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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서울대학교에서 코로나19 신속 분자진단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의료진.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전한울 기자] 최근 코로나19 PCR 검사의 ‘낮은 신속성’과 자가진단키트의 ‘낮은 정확도’를 보완한 ‘신속 PCR’ 진단 검사가 다양하게 활용되면서 새로운 ‘방역 옵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기존 PCR 검사의 높은 접근성·정확도 등으로 신속 PCR의 광범위한 활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역 옵션’ 신속 PCR·자가검사키트= 국내에서 활용 중인 코로나19 진단법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먼저 일반적인 검사법으로써 널리 알려진 ‘RT-PCR(Real-Time Polymerase Chain Reaction,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 검사가 있다. 코에 면봉을 넣어 채취한 검체의 유전자를 증폭해 산물의 양을 측정하는 검사이다. 결과 도출까지 6시간 가량 소요되나 95%의 높은 정확도 자랑한다. 

두 번째로 ‘자가검사키트’로 잘 알려진 신속항원진단법은 코로나19 항원·항체를 이용해 검사한다. 결과 도출까지 걸리는 시간은 15~30분에 불과하지만 10~90% 정도의 불안정한 정확도를 보여 현재 ‘선별 검사용’으로만 활용된다. 

마지막으로 두 진단키트의 단점을 보완한 신속 PCR 진단시약이 있다. 진단법은 기존 PCR과 같다. 다만 각 업체마다 ‘유전자 증폭’ 과정에서 주요역할을 하는 DNA중합효소·온도 또는 프라이머(DNA의 합성을 이끄는 작은 DNA) 구조에 변화를 줘 결과 도출 시간을 줄였다. 

민감도는 80~90% 정도이며 결과 도출까지 1시간 가량 소요된다. 현재 바이오세움, 랩지노믹스, 시선바이오머터리얼스 등 9종의 진단시약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얻었고 2종이 정식허가를 획득한 상태다. 모두 응급용으로 사용된다.

◇신속 PCR, 일부 지자체서 적극 활용= 최근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신속 PCR을 방역 강화에 적극적 활용했다. 경기 여주시와 전남 영암군 선별검사소에서 신속 PCR 키트를 시범적으로 도입해 일부 다중이용시설 출입자를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했다.

당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신속 PCR을 활용해 국내 관광 수요와 체육 경기장, 문화 공연장 개장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인천공항은 공항 검사센터에 신속 PCR을 도입해 입국객들의 검사 시간을 단축시켰다. 서울대 등의 일부 대학도 신속 PCR을 확대 적용해 2학기 대면수업을 재개하겠다는 계획이다.

◇‘위음성’ 경계 목소리…업계 “신속 PCR, 병행 검사에 중점”=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속 PCR의 정확도에 의구심을 품으면서 위음성(가짜음성) 판정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확도는 민감도(양성을 양성으로 정확하게 판정할 확률)와 특이도(음성을 음성으로 정확하게 판정할 확률)로 나뉘어 측정된다.

업계 전문가는 “현재 나와있는 신속 PCR의 정확도에 관한 데이터량이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실제로 사용할 때 체내 바이러스 양에 따라 민감도가 더 낮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라며 “결국 위음성 판정 가능성이 높아져 방역에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으므로 정확도와 접근성이 높은 기존 PCR을 확대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신속 PCR 개발사 관계자는 “현재 나와있는 정확도 관련 입증 데이터 모두를 외면하려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신속 PCR은 기존 PCR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이다. 현재 업계에서도 최종적으로는 ‘병행 검사’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방역당국, 접근성·정확도 높은 ‘기존 PCR’에 집중= 한편 신속 PCR은 ‘검사 간편성’과는 거리가 멀어 전반적으로 확대되기에는 아직까지 다소 무리라는 목소리가 높다. 

신속 PCR은 허가된 여러 검사시약 종류 중 하나다. 현재 선별검사소에서는 검사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장비, 검사 환경, 시약 정확도 등을 고려해 검사시약을 결정한다. 향후 검사 수행인력 확충도 과제 중 하나다.

방역당국은 지자체의 최근 행보와는 별개로 높은 정확도·접근성을 지닌 기존 PCR 검사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PCR 검사는 증상유무 등과 관계없이 누구나 인근 선별진료소에서 검사가 가능하다. 일 PCR 검사는 평일 기준 약 20만건이다.

최승호 중앙방역대책본부 사무관은 “신속 PCR은 일반 PCR 대비 민감도가 낮고 대량 검체 취급 시에는 시간절감 효과 또한 크지 않다. 향후 확진자가 급증한다고 해도 특별한 ‘방역 옵션’으로는 고려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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