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이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발행한 3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만기가 한 달가량 남은 가운데 산업은행이 만기 상환을 택할지, 주식으로 전환해 막대한 이익을 실현할지 여부에 초점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HMM]
HMM이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발행한 3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만기가 한 달가량 남은 가운데 산업은행이 만기 상환을 택할지, 주식으로 전환해 막대한 이익을 실현할지 여부에 초점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HMM]

[이뉴스투데이 박현 기자] HMM이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발행한 3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만기가 한 달가량 남은 가운데 그 처리 방향을 놓고 업계 안팎으로 설왕설래하는 분위기다. 만기 상환을 택할지, 주식으로 전환해 막대한 이익을 실현할지 산업은행의 결정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환사채란 발행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이 붙은 채권을 의미한다. 주식 전환 시 발행회사의 주가가 높을수록 더 많은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HMM이 지난 2016년 12월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발행한 3000억원 규모 190회 전환사채가 오는 6월 30일 만기 도래한다. 이에 산업은행은 늦어도 내달 중순까지는 해당 전환사채에 대한 후속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만기 상환 방식이 거론된다. 이 경우 산업은행은 원금과 이자까지 약 3300억원을 일시에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HMM 입장에서 일시불로 상환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규모라는 지적이다. 지난 2016년 산업은행 관리체제로 전환된 후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지난해 10년 만에 비로소 흑자전환을 이뤄내며 이제야 숨통을 틔우기 시작했다는 사실에서다.

또한 만기 이자가 약 300억원에 그쳐 주식 전환에 비해 산업은행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적다는 점도 만기 상환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다.

다음으로 산업은행이 전환권을 전면 행사해 이익을 실현하는 방식이다. 이럴 경우 산업은행은 내달 29일까지 5000원 전환가에 맞춰 최대 6000만주를 전환할 수 있다. 이를 주식시장에 매각할 경우, 주당 4만9400원(26일 종가 기준)으로 2조6000억원이 넘는 차익을 남길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안은 산업은행이 지닌 HMM의 지분율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맹점이 발생한다. 은행법에 의거하면 산업은행이 HMM 지분을 15% 이상 보유할 경우 자회사로 편입해야 하는데, 산업은행의 전환권 전면 행사 시 지분이 기존 12.6%에서 25.9% 안팎으로 증가하게 된다.

더욱이 전환된 주식을 시장에 매각할 경우, 주가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산업은행에게는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에서는 현실적으로 산업은행이 3000억원 가운데 일부에 대해서만 주식 전환 방식을 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나머지 금액은 이제 호황을 맞기 시작한 해운 산업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HMM을 대상으로 CB나 BW(신주인수권부사채) 등으로 돈을 빌려주는 방식도 제기된다.

해운업계와 금융권 안팎에서 이번 전환사채를 둘러싼 다양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산업은행은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HMM 전환사채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으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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