했던 만큼 후배들에게는 좀 더 매끄러운 길을 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사명을 갖고 태어난 것 같다”고 스스로를 설명했다. 

이 회장은 여경협의 수장을 맡으면서 여성경제인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일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그는 미래여성경제인육성사업을 추진해 선배 여성CEO들이 멘토로 참여해 여성 특성화고와 여대생들이 미래 여성경제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

해당 사업은 후배들이 수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좀 더 쉬운 길로 빠르게 성공에 도달할 수 있도록 선배 여성 CEO들이 직접 나서서 도와야 한다는 공감대로부터 출발했다.

얼마 전 여경협은 독일 현장 탐방을 통해 선발된 우수 학생들에게 글로벌 진출과 창업 노하우 등을 만나 보고 해외 여성기업의 경영 사례 등을 공유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특히 어린 학생들의 견문을 넓히기 위해 하이델베르크대학 내 창업단지, 오펜바흐 국제피혁 박람회 등을 탐방하는 등 문화의 다양성을 체험하는 시간도 가졌다.

◇여성경제인 육성의 결실 활짝···선배들의 멘토 역할 지속

이 회장의 꿈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선배 여성 CEO들이 기업을 운영하면서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 중 하나가 바로 ‘멘토 부재’”라며 “여성기업은 남성에 비해 네트워크가 빈약하고 여성 CEO들이 기업을 경영한 역사가 비교적 짧았기 때문에 경영에서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때 어디서 조언을 구할지 막막할 때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육성 사업에 대해 이 회장은 선배 여성 CEO가 직접 멘토가 돼 미래 여성경제인을 꿈꾸는 여학생들의 성장을 돕는다가 차별성이라며 ”학생들이 자신의 사업 아이템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고 실질적인 피드백을 받는 과정에서 마주칠 수 있는 현실의 장벽을 미리 경험하게 하고 나아가 그것을 돌파할 수 있는 지혜를 얻도록 돕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더욱이 이 회장은 올해 들어 여성경제인을 위해 ‘글로벌’이라는 화두를 제시한 바 있다.

그는 ”여성기업의 글로벌 진출은 우리 경제 성장과 사회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과제“라며 ”오늘날 경제환경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과제다. 하지만 여성기업의 경우 해외시장보다는 내수시장에 집중돼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여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23년 여성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여성기업의 매출액 대비 수출액 비중은 2.6%에 불과하다. 또 여성기업 1.9%만이 수출 경험을 갖고 있다. 결국 여성기업들이 수출에서는 취약하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다.

이에 여경협은 올해 센터 신사업으로 ‘글로벌 엑셀러레이팅’을 론칭해 여성 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돕고 있는 등 좋은 자극제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아울러 이 회장은 창업에 도전하는 경영인들에 대해 ”여성이든 남성이든 출발 선상에서는 여전히 판로 확대와 자금 부족 등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여성기업 특유의 어려움을 꼽자면 역시 임신, 출산 육아를 비롯한 일·가정 양립에 대한 문제가 가장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뒤돌아보며 ”가장 못한 게 엄마 노릇이었던 것 같다. 아이가 엄마를 필요로 할 때 곁에 있어 주지 못했고 또 여성으로서의 삶을 제대로 살아보지 못했다“며 ”일에 매달려서 그렇게 살았던거고 지금 돌이켜보면 후회회지는 않는다. 조금 더 지혜로운 엄마로서 노릇을 못해본 게 아쉬울 뿐“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 회장은 ”기업을 일으켜야 한다는 생각에 엄마보다는 사업가로 살아온 인생이었다.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너무도 가슴이 아프고 워킹맘으로 사는 젊은 여성CEO들이나 일하는 여성들을 보면 얼마나 고생스러울지 늘 마음이 쓰인다“면서 ”요즘 여성 근로자들은 지원책이 잘 마련돼 있지만 여전히 여성CEO는 사각지대에 높여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에 여성CEO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마음 편히 출산과 양육을 동시에 기업 경영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이 회장의 생각이다.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사진=한국여성경제인협회]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사진=한국여성경제인협회]

올해를 마지막으로 회장직을 마무리 하는 그는 앞으로에 대해 “제가 지금 회사를 경영하지만 5년만 더하고 은퇴할 생각이다. 이미 2년이 지났으나 한 3년정도 남았다”면서 “마침 저의 아들도 해외사업을 하고 있어서 큰 거리낌 없이 직원들에게 물려주고 고향으로 내려가서 어릴적 꿈꿔왔던 소설가로서 글에 매달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실제 이 회장은 고등학교 3학년 겨울방학 시절 일간지 공모전에 당선되면서 무협지 사무실에서도 근무를 해왔다며 “당시 무협지를 같이 쓰던 절친 3명이 있다. 당시 저희들 별명이 세 마녀였다”면서 “조만간 친구들과 일정을 맞춰서 세 사람이 같이 글을 써보기로 했다”고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차기 회장에 대해 그는 “참 훌륭한 분이 이번에 뽑혔다. 우리 협회는 임원들이 이사회에서 차기 회장을 뽑는데 그분이 갖고 있는 마인드 하나만으로 뽑는다. 그건 참 훌륭한다고 본다”면서 “올바른 마인드와 품격을 갖추기에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업을 하더라도 인품이 제대로 되야 직원들도 따라오고 주변에서 존중을 받게 되는 것 같다. 차기 회장님은 저보다 더 단단하신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미래 CEO에게 정직, 신의, 성실 당부···지혜와 모토 잊지 말아야

창업을 준비하는 미래 여성 경제인들에게 그는 “남성기업도 그렇겠지만 여성기업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정직, 신의, 성실을 놓치면 안된다”면서 “정직과 성실을 한번 잃어버리면 회복하기 힘들다. 올해 사업한 지 37년이 됐다. 여성 사장이 사업을 시작했다면 정직, 신의, 성실은 꼭 지켜야 사람관계 인과관계 등 어디선든 오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지혜롭게 하면 되는 데 특히 모토를 잊어버리면 안된다. 직원들과 한 약속도 꼭 지키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그는 여경협에 대해 “그동안 많은 여성경제인들의 성장과 발전을 함께 해보면서 1세대 여성경제인을 중심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면서 “하지만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업종과 업력, 더 폭 넓은 연령대의 회원들을 유치해 협회의 저변을 확대하고 미래의 경제적 변화에 더욱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또 “IT,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에서 활약하는 여성 경제인들과의 협력을 통해 협회가 더욱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방향으로 나아가 미래 세대와 함께 성장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협회가 될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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